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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심근경색증 환자 서양과 다른 접근전략 필요하다

기사승인 [81호] 2020.01.02  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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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KSC 2019)에서는 한중일 아시아 심근경색증 관리전략을 논의한 세션이 진행됐다.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관리전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치료전략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근거들이 서양국가 또는 백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화된 내용을 아시아 국가에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가’가 화두로 제시됐다. 특히 일본심장학회(JCS)는 올해 발표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가이드라인을 통해 서양과 다른 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STEMI) 치료전략을 제시했고, 한국인급성심근경색증등록사업(KAMIR)팀도 국내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환자에 맞는 치료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SC 가이드라인, 아시아 환자에게 적용가능한가

유럽심장학회(ESC)는 2017년 급성 심근경색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내용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요골동맥을 통한 중재술 시행, 약물용출 스텐트(DES)(class Ⅰ), 에녹사파린(Class Ⅱa)에 대한 권고등급을 상향조정했고, 혈전 흡인술은 권고하지 않았고 비발리루딘의 권고사항은 하향조정했다.

또 최고용량의 스타틴을 투여했음에도 LDL-C가 70mg/dL 초과일 경우 추가적인 지질강하 전략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P2Y12 억제제를 투여할 수 없을 경우에는 칸그렐러를 고려하고, 섬유소용해 48시간 후에는 강력한 P2Y12 억제제를 투여하도록 했다. 또 고위험군 환자에게 티카그렐러는 36개월까지 투여할 수 있고 순응도 개선을 위해 폴리필 사용을 고려하도록 했다(class Ⅱa).

하지만 ‘한국 급성 심근경색증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발표를 가진 가톨릭의대 장기육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는 “2017 ESC 심근경색증 가이드라인은 물론 최근 발표된 2019 지질 가이드라인을 한국인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내 급성 심근경색증 약물요법 컨센서스를 소개했다.

국내 가이드라인은 2005년부터 시작한 국가 대규모 전향적 등록사업 연구인 KAMIR의 결과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 많지 않은 부분에 대해 장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이드라인에서 전문가의 의견 역시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고, 일본도 2018년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1차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에 대한 전문가 컨센서스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RCT 외 근거 및 전문가 의견도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인 STEMI 약물요법

국내 치료전략에서는 우선 PCI가 필요한 STEMI 환자에게 섬유소용해치료를 2시간 이내에 시행하고 이후 24시간 내에 선택적 조영술을 통해 PCI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PCI 전후약물로는 고강도 P2Y12 억제제인 티카그렐러(180mg)나 프라수그렐(60mg), 그리고 클로피도그렐(600mg)을 권고했다. 여기에 더해 장 교수는 “미분획헤파린이 저분자량헤파린보다 우선하지만, 저분자량헤파린(에녹사파린 등)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고 덧붙였다.

베타차단제는 재관류술 여부에 상관없이 금기사항이 없는 한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초기부터 투여하고, 심부전 ± 좌심실박출량 40% 이하인 환자에게는 장기간 투여도 고려하도록 했다. 이에 관련해 장 교수는 “금기사항이 없는 모든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만성적인 베타차단제 치료를 권고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억제제도 주요 약물로 꼽였는데, 1차적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를 권고했다. ACEI는 심부전, 좌심실박출률 40% 이하, 경색이 있는 모든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24시간 이내에 투여한다. ACEI 대안으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특히 발사르탄을 대체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금기사항이 없는 모든 STEMI 환자에게 ACEI를 고려하도록 한 부분이다.

ESC 가이드라인 및 서양 환자 대상 권고사항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으로는 항혈전요법이었다. 표준용량의 강력한 P2Y12 억제제를 사용하지만, 뇌졸중 병력, 고령, 저체중, 출혈 재발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출혈 위험을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출혈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티카그렐러 및 프라수그렐 등 강력한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중단할 때는 클로피도그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후 위장관 출혈 병력이 있거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투여하도록 했고, 장 교수는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항혈소판요법 중 PPI나 H2 수용체 길항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출혈 위험이 높거나 장기간 DAPT 치료에 내약성이 없을 때 DAPT 기간 단축도 고려하도록 했다.

한편 정기적인 유전자 또는 혈소판기능검사는 항혈소판치료시 권고하지 않았지만, 허혈 또는 출혈 사건 위험도가 높은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고려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붙였다.

일본인 STEMI 관리전략

JSC ACS 가이드라인을 소개한 일본국립뇌혈관센터 Satoshi Yasuda 교수도 “STEMI 환자에서는 전체 허혈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 된다”며 STEMI 환자에서 스텐트 시술을 포함한 1차 PCI를 증상발현 후 12시간 내에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단 시에서도 ACS 의심환자에서 ST분절 상승 여부를 확인해 STEMI로 진단된 경우 혈액샘플 검사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1차 PCI 시행전략으로는 약물용출 스텐트(DES), 요골동맥 접근전략을 권고했다.

항혈전요법 부분에서 Yasuda 교수는 “아시아 환자들이 서양 환자보다 허혈성 사건 위험은 낮은 반면 출혈 위험이 높다”며 국내 권고사항와 동일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에 “서양 환자보다 더 낮은 혈소판억제 기준도 아시아 환자에서는 충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차 PCI 시행 전후 사용 가능한 약물로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과 함께 프라수그렐을 권고했다.

DAPT로는 우선 아스피린 + 티에노피리딘계 항혈소판제를 권고했다. 단 티에노피리딘계 약물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티카그렐러를 고려하도록 했고, PCI 후 항응고제 투여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퇴원 시 항응고제 +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전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3개월 미만의 DAPT, 역으로 출혈 위험이 낮고 혈전 위험이 높으면 장기간 DAPT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권고사항으로 적시했다. 또 심방세동 동반 PCI 환자 중 출혈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항응고제 + DAPT의 장기간 삼중항혈전요법이 금지라는 내용도 빼놓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텐트 시술 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또는 프라수그렐 DAPT를 6~12개월 시행할 수 있다는 권고사항이 추가했다.

LDL-C, ‘the lower, the better’에 동의

한편 지질 관리전략에서는 고강도 LDL-C 강하전략을 무리없이 적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컨센서스에서는 금기사항이 없는 한 STEMI 후 가능한 빠른 시점에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시작하고 장기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모든 STEMI 환자의 공복 지질 프로파일을 빠른 시간 안에 개선시켜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목표 LDL-C 수치로는 베이스라인 대비 50% 이상 감소 및 55mg/dL 미만으로 제시했다. 또 최대용량 스타틴에도 불구하고 LDL-C가 55mg/dL 이상인 경우에는 에제티미브 또는 PCSK9 억제제와의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 Yasuda 교수는 “일본 학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논의되고 있는 부분은 ACS 발생 후 LDL-C 관리방향이다. 일본에서는 LDL-C 목표치에 따라 조절하는 ‘treat to target’ 전략과 강력한 스타틴의 최대 용량으로 투여하는 ‘fire and forget’ 전략이 대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치료 전 LDL-C 수치에 상관없이 스타틴이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일본 가이드라인에서는 ACS 후 LDL-C 타깃을 7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입원 및 퇴원 환자에게 강력한 스타틴을 최대용량으로 투여하도록 했고, 강력한 스타틴으로는 아토르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을 꼽았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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