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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콜레스테롤 목표치

유럽심장학회 vs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사승인 [86호] 2020.05.14  10: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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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er is better” vs “한국인 근거 더 있어야”

스타틴에도 재발, 40mg/dL↓ vs 권고안 부재

 


유럽심장학회 vs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고위험군 
70mg/dL vs 100mg/dL 미만

중위험군 
100mg/dL vs 130mg/dL 미만

저위험군 
116mg/dL vs 160mg/dL 미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인을 중심으로 한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 목표치가 거듭 하향조정됨에 따라, 이를 자국민의 치료에도 적용해야 할 지를 놓고 국내 학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DL콜레스테롤이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지만, 이들 연구가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터라 한국인 대상의 근거가 턱없이 부족한 국내에서는 망설임이 있을수밖에 없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지질조절 목표치는 번지점프를 타듯 계속 낙하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지질치료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목표치를 권고한 가이드라인이 등장함에 따라 향후 LDL콜레스테롤 조절의 하향세가 어느 지점에서 낙하를 멈출지 주목된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의 개정을 앞두고 있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이와 관련해 어떤 권고안을 들고 나올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LDL콜레스테롤 조절

유럽심장학회(ESC)와 동맥경화학회(EAS)는 지난해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전보다 강한 콜레스테롤 조절을 주문한 것이 특징.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고위험·중위험 등에서 2016년 개정판보다 낮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권고하고 있다. LDL콜레스테롤 조절의 강도를 전체적으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초고위험군 70mg/dL → 55mg/dL

ESC·EAS는 목표치를 정해놓고 치료하는 틀을 유지한 가운데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의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의 50% 이상, 그리고(and)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권고한다(Class I, Level A)”고 밝혔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표적장기손상 또는 3개 이상 위험인자 동반 당뇨병, 중증 만성신장질환(GFR <30mL/min/1.73㎡), SCORE 수치상 10년 내 치명적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10% 이상, ASCVD 병력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등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2016년 유럽판을 비롯한 대부분의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초고위험군에게 70mg/dL 미만조절을 권고했던 것에서 큰 폭으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심혈관질환이나 위험도가 이에 준하는 만성질환 병력자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전보다 더 강하제 LDL콜레스테롤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는’ 아닌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되는 변화는 “초고위험군에서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의 50% 이상, 그리고(and) 55mg/dL 미만까지 조절한다”는 내용이다. 과거 가이드라인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 또는(or) 기처지 대비 50% 이상 감소시킨다”며 두 목표 중 하나를 선택해도 된다는 뉘앙스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두 갈래의 목표치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모두 달성해야 할 의무사항이 됐다. ‘그리고(and)’라는 용어를 적용해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 외에도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까지 모두 달성하도록 권고사항으로 규정했다.

IMPROVE-IT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로 55mg/dL 미만이 등장한 것은 IMPROVE-IT 연구에 근거한 결정이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기존 스타틴 치료에 비스타틴계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 병용해 치료한 결과, LDL콜레스테롤을 53mg/dL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렇게 공격적인 LDL콜레스테롤 조절로 심혈관사건은 스타틴 단독치료 대비 더 우수하게 예방할 수 있었고, 부작용  위험도 크지 않았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지난 2018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기존에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는 초고위험군 환자는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70mg/dL 미만 혹은(or)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권고했다. 초고위험군에서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유지했으며, ‘50% 이상 감소’를 선택사항 중 하나로 제시했다. IMPROVE-IT 결과를 검토했으나, 연구에서 달성했던 목표치는 한국인의 치료에 반영하지 않았다. 학회는 이와 관련해 “초고위험군에서 스타틴 단독 또는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경우, 기저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비해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즉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50% 이상 감소를 고려해보라는 주문이다

40mg/dL 미만?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역대 최저치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가 등장하는 대목이다. L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조절이 언급된 것. ESC·EAS의 권고안을 자세히 보면 “스타틴 기반요법 최대내약용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2년 이내에 두 번째 혈관질환을 경험한 ASCVD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목표치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IIb, B)”는 권고가 등장한다. 40mg/dL 미만조절의 가능성이 언급된 환자그룹은 스타틴 치료로 LDL콜레스테롤 조절하고 있음에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하는 경우다. 이는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앞서 정의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과 거의 일치한다.

극위험군 수면 위로

AACE는 지난 2017년 ‘이상지질혈증 관리와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치료 목표치를 두는 기존 틀은 유지한 상태에서 심혈관질환 위험군을 보다 세분화해 이전보다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주문했다. 가이드라인의 ASCVD 위험도를 보면, 저위험군(low risk)·중위험군(moderate risk)·고위험군(high risk)·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의 기존 분류에 극위험군(extreme risk)이라는 최상위 등급을 신설했다.

극위험군은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달성 후에도 불안정형 협심증을 포함한 진행성 ASCVD를 겪고 있는 환자그룹이다. 여기에 당뇨병, 만성신장질환(CKD) 3·4기, 이형접합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동반 심혈관질환 환자와 ASCVD 조기 발병력(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의 환자그룹도 극위험군에 속한다.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이 계속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ESC·EAS가 40mg/dL 미만조절(고려)을 권고한 환자그룹과 AACE가 정의한 극위험군이 거의 일치한다.

스타틴 + PCSK9억제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40mg/dL 미만조절 고려의 권고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PCSK9억제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FOURIER 연구에서는 ACS 환자를 대상으로 PCSK9억제제 에볼로쿠맙과 스타틴을 병용치료한 결과, LDL콜레스테롤을 평균 30mg/dL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여기에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는 스타틴 단독 대비 15%까지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hazard ratio 0.85, P<0.001).

ACS 환자에서 PCSK9억제제 알리로쿠맙을 시험한 ODYSSEY OUTCOMES 연구에서도 LDL콜레스테롤을 40mg/dL 미만까지 조절해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15%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Hazard ratio 0.85, 95% CI 0.78-0.93).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심혈관질환 저·중등도·고·초고위험군 외에 극위험군과 같은 별도의 그룹은 구분돼 있지 않다.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는 그룹을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으로 정의했을 뿐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있음에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하는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군 정의는 없다. 따라서 이들 환자에서 LDL콜레스테롤을 어디까지 낮춰야 할 지에 대한 권고 목표치도 없는 상황이다.

고위험군 100mg/dL → 70mg/dL

ESC·EAS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과거 초고위험군에게 권고했던 목표치를 앞당겨 적용하도록 권고하면서, 역시 이전보다 강력한 치료를 주문했다. “고위험군(high risk)에게 기저치 대비 50% 이상 또는 70mg/dL 미만까지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권고한다(I, A)”는 설명이다. 고위험군은 “단일 심혈관 위험인자가 현저히 상승했거나(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혈압 ≥180/110mmHg), 표적장기손상 없는 당뇨병, 중등도 만성신장질환(GFR 30~59mL/min/1.73㎡), SCORE 위험도가 5% 이상 ~ 10% 미만인 그룹”을 의미한다.

중위험군 115mg/dL → 100mg/dL

한편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SCORE 수치 상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1% 초과 ~ 5% 미만’인 중위험군(moderate risk)에게는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됐다. 2016년 가이드라인 115mg/dL 미만보다 낮게 규정된 목표치다. SCORE 위험도 1% 미만인 저위험군(low risk)에게는 기존과 큰 변화 없이 116mg/dL 미만조절을 주문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경동맥질환(유의한 경동맥 협착)이나 복부동맥류, 당뇨병이 있는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지정, 이들 환자그룹에서 심혈관질환 1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이 100 mg/dL 이상인 경우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은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했다. LDL콜레스테롤을 제외한 주요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인 경우는 중등도위험군으로 정의, 수 주 혹은 수 개월간 생활습관 교정을 시행한 뒤에도 LDL콜레스테롤 농도 130mg/dL 이상인 경우 스타틴을 투약하도록 권고했다. 중등도위험군에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는 130mg/dL 미만이다. 주요 위험인자가 1개 이하인 심혈관질환 저위험군에게는 160mg/dL 미만으로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라는 주문이다.

중성지방

스타틴을 통해 목표치 미만으로 LDL콜레스테롤이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들에서도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AACE가 주장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스타틴 치료의 심혈관질환 예방혜택은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잡아야 하는데, 그 타깃으로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HDL-C)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 중성지방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은 낮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관찰돼, 이를 타깃으로 한 치료가 시급한 실정이다.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대사증후군의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 때문에 스타틴이 커버하지 못하는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 영역을 담당해줄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가 요구되고 있다.

ESC·EAS는 이와 관련해 “고중성지방혈증(TG > 200mg/dL)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의 1차치료 약물로 스타틴을 권고한다(I, B)”며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도 스타틴을 우선 권고했다. 반면 스타틴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 대해서는 “스타틴 치료에도 중성지방 수치가 135~499mg/dL에 머무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또는 그 이상) 환자에게 스타틴과 오메가-3지방산(아이코사펜트 에틸 2×2g/day)의 병용이 고려돼야 한다(IIa, B)”며 신규 제제의 추가를 장려했다. 더불어 피브레이트 제제도 권고됐다. “LDL-C는 조절되지만 TG가 200mg/dL을 초과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게 페노피브레이트 또는 베자피브레이트와 스타틴의 병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IIb, C)”는 설명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치료지침에서는 과거 고중성지방혈증 치료 시에 니코틴산을 권고했으나, 2018년 개정판에서는 해당 내용이 삭제된 것이 특징이다. 중성지방 조절을 위한 약제로는 피브린산유도체와 오메가-3지방산이 언급됐다. 학회는 “LDL콜레스테롤 목표 달성 후에,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이고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거나 non-HDL 콜레스테롤이 목표치 이상이면, 중성지방을 저하시키기 위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며 중성지방 조절을 위한 약제로는 피브린산유도체(I, B)와 오메가-3지방산(IIa, B)을 권고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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