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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아침혈압↑ 문제될수도

기사승인 [87호] 2020.06.03  13: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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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고혈압제 지속형·최대용량·병용요법 등이 해법”

아침고혈압(morning hypertension)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혈압변동성(BP variability)을 고려한 24시간 혈압조절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기상 직후 혈압이 급상승하거나 수면시간의 혈압 비강하 또는 상승패턴이 아침까지 이어지는 혈압변동성 병태(아침고혈압)가 아시아인에서 다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급기야 지난 2018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고혈압 전문가위원회가 구성돼 ‘아침고혈압 관리’에 관한 합의성명을 발표하는 국면에까지 이르렀다. 전문가위원회는 “아침혈압이 아시아 지역의 고혈압 관리와 특별히 연계될 수도 있다”며 이들 인종 또는 지역 환자의 고혈압 치료와 관련해 “지속형 항고혈압제(long-acting antihypertensives)를 적절히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침 혈압증가

대한고혈압학회 ‘혈압 모니터 지침’에 따르면, 아침고혈압은 “기상 후 혈압이 135/85 mmHg 이상이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 2시간 이내의 혈압은 그 이하일 때”로 정의한다.

아침 기상시점에 혈압이 급상승하거나 수면 중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non-dipper) 또는 오히려 상승하는 상태가 아침까지 지속되는 병태다.

합의성명을 발표한 전문가위원회는 “24시간활동혈압(ABPM)과 가정혈압(home BP) 측정 시 아침혈압이 135/85mmHg 이상인 경우”로 아침고혈압을 규정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증가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병태의 고혈압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데 있다. 특히 아침고혈압은 뇌졸중 발생의 가장 강력한 독립인자이며 심장비대·경동맥비대 등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지치의과대학 Kazuomi Kario 교수에 따르면, 아침 기상 후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뇌졸중 위험이 2.7배나 높다.

전문가위원회 역시 “높은 아침혈압이 심혈관사건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Kario 교수의 연구를 인용했다. 아침혈압 상승과 심혈관사건 위험증가의 연관성은 24시간활동혈압 및 여타 심혈관위험인자와 독립적으로 관찰됐다.

아시아인에서?

아침고혈압의 유병패턴이 지역이나 인종에 따라 차이를 보일까? 전문가위원회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데 방점을 뒀다. 일례로 최근의 보고에서 유럽인구와 비교해 일본인의 아침혈압 상승 병태가 더 많고 아침혈압 역시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으로는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또는 염분 과다섭취와 같은 병태생리적 기전이 연계돼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전문가위원회는 “단기작용 항고혈압제(short-acting antihypertensives), 저용량(underdose), 항고혈압제 병용의 불충분한 사용 등이 아시아 지역에서 아침고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는 주된 원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4시간 혈압측정

아침고혈압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혈압변동성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진료실혈압만으로는 정확한 고혈압의 진단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임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한고혈압학회도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을 통해 “고혈압,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가정혈압(권고등급 I, 근거수준 A)을 권고하며 활동혈압(IIa, A)을 고려하도록 한다”고 권고했다.

24시간 혈압조절

정확하고 다양한 방식의 혈압측정을 통해 혈압변동성을 잡아냈다면, 다음은 각각의 고혈압 병태를 어떻게 치료하느냐가 문제다. 혈압변동성에 의해 하루 중 곳곳에 산재해 있는 혈압상승의 시기를 지속적으로 모두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항고혈압제 단독 또는 복합제 하나로 다음 복용 때까지 모든 시간대의 혈압상승을 끌어 내리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혈압변동성을 고려해 다음 약물복용까지의 24시간을 총체적으로 강력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강압할 수 있는 항고혈압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전문가위원회 역시 합의성명에서 “장기지속형 항고혈압제가 단기작용 제제와 비교해 24시간 혈압조절에 명백한 우위를 점한다”고 명시했다. 아침고혈압의 조절률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는 지속형 항고혈압제의 사용 외에도 저녁시간 항고혈압제 복용, 최대내약용량의 사용, 2제 이상 항고혈압제 병용 등이 제시됐다.

칸데사르탄 + 암로디핀

현단계에서 혈압변동성을 줄여 장시간 지속적인 혈압조절이 가능한 계열로는 레닌안지오텐신계(RAAS)억제제와 칼슘길항제(CCB),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 정도가 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CCB의 긴 작용시간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들 약물은 단독 또는 병용에서 혈압조절 혜택을 보고하고 있다.

HIJ-CREATE 연구는 혈관조영술 상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된 고혈압 환자 2049명을 대상으로 칸데사르탄의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이들 대상환자 가운데 기저시점에서 암로디핀 치료를 받은 388명을 별도로 떼어내 하위그룹 분석을 실시했다. 

4.3년(중앙값) 관찰결과, 암로디핀과 칸데사르탄 병용군의 주요심혈관사건(MACE) 위험이 암로디핀 + 비ARB 그룹과 비교해 39% 감소했다(P=0.015).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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