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개비 이하를 피우는 가벼운 흡연자도 폐 질환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즉, 흡연량을 줄여도 폐 질환 상대위험을 크게 낮출 수 없다는 점이 밝혀져 관심이 모였다.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학술대회(ERS 2020)에서 미국 콜롬비아의대 Pallavi Balte 교수팀은 "비흡연자대비 가벼운 흡연자의 폐암 사망 위험이 8배 높으며, 과다 흡연자대비 상대위험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연구에는 미국 4개의 코호트가 분석됐고 총 1만 9000명 이상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대상자을 비흡연자, 과거 흡연자, 현재 흡연자로 분류했고 후자를 다시 하루에 10개비 이하, 10~20개비, 20개비 이상군으로 분류했다. 가벼운 흡연자는 하루에 10개비 이하군이며 과다 흡연자는 하루에 20개비 이상군이다.
1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흡연자대비 가벼운 흡연자의 호흡기 질환 사망은 2.5배, 폐암 사망은 9배 높았다. 또한 과다 흡연자대비 가벼운 흡연자의 호흡기 질환 사망률은 절반(49%), 폐암 사망률은 3분의 2(71%) 수준이었다.
Balte 교수는 "가벼운 흡연도 과다 흡연만큼 위험하다. 호흡기 질환이나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조치는 아예 금연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맨체스터의대 Jorgen Vestbo 교수는 "이번 대규모 연구를 통해 흡연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국가에서 과다 흡연자 비율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가벼운 흡연자에 대한 문제는 남아있다"고 첨언했다.
허희윤 기자 hyhur@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