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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집중 혈당조절의 장기간 혈관합병증 혜택

기사승인 [96호] 2021.02.01  18: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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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VANCE·ADVANCE-ON 연구를 중심으로

내분비학계에서는 당뇨병 초기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집중 혈당조절을 통해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보고돼 왔다. 학계는 이를 ‘레거시이펙트, legacy effects’라는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당뇨병 초기에 강한 혈당조절을 달성하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진행을 지연 또는 역전시켜 궁극적으로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질환과 같은 혈관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빠르고 강력한 혈당조절

다만 임상에서 당뇨병 관련 레거시이펙트를 실현하려면 초기치료 시 단기간에 강력한 혈당강하를 유도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계열로 설폰요소제를 꼽고 있다.

설폰요소제는 인슐린 분비를 직접 촉진하는 기전으로,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를 빠르게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중 하나다. 서양인과 비교해 인슐린분비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인 당뇨병의 치료에서도 설폰요소제의 인슐린분비능 촉진기전이 크게 쓰임받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시트에서도 설폰요소제의 처방빈도는 메트포르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설폰요소제 계열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세대 설폰요소제로 불리는 글리클라지드 엠알(제품명 디아미크롱 서방정)은 치료초기의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에 이어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혜택까지 보고하면서 임상에서 레거시이펙트를 재현해내고 있다.

당뇨병 환자 혈압치료

당뇨병 초기에 이뤄지는 집중 혈당조절의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혜택을 보고한 사례는 ADVANCE·ADVANCE-ON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1년 첫걸음을 뗀 ADVANCE 연구는 ADVANCE-ON 연구를 거치며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할 만큼 역사를 자랑한다.

ADVANCE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의 높고 낮음에 관계 없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이뇨제 고정용량 병용요법을 통한 혈압강하 전략을 조기에 적용할 경우 궁극적인 대혈관합병증, 즉 심혈관사건 위험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Lancet 2007).

제2형당뇨병 환자 1만 1140명을 대상으로 페린도프릴과 인다파미드 병용요법의 주요 심혈관 및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감소 효과를 평균 4.3년간 관찰한 결과,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사건이 위약군 대비 9%(P=0.04) 유의하게 감소했다. 심혈관 원인 사망은 18%(P=0.03),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14%(P=0.04) 감소해 모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혈당조절 혜택은?

한편 ADVANCE 연구에서는 설폰요소제 계열 혈당강하제 글리클라지드(modified release) 요법을 통한 집중 혈당조절과 표준요법의 임상혜택을 비교하기도 했다(NEJM 2008). 결과는 5년관찰에서 글리클라지드 치료군의 평균 당화혈색소(A1C)가 6.5%로 표준요법군의 7.3%와 비교해 유의하게 낮았다.

혈당조절의 차이는 혈관합병증 위험감소로 이어져, 글리클라지드군의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 복합빈도가 표준요법군에 비해 10% 낮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hazard ratio 0.90, P=0.01). 특히 글리클라지드 기반요법군의 미세혈관합병증이 표준요법 대비 14% 감소했다(hazard ratio 0.86, P=0.01). 신장병증 상대위험도를 21%(hazard ratio 0.79, P=0.006) 줄인 것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10년 혈관합병증 위험

한편 글리클라지드를 통한 집중 혈당조절의 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혜택은 5년을 넘어 10년 후까지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ADVANCE 연구의 혈당조절 그룹을 본 5년 관찰에 더해 환자들을 5년 더 확대관찰한 ADVANCE-ON 연구를 통해서다(NEJM 2014).

ADVANCE-ON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글리글라지드 요법의 신장질환 혜택, 즉 신장 보호효과다. 두 연구의 분석에서 집중 혈당조절군의 말기 신장질환 상대위험도가 매우 큰 수치로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총 10년을 관찰한 결과, 혈당치료 그룹에서는 글리클라지드 집중조절군의 말기 신장질환(ESRD) 상대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46%(hazard ratio 0.54, P=0.007) 낮았다.

본 연구의 5년 관찰에서는 글리클라지드군의 말기 신장질환 위험이 65%(hazard ratio 0.35, P=0.02) 낮아 역시 유의한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총 10년간 집중 혈당조절 그룹의 신장 관련 임상혜택이 장기적으로 유지·개선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ADVANCE-ON 연구에서는 ADVANCE 5년의 집중 혈당조절 이후에도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지 않았다. 설폰요소제가 인슐린 요구량을 높여가며 종국에는 베타세포 기능 방전을 유도해 혈당조절을 장기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대목이다. 저혈당증 위험과 관련해서는 대조군 대비 위험도는 높았으나, 전체적으로 매우 낮은 수치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설폰요소제 가운데 글리클라지드가 상대적으로 저혈당증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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