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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 0.5차치료제까지 메트포르민 역할 기대

기사승인 [96호] 2021.02.02  1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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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예방목적 안전·유효·저비용 약물치료 환경 조성돼야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공복혈당장애(IFG) 유병률이 27%로, 성인 4명 중 1명은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30%로 정점을 찍고 있다는 것. 통계에 잡히지 않은 내당능장애(IGT)까지 감안하면,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당뇨병전단계 유병률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IGT나 IFG 환자에서 제2형당뇨병 발생 가능성은 정상혈당인과 비교해 1.5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두 병태가 겹치면 위험도는 2배로 증가한다. 또 IGT는 그 자체만으로 심혈관질환 이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이들 전단계 환자들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이환을 막지 못하면 대란은 곧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당뇨병전단계에서 생활요법이든 약물치료든 가용한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 발생 자체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의대 최성희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이와 관련해 당뇨병과의 전쟁에서 예방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당뇨병전단계에서 생활요법과 함께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약물요법을 적용하는 등 보다 앞서고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당뇨병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교수는 “당뇨병전단계의 병태생리학적 측면에서 볼 때 메트포르민의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이 당뇨병 예방에 보다 적합하다”며 제2형당뇨병 1차치료제에서 더 나아가 0.5차치료제로서 보다 앞선 메트포르민 치료 보험급여를 보장하는 등 “당뇨병 예방목적으로 혈당강하제를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Q. 1차치료제로서 메트포르민의 근거는?

제2형당뇨병의 1차치료는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트포르민이 여전히 1차치료제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풍부한 임상경험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친 장기간·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해 혈당조절 유효성을 입증받은 약제다. 특히 저렴한 약가로 비용효과적인 동시에 우려되는 수준의 부작용 위험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인슐린저항성이 제2형당뇨병의 병태생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메트포르민은 인슐린저항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대표적인 혈당강하제다. 티아졸리딘디온계(TZD)도 있지만, 비용이나 체중증가 또는 클리닉에서 감당하기 힘들수도 있는 부작용 위험 등을 고려하면 메트포르민이 1차치료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Q. 혈당조절 외에 심혈관 혜택 측면은 어떤가?

메트포르민을 사용한 대규모 임상연구의 장기간·전향적 관찰에서 대혈관합병증 위험감소의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UKPDS 연구에서 신규 제2형당뇨병 진단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 등으로 초기부터 혈당을 집중조절한 결과 대조군 대비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이 감소했고, 10년이 넘는 장기적인 관찰에서는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사건 예방효과까지 있었다. 특히 메트포르민 사용그룹에서 다른 약제와 비교해 더 크고 뚜렷한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 감소가 관찰됐다.

UKPDS의 여러 하위그룹 분석결과를 보면, 메트포르민이 이상지질혈증과 관련해 총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중성지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다. 체중과 관련해서는 고령층에서 식욕감소와 함께 체중을 다소 줄여준다는 보고도 있는데, 전반적으로 본다면 체중을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은 중립혜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Q. 당뇨병 예방 측면에서 메트포르민의 역할은?

당뇨병전단계에서 당뇨병의 진행을 막거나 지연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메트포르민의 기전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병태생리를 보면, 당뇨병전단계에서 인슐린저항성이 항진돼 있는 등 연관성이 크다. 때문에 당뇨병전단계에서 인슐린저항성을 효과적으로 조절했을 때 당뇨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늦출 수 있다. 또한 당뇨병이 아닌 전단계에서부터 앞선 약물치료를 적용한다는 측면에서, 비용효과적인 메트포르민이 더 유용하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전단계의 병인론적 측면에서 볼 때 예방목적의 처방에 메트포르민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Q. 당뇨병 예방목적 처방에 애로사항은 없나?

현재로서는 당뇨병 예방목적의 혈당강하제 처방에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부담이다. 보다 앞선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메트포르민 치료를 적극 적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당뇨병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병전단계 환자에게 생활요법만 권고하고 있는데, 저혈당증 위험이 거의 없고 인슐린저항성 개선효과가 뚜렷한 메트포르민을 저비용으로 생활요법과 함께 병용적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때가 됐다.

현재 제2형당뇨병 이환 후 1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메트포르민을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보다 앞당겨 적용해 0.5차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보고, 더 나아가 당뇨병 예방목적의 혈당강하제 처방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취지다. 특히 인슐린저항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당뇨병전단계 환자의 경우 0.5차치료제로서 메트포르민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Q. 메트포르민 제제 중 글루코파지의 특장점은?

글루코파지는 메트포르민의 특장점이기도 한 풍부한 임상경험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메트포르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중에서는 글루코파지를 사용한 경우가 가장 많다.

상대적으로 부작용 위험이 적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서방형의 경우 위장관부작용 위험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메트포르민의 경우 제형의 크기가 복용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환자가 작은 제형을 선호한다는 측면도 글루코파지의 장점으로 들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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