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왜 심장대사증후군인가?

기사승인 [97호] 2021.03.09  14:14:39

공유
default_news_ad2

- INTERHEART
“심혈관 위험인자 1+1+1 = 심근경색증 위험 13배”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단순한 군집에 그치지 않고, 이로 인해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배가시킨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심혈관 위험인자 군집 및 집단발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는 INTERHEART(Lancet 2004) 연구가 있다. 총 52개국 3만명(사례군 1만 5152명, 대조군 1만 4820명)가량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근경색증 위험인자의 영향력을 조사한 대규모 사례-대조연구(case-control study) 결과다.

위험인자 더하기

각각의 위험인자를 보면 여타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 △지질이상을 나타내는 높은 ApoB/ApoA1 비율(odds ratio 3.25, 99% CI 2.81-3.76) △흡연(2.87, 2.58-3.19) △사회·심리적 요인(2.67, 2.21-3.22) △당뇨병(2.37, 2.07-2.71) △고혈압(1.91, 1.74-2.10) △복부비만(1.62, 1.45-1.80) 순으로 급성 심근경색증 위험이 증가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중 위험인자 발현이 심근경색증 위험에 미치는 영향 또한 분석했는데 개별인자로 볼 때 심근경색증 위험도는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와 비교해 흡연 2.9배, 당뇨병 2.4배, 고혈압 1.9배였다.

곱하기 이상의 결과

하지만 이들 3개 인자가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 위험도는 13.0배까지 급증했다. 흡연, 당뇨병, 고혈압에 지질이상까지 합쳐지면 위험도는 42.3배, 여기에 복부비만까지 더해지면 위험도가 68.5배로 높아진다. 위험인자 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이 1 + 1 = 2라는 단순한 산술적 합산과는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턴의대의 Scott M. Grundy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고혈당, 혈전, 염증 등의 5개 심혈관 대사성 위험인자들이 통상 집단적으로 발생한다”며 대사증후군의 실체에 대해 설명했다.

Grundy 교수는 또 이렇게 위험인자의 수가 증가하면 그 파급효과가 배수 형태로 커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험인자 증가 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이 1+1=2의 단순한 산술적 합산이 아니라 3, 4, 5의 형태로 상승한다”는 말이다.

그는 “개별 위험인자를 합산한 결과보다 심혈관질환 전체 위험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MRFIT 등의 연구에서도 심혈관 대사성 위험인자의 경우,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위험인자 상호작용

전문가들은 위험인자 다중발현 시 나타나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급증의 이유를 위험인자 간의 상호작용에서 찾고 있다. 고혈압, 고혈당(인슐린 저항성), 비만, 지질이상 등의 위험인자가 겹칠 경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방선조(fatty streak) - 섬유성 경화반 - 불안정형 경화반을 거치는 죽상동맥경화증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이 비만 - 인슐린저항성 - 고혈압·이상지혈증·고혈당 - 죽상동맥경화증 - 심혈관질환의 과정을 거친다는 데도 전반적으로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심장대사학

대사증후군의 심혈관 위험인자 상호작용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된다는 데 기반해 탄생한 새로운 학문과 질환 영역이 바로 심장대사학 또는 심장대사증후군이다. 몇 년 전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는 ‘심장대사학: 내과 세부 전문교육 필요성’ 제목의 글이 실린 바 있다. 미국 콜로라도의대의 Robert H. Eckel 교수가 기고한 논평으로, 향후 내과 수련과정에 심장대사학에 대한 전문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여기서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심장대사학이다. 이렇게 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학문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복잡하게 얽힌 만성질환 이환의 폭발적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Eckel 교수는 “현시점에서 비만·이상지질혈증·제2형당뇨병 등은 물론 이러한 심혈관 위험인자들의 집합체인 대사증후군이 창궐하고 있으며, 기세가 수그러들 조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들 만성질환이 궁극적으로 향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이라는 점이다. 혈관질환과 대사질환이 복잡하게 얽혀 상호작용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폭시킨다. 때문에 혈관·대사 분야의 기능장애와 질환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는 학문 분야가 필요하다는 것이 Eckel 교수의 설명이다.

심장대사증후군

심장대사학은 심장대사증후군(Cardiometabolic Syndrome)이라는 또 다른 개념의 질환을 정조준하고 있다. 먼저 대사증후군의 정의를 보자.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아니지만 전단계의 고위험군·비만·이상지질혈증 등으로 대변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동시에 다발하는 병태를 의미한다.

여러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한 데 모이면 혈관질환은 물론 대사질환의 이환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혈관의 구조기능장애와 대사기능장애 등을 더 빨리 초래하고 심화시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재촉한다. 이렇게 만성질환 이환패턴이 계속되면, 종국에는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에 다다르게 된다.

결론적으로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폭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 모두 대사증후군이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와 직결돼 있다는 것, 즉 두 질환·병태의 인과관계를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