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COVID-19 시대 ARB·ACEI 적용방향

기사승인 [99호] 2021.05.11  19:13:44

공유
default_news_ad2

- 조동혁 연세원주의대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COVID-19의 현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는 2020년 1월말 첫 감염환자가 보고된 뒤, 현재 10만명이 넘는 감염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감염력을 보였고 많은 환자들이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중증 폐렴으로 진행했으며 세계적으로 2% 정도의 사망률이 보고됐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을 선언했다.

21세기 들어 인류가 처음 맞이하는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증 앞에 전세계 의료진, 각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바이러스를 동정하고 역학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예방 백신을 개발해 2021년 현재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초창기에 코로나19 앞에서 인류는 무기력했으며 무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령 외에는 대책이 없었다.

COVID-19와 ARB·ACEI 가설

COVID-19와 이로 인한 영향력이 잘 밝혀지지 않고 대중이 공포에 빠져있을 때 여러가지 가설들이 제기됐고 이 중 일부는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확산돼 대중의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중 하나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를 복용하면 COVID-19 감염의 위험과 중증도가 높아진다는 가설이다. 2020년 3월 중국과 스위스의 연구진이 이 가설을 각각 세계적 학술지인 Nature지와 Lancet지에 출판하며 이 가설에 기름을 부었다.

그 가설의 근거는 COVID-19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를 통해 세포 내로 침투해 확산하는데 기존 동물실험 연구에서 ARB 또는 ACEI를 복용하면 ACE2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보고다. 2020년 초 중국에서 역학조사 연구가 처음 나왔을 때 고혈압 및 심부전 환자에서 COVID-19 감염이 더 높게 보고됐고 이 가설이 그 이유 중 하나로 제시됐다.

연구진들은 “ARB와 ACEI는 항고혈압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제 중 하나고, 심부전 환자에서 필수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약물이다. ACE2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COVID-19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며 처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이런 발표에 따라 실제로 여러 고혈압, 심부전 환자들이 약제 복용을 중단했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고혈압 및 심부전이 악화되는 경우가 보고됐다.

ACE2의 역할

먼저 ACE2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리 몸에는 혈압 및 수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레닌-앤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이 있다(그림 1). 이 중 ACE는 안지오텐신 I을 안지오텐신 II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안지오텐신 II는 혈관수축, 염증, 조직 섬유화를 유발하는 역할이 있고 고혈압 및 심부전 환자에서 증가돼 있기 때문에 ARB 또는 ACEI를 복용하면 안지오텐신 II가 감소하여 혈압이 감소하고 심부전 환자에서 심근을 보호하는 효과를 갖는다.

반면 ACE2는 안지오텐신 II를 분해하여 혈관이완, 항염증, 항섬유화 효과를 갖는 앤지오텐신 1-7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ACE는 심혈관 질환의 병태생리를 악화시키는 물질을 증가시킨다면 ACE2는 병태생리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공교롭게도 ACE2는 세포막에 존재하며 여러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경로로 이용되는데, COVID-19 바이러스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는 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에 결합했기에 연구진들은 초기에 COVID-19 바이러스 역시 ACE2 수용체에 결합한다는 사실을 실험실 연구를 통하여 밝혀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ARB・ACEI가 ACE2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2000년대에 보고된 바 있다. 또한 2020년에 ACE2가 이슈가 되자 독일의 한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로술(CABG)을 받은 81명의 환자들에서 심근 조직검사를 시행했고 ARB와 ACEI를 복용하는 환자의 조직에서 ACE2의 발현이 증가됐음을 보고했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제기된 주요 가설은 두 가지다. ARB와 ACEI 복용이 ACE2를 증가시켜 COVID-19 감염의 통로가 증가하므로 감염의 위험이 증가한다가 첫 번째 가설이고 반대로 ACE2는 심혈관질환의 병태생리를 호전시키는 물질이므로 COVID-19 감염이 체내 ACE2를 소모해 심혈관질환의 병태생리를 악화시키므로 오히려 ARB나 ACEI를 복용하는 것이 COVID-19 감염에 대한 보호 효과를 갖는다가 두 번째 가설이다(그림 2).

ARB·ACEI 복용이 COVID-19 위험·중증도를 높인다?

첫 번째 가설, 즉 약제복용이 ACE2를 증가시켜 COVID-19의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중증도를 높인다는 가설은 2020년 6월에 NEJM, JAMA와 같은 세계적인 학술지에 역학연구들이 보고되며 그 논란이 종식됐다. 대표적 연구인 이탈리아 밀라노 코호트와 미국 뉴욕 코호트는 모두 NEJM에 보고됐으며 결론은 동일하다. 대조군과 비교해 ARB와 ACEI 복용은 COVID-19 감염 위험을 높이지 않고 또한 중증도와도 관련이 없다는 것이 두 연구의 공통된 지론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다른 연구들도 동일한 결론을 보였다. 이 결론을 바탕으로 유럽고혈압학회 및 대한심부전학회는 즉각적으로 진료 지침과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고혈압 및 심부전 환자에서는 질병의 조절을 위해 ARB와 ACEI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ARB·ACEI 복용이 COVID-19 중증도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가설, 약제복용이 오히려 COVID-19의 중증도를 줄일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일부 역학 연구에서 약제 복용이 중증도를 낮추는 결과가 보고됐다. 또 이어서 브라질에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는데 COVID-19에 감염된 고혈압 환자 중 ARB나 ACEI를 를 복용하고 있었던 경우 무작위 환자-대조군 연구를 시행했다. 즉 절반에서는 ARB와 ACEI를 중단하고 칼슘길항제로 변경했고 절반에서는 기존 복용 중인 약물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ARB와 ACEI의 중단이 COVID-19 환자에서 입원일수를 줄이는지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 연구결과는 2020년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되고 JAMA 학술지에 보고됐는데 ARB와 ACEI는 COVID-19의 입원일수와 사망률과 관련이 없어 고혈압 환자에서 추가적인 보호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요약

요약하면 COVID-19 바이러스는 ACE2 수용체를 통해 세포 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ACE2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ARB·ACEI 복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가설에 대해 즉각적인 역학 및 임상연구가 진행됐으며 ARB나 ACEI 복용은 COVID-19 감염의 위험성과는 관련 없으며 또한 고혈압 환자에서 COVID-19 중증도를 낮추는 보호효과와도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ARB·ACEI의 위험성에 대해 학계는 즉각적으로 대응해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고 대한심부전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회에서는 성명서를 통해 ARB·ACEI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학계의 즉각적인 대응은 COVID-19로 인한 여러 근거 없는 소문이 팽배해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 속에서 혼란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 앞으로 또 어떠한 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 이 때 학계와 의료계는 근거 없는 가설을 신속하게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ARB·ACEI를 둘러싼 여러 사건들은 학계와 의료계의 의무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THE MOST webmaster@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