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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I·이뇨제 조합의 10년에 걸친 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혜택

기사승인 [99호] 2021.05.11  18: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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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VANCE·ADVANCE-ON, 페린도프릴/인다파미드 사망률↓

상호보완 기전인 두 가지 이상 계열의 항고혈압제를 병용하는 치료, 특히 각각의 약제를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 SPC) 전략이 혈압강하력,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 안전성, 순응도 등의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고혈압 팩트시트에서는 항고혈압제 병용처방(2제와 3제 이상)의 빈도가 전체의 60%에 가깝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미국과 유럽도 항고혈압제 병용을 기존보다 앞당겨 권고, 병용처방량을 늘려가고 있다. 병용요법 중에서는 RAS(레닌안지오텐신계)억제제와 이뇨제 조합의 상호보완 기전이 주목받고 있다. 두 계열 항고혈압제의 조합은 ADVANCE와 ADVANCE-ON 연구를 통해 10년에 걸친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혜택을 입증받은 바 있다.

국내 병용처방량

대한고혈압학회의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0’을 보면, 국내 항고혈압제 처방패턴의 변화가 뚜렷이 관찰된다. 2018년 기준으로 한 가지 약제를 처방하는 경우(1제요법)가 40.7%였던 반면, 2제 이상의 항고혈압제 처방은 59.3%로 단독치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2제요법이 43.2%, 3제요법 이상이 16.1%로 두 가지 항고혈압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제요법 중 계열조합 별로 보면, RAS억제제 + 칼슘길항제(CCB)가 61.1%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그 뒤로는 RAS억제제 + 이뇨제(22.7%), CCB + 베타차단제(5.0%), RAS억제제 + 베타차단제(4.7%), CCB + 이뇨제(3.4%) 등이 순위를 이었다.

미국·유럽의 변화

한편 미국·유럽 등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항고혈압제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의 적용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 지역의 심장학계가 혈압 140/90mmhg부터 병용·복합제 요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시기를 앞당긴 셈이 됐다.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지난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새롭게 규정한 고혈압 2단계(140/90mmHg 이상)의 환자, 그리고 혈압이 목표치보다 20/10mmHg를 상회하는 경우에 서로 다른 기전의 2개 약제(2제병용 또는 고정용량 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유럽심장학회(ESC)·고혈압학회(ESH)는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 혈압 140/90mmHg 이상부터 대부분의 환자에게 2제 병용요법을 권고하는 동시에 순응도를 고려해 단일제형복합제(SPC) 적용을 우선하도록 당부했다. 양 학회는 혈압조절의 유효성과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대부분의 환자에서 SPC 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가장 선호되는 2제병용은 RAS억제제에 CCB 또는 이뇨제를 더하는 조합이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RAS억제제 + 이뇨제

계열조합 중에서도 RAS억제제와 이뇨제의 병용은 추가적인 혈압강하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고혈압학회(ASH)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뇨제는 초기치료 단계에서 RAS를 활성화시켜 혈관수축과 염분 및 수분저류(salt & water retention)를 야기하는데, RAS억제제를 추가하면 이러한 이뇨제의 약리학적 보상반응(compensatory response)을 상쇄시킨 상태에서 강압효과를 늘릴 수 있다. 항고혈압제 병용선택에 있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이뇨제의 조합이 선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ADVANCE 

한편 ACEI와 이뇨제 조합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는 바로 ADVANCE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CEI 페린도프릴과 이뇨제 인다파미드의 고정용량 병용요법을 통해 혈압을 강하시킬 경우 치료시작 전 혈압수치에 관계없이 심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연구는 세계 20개국 제2형당뇨병 환자 1만 1140명을 대상으로 페린도프릴과 인다파미드 병용요법의 주요 심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효과를 검증했다. 6주간의 시험시작 전 투여기간에서 내약성이 유지된 환자들에게 무작위 방식으로 두 약물의 병용군 또는 위약군에 배정하여 치료 후 비교가 이뤄졌다. 1차 종료점은 대혈관 및 미세혈관사건(심혈관질환 원인 사망, 비치명적 뇌졸중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신규 또는 악화된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성 안질환)의 복합빈도를 평가했다.

페린도프릴 + 인다파미드

평균 4.3년 추적관찰 결과, 위약군 대비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혈압강하 정도는 5.6/2.2mmHg로 나타났다. 이같은 혈압강하 효과는 합병증 위험감소로 이어져,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사건이 위약군 대비 9% 유의하게 감소했다(병용군 15.5% 대 위약군 16.8%, hazard ratio 0.91, P=0.04).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는 각각 3.8%와 4.6%로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18% 유의하게 낮았다(P=0.03).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역시 병용군에서 14%의 상대위험도 감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7.3% 대 8.5%, P=0.03).

ADVANCE-ON 

ADVANCE는 본 연구 외에도 10년에 걸친 장기적인 관찰결과가 더 큰 관심을 받았다. ADVANCE 연구가 종료된 후에, 남은 생존자(1만 1140명 중 8494명)를 대상으로 5.9년(중앙값)의 확대관찰을 진행한 결과다. 본 연구에 이어 확대관찰까지 총 10년에 달하는 관찰에서는 ADVANCE를 통해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했을 당시의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원인 사망의 위험감소효과가 계속 유의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고됐다(hazard ratio 사망률 0.91, P=0.03, 심혈관 원인 사망 0.88, P=0.04).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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