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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고혈압 유병자 조절률 50% 넘지 못해

기사승인 [99호] 2021.05.11  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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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아지는 목표혈압에 조절률 다시 격랑 속으로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지난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낮췄다. 또한 이에 발맞춰 고령인구를 포함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전반적으로 130/80mmHg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과거 목표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잡아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미국 심장학계로부터 시작된 목표혈압 강화 움직임은 이후 전세계적으로 파장을 야기하며 보다 엄격한 혈압조절 패러다임을 유도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진단기준은 140/90mmHg로 유지하면서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낮추면서 미국발 빠르고 강한 혈압조절 패러다임 변화에 호응했다.

ACC·AHA 권고 목표혈압

ACC와 AHA는 새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10년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발생위험이 10% 이상인 성인 고혈압 환자에서 목표혈압은 130/80mmHg 미만으로 권고된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없는 고혈압 환자에서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고혈압 환자 전반에서 심혈관질환 1·2차예방을 위한 혈압조절 목표치를 130/80mmHg 미만으로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 학회는 또 고혈압 환자 전반에 더해 안정형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위험군, 박출량 감소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뇌졸중, 당뇨병 등 동반질환 환자그룹에서도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SPRINT 근거

미국이 이렇게 고혈압 환자 전반에 강력한 혈압강하를 주문할 수 있었던 것은 SPRINT 연구에 근거한다. SPRINT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목표치 그룹(집중치료, 평균 항고혈압제 3개)과 140mmHg 미만 그룹(표준치료, 평균 항고혈압제 2개)을 비교한 결과, 심근경색증·여타 관상동맥질환·뇌졸중·심부전·심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가 연간 1.65% 대 2.19%로 집중조절군의 상대위험도가 25%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75, P<0.001). ACC와 AHA는 이 연구결과에 근거해 고혈압 환자 전반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대한민국은?

대한고혈압학회도 2018년 새로운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간하면서 미국발 목표혈압 강화 움직임에 동참의사를 내비쳤다. 학회는 새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고혈압 진단은 전통적인 기준을 고수한 반면, 치료에 있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특히 목표혈압을 기존보다 엄격하게 내려 잡으면서 치료혁신을 주장했다.

학회 측은 단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면서도 환자(특성)에 따라 더 낮은 수위까지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통상 140/90mmHg 미만조절 권고는 수축기혈압을 130~139mmHg 범위에서 혈압을 유지해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해 140/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더라도 130/80mmHg까지 혈압을 최대한 낮추도록 권고했다”며 보다 낮은 구체적인 강압수치를 적시했다.

130/80mmHg 미만조절

한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권장했다. 단순 고혈압 환자에게는 140/9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한 반면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에게 140/85mmHg(심혈관질환 無) 또는 130/80mmHg(심혈관질환 有) 미만조절을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병력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을, 알부민뇨가 동반된 만성 신장질환 환자도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도록 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는 기존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로 조절하도록 했던 것을 140mmHg 미만으로 권고한 것 또한 보다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조절률 더 끌어 올려야”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이 내리막을 거듭함에 따라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목표치 이내로 달성·유지하는 조절률의 개선은 여전히 요원해지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충북의대 조명찬 교수(충북대병원 심장내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고혈압 인지·치료·조절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후 최근 10년간은 정체돼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인지율(65.0%)과 치료율(61.0%)에 비해 유병자 기준 조절률(43.7%)이 50%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수치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조절률이다. 치료자 기준 조절률은 70.8%인데, 이는 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항고혈압제 치료를 꾸준히 잘 받으면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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