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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ypertension 1차위기는 미국발 고혈압 정의·진단에서

기사승인 [99호] 2021.05.11  19: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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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130/80mmHg 조정…韓 140/90mmHg 고수

미국 심장학계가 지난 2017년 고혈압의 경계치를 낮춰 조정하며 유병률·진단·치료 등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심장학계는 큰 고민에 빠졌다.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고혈압 기준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고혈압의 유병률부터 시작해 진단·예방·치료전략에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변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일단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로 낮출 경우 고혈압 환자의 수가 폭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고혈압 대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진단기준과 함께 목표혈압 역시 낮아지는 만큼 이전보다 강력한 혈압치료도 병행돼야 했다. 대한민국의 고혈압, 즉 K-hypertension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고혈압학회는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미국발 위기에 직면한 K-hypertension의 험로를 되돌아본다.

미국발 변혁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지난 2017년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 고혈압의 진단기준과 목표혈압에 큰 변화를 주면서 전세계 심장학계에 동행의사를 타진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대목은 혈압의 분류(BP categories)였다. 어느 구간의 혈압수치를 고혈압으로 정의할 것이냐에 관한 것으로, 고혈압 진단의 핵심요소에 해당한다.

美 심장학계는 혈압단계를 정상(normal), 상승(elevated), 고혈압1단계(hyper­tension stage 1), 고혈압2단계(hyper­tension stage 2)로 과거와 달리 분류하고 이에 맞는 혈압수치를 명시했다.

고혈압전단계가 1단계로

2017년판 새 가이드라인에서 정상혈압은 120/80mmHg 미만으로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과거 고혈압전단계로 묶었던 구간(120~139/80~99mmHg)을 상승혈압과 고혈압1단계로 나눠 보다 엄격한 구분을 적용했다.

우선 상승혈압은 수축기혈압 120~129mmHg,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정의했다. 130~139/80~89mmHg 구간은 과거 고혈압전단계로 구분했던 것을 고혈압1단계로 변경해 명시했다. 이 대목에서 고혈압 경계치가 등장한다. 혈압 130/8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정의하고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의 고혈압 경계치였던 140/90mmHg 이상은 고혈압2단계로 분류됐다.

유병률 폭증 예상 

고혈압 진단과 치료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지만, 이 변화의 물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도 도사리고 있었다. 새 기준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고혈압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실제로 ACC·AHA는 가이드라인에서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보여줬다. 2017년판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미국의 고혈압 유병률(혈압 130/80mmHg 이상 또는 항고혈압제 사용 자가보고)은 46%로, 성인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이전의 기준(혈압 140/90mmHg 이상 또는 항고혈압제 사용 자가보고)을 적용하면 유병률은 32% 수준이다.

대한고혈압학회의 선택

미국의 새로운 고혈압 진단기준을 수용할 경우, 고혈압 유병률의 폭증을 피할 수 없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한고혈압학회 측에 따르면, 미국의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성인인구의 32.0%였던 고혈압 유병률이 50.5%로 급증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측이 미국발 고혈압 정의·기준 변화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미국의 발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을 선보였다.

K-hypertension

미국이 “이제 고혈압은 130/80mmHg 이상부터”라는 주장이었다면, 우리나라는 “고혈압은 일관되게 140/90mmHg 이상부터”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학회는 고혈압 진단기준과 관련해 “진료현장에서 약물치료가 꼭 필요한 기준혈압으로서 치료효과에 대한 근거가 더욱 분명해진 140/90mmHg을 제시한다”며 전통적 기준에 더 힘을 실었다.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엄격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에서 약물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역치 이상의 혈압”으로 고혈압을 정의한 것이다. 즉 혈압분류 시에 △고혈압 1기를 140~159/90~99mmHg △고혈압 2기는 160/100mmHg 이상으로 정의, 140/90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부담되는 환자수 급증

대한고혈압학회의 결정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택이었지만, 고혈압 진단기준을 엄격하게 낮췄을 경우 환자 수의 급증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장을 고려한 판단으로 여겨진다. 고혈압학회 측은 새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 “미국의 고혈압 진단기준을 적용할 경우 성인인구의 32.0%였던 유병률이 50.5%로 급증한다”며 높은 질병부담률에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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