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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혈성 뇌졸중 2차예방 위한 항혈전요법
- 한림의대 이민우 교수

기사승인 [100호] 2021.06.03  17: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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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AC·아스피린·P2Y12억제제·PDE3억제제

허혈성 뇌졸중, 즉 뇌경색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음으로써 뇌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망원인이며,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하여 개인 및 사회에 막대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뇌경색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뇌경색의 발병 원인에 따른 적절한 항혈전제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에서 뇌경색을 유발하는 기전으로는 큰동맥 죽상경화증으로 인한 뇌졸중이 33%로 가장 흔하고, 심장성 색전증 21%, 소혈관질환 20% 순이고, 이 외 기타 원인 및 원인 불명의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기전에 따른 항혈전제 선택이 2차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기전에 따른 항혈전제 치료에 대해서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심장성 색전증(심장탓뇌경색)에 의한 뇌경색의 예방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항응고제가 권고되며, 그 외 비심장탓뇌경색의 경우에는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1. 항혈소판제

뇌경색의 2차 예방에 효과가 입증돼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항혈소판제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티클로피딘, 실로스타졸, 트리플루잘 등이 있다. 비심장탓뇌경색이나 일과성뇌허헐발작이 있었던 환자에서 항혈소판제는 뇌졸중, 심근경색증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의 상대위험도를 22% 정도 낮출 수 있다. 항혈소판제제 간에 약물의 기전, 특성, 부작용의 차이가 있으므로 뇌졸중 환자에서 항혈소판제를 선택할 때는 약물의 특성 및 환자의 동반 위험요인 및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추천된다.

A. 아스피린

아스피린은 허혈성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여러 항혈소판제제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뇌졸중의 상대위험도를 15% 정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피린의 아세틸기는 혈소판 막과 결합해 cyclooxygenase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Thromboxane A2 형성을 억제한다. 국내에서는 50~300mg 사이의 아스피린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mg 이상의 용량에서는 효과는 비슷하나 출혈 경향은 용량의존성으로 증가하기에 임상현장에서는 대부분 100mg를 처방하고 있다. 이외에 ESPIRIT 연구 결과를 통해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복합체가 아스피린 단독치료와 비교하여 상대위험도를 약 20% 더 낮출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B. P2Y12억제제(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비심장탓뇌경색 환자에서 사용 가능한 P2Y12억제제는 클로피도그렐 및 티클로피딘이 있으며 이들 약제는 아스피린과 함께 일차 약제로 선택될 수 있다. 클로피도그렐과 티클로피딘은 P2Y12 수용체 억제 활성 약물로 아데노신 이포스페이트(ADP) 수용체 억제를 통해 글리코프로틴 IIb/IIIa 수용체 활성화를 억제해 혈소판 응집을 예방한다.

급성 심근경색에 자주 처방되고 있는 티카그렐러의 경우도 최근 뇌경색 예방의 일차 적응증으로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티카그렐러는 특히 클로피도그렐의 저항성이 많은 아시아인에서의 사용이 주목되지만 아직 국내 식약처에서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C. PDE3억제제(실로스타졸)

실로스타졸은 선택적으로 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III (PDE3)를 억제해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한다. PDE3억제는 ADP, 아라키돈산 등에 의해 유발되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시킬 뿐 아니라, 내피세포 기능 개선 및 혈관 확장을 유도한다. 특히 소동맥 질환의 유병율이 높고 항혈소판제 사용으로 인한 두개내 출혈의 위험이 큰 아시아인에서 실로스타졸의 사용은 이득이 있을 수 있다. 2019년 발표된 CSPS.com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실로스타졸 혹은 실로스타졸+클로피도그렐 병합요법이 아스피린 혹은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에 비해 뇌경색의 2차 예방에 효과가 좋았으며 실로스타졸 병용요법의 상대위험도는 단독요법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혈관질환에서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합요법의 뇌출혈 위험을 고려했을 때 향후 실로스타줄+아스피린 혹은 실로스타졸+클로피도그렐이 아시아인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 항혈소판제 병용요법

2013년 NEJM에 발표된 CHANCE 연구 이후 본격적으로 비심장탓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제 병용요법이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 일과성 허혈발작 및 경증 뇌졸중 환자에서 뇌경색 발병 첫 3주동안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당시 CHANCE 연구에서는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이 아스피린 단독에 비해 뇌졸중 재발의 상대위험도를 34% 낮췄으며 뇌출혈 합병증은 양 군간에 차이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2020년 NEJM에 발표된 THALES 연구에서 아스피린+티카그렐러 병용요법이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뇌졸중 재발의 상대위험도를 유의미하게 낮췄으나, 뇌출혈 또는 심각한 출혈합병증은 병용요법에서 더 많았다. 비록 임상현장에서 급성기 뇌경색 환자에게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이 많이 처방되고 있으나 2019 미국뇌졸중협회 가이드라인이나 국내 뇌졸중 진료지침에서는 NIHSS 3점 이내의 비심장탓뇌경색 환자에서만 24시간 이내에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시작하고 21일간 유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급성기 뇌경색 재발위험이 높은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로 인해 현재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의 병용요법을 언제까지 유지하는 것이 뇌경색 재발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입증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2. 비비타민경구항응고제 (NOAC)

심장탓뇌경색은 심방세동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 가능하며, 전체 뇌경색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2011년 비비타민경구항응고제(NOAC)가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아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그 이전 심장탓뇌졸중 및 전신성색전증 예방을 위해 유일하게 권고되던 항응고제인 와파린의 대체 약제로 최근 NOAC의 처방이 해가 지남에 따라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NOAC은 대표적으로 직접 트롬빈 억제제인 다비가트란과 Xa인자 억제제인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에독사반이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하다. 이중 다비가트란 150mg과 아픽사반은 와파린에 비해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의 재발을 줄이는데 우월성을 입증했고, 그 외 약물은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한 대부분의 NOAC은 두개내 출혈 및 심각한 출혈의 발생율을 낮췄다.

NOAC과 와파린을 비교한 메타분석에서는 NOAC군이 와파린군 대비 뇌졸중 또는 전신성 색전증 위험이 19% 낮았으며, 특히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51% 감소됐다. 사망률 또한 NOAC군에서 10%, 두개내출혈은 52% 감소됐으나, 위장관출혈의 위험은 25%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2차예방을 목적으로 NOAC을 1차 약물로 선호하고 있다. 4가지 NOAC 중 약제 선택은 신장기능, 복약 순응도, 동반질환,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별로 개별화된 처방을 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는 신장기능 eGFR이 30ml/min/1.73㎡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 NOAC의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으나, 최근 아픽사반 등을 사용한 연구결과에서 신기능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NOAC의 효과 및 안정성이 더 우월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환자에서 와파린(warfarin)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뇌졸중 발생 이후 항응고제의 사용시점은 아직 지속적으로 연구중이어 높은 근거를 가진 권고사항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일과성 뇌허헐 발작은 1일 후, 경증은 3일 후, 중등도는 6일후, 중증은 12일 후 사용시작하는 것이 뇌경색 이후 출혈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2019년 발표된 미국뇌졸중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구 항응고제를 뇌경색 발병 4일에서 14일 사이에 사용하는 것을 권고 하고 있다. NOAC의 첫 pivotal study들에서 주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기에 판막성 심방세동이나 기계심장판막이 있는 경우 와파린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으나 최근 관찰연구에서 NOAC이 기계심장판막이 있는 경우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증거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3. 결론

허혈성 뇌졸중은 발병 원인에 따른 표준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동반된 위험요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형 항혈전제 처방이 2차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 간 약물의 특성 및 부작용에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 상태를 고려해 항혈전제를 선택하는 것이 추천된다. 게다가 최근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제 및 항응고제 관련하여 국내 및 아시아 지역의 리얼 월드 데이터를 이용한 논문들이 출판되고 있고 후속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한 뇌졸중 2차 예방의 보다 올바른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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