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당뇨병 예방 약물치료는 시기상조?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서야”

기사승인 [101호] 2021.07.02  11:41:07

공유
default_news_ad2

-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예방에 메트포르민 권고
“당뇨병 이환시 약물갯수 多…사전예방 단독치료에 급여 바람직”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2021 당뇨병 진료지침 제7판(요약본)을 공개했다. 새 진료지침의 특징 중 하나는 제2형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메트포르민이 핵심전략으로 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학회 측은 진료지침에서 “약제치료 시 메트포르민 우선 사용하고 유지한다(일반적 권고)”며 예년과 같이 제2형당뇨병 1차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 주목해야 할 대목은 당뇨병 예방과 관련한 권고안이다. 학회는 당뇨병전단계에서 제2형당뇨병의 예방을 위한 전략으로 생활습관개선을 앞세우면서도 “30~70세의 체질량지수 23kg/m2 이상인 당뇨병전단계 대상자에게 제2형당뇨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메트포르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제한적 권고)”고 언급했다.

적용대상 환자의 특성에 구분을 두고 제한적 권고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우리나라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 전략을 권고하며 구체적인 계열명을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양의대 홍상모 교수(한양대구리병원 내분비대사내과)로부터 당뇨병전단계 환자의 당뇨병 예방에 있어 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예방 약물치료, 특히 메트포르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메트포르민이 1차치료제로 권고되는 근거는?

메트포르민은 우선 당화혈색소(A1C) 감소가 1.0~2.0% 규모로 우수한 혈당강하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약가가 저렴한 점도 메트포르민의 1차선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더욱이 메트포르민은 과거 UKPDS 연구에서 당대에 처방되던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등 다른 계열과 달리 심혈관 임상혜택이 발휘되는 것으로 관찰된 바 있다. 임상경험이나 약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제2형당뇨병 1차치료제로서 메트포르민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Q. 심혈관 혜택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비만인 제2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UKPDS 연구에서 인슐린, 설폰요소제, 메트포르민 등으로 진단 초기부터 혈당을 집중조절한 결과 메트포르민 치료군에서 심근경색증이나 사망위험이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줄었다. 10년이 넘는 장기적인 관찰에서도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사건 예방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이나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의 메트포르민 관련 내용을 보면, 체중과 관련해서는 중립적(neutral)이거나 다소간의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언급돼 있다. 콜레스테롤 개선효과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고, 혈압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이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1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심혈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었다. 여기에 혈관 내피세포기능의 개선 등 혈당조절 이외의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에 따른 잠재적 심혈관 혜택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Q. 당뇨병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평가는?

2018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공복혈당장애(IFG) 유병률은 27%에 달한다. 특히 연령에 따른 이상혈당증 유병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경우 당뇨병 유병률이 30%에 근접하고 당뇨병전단계 역시 마찬가지다.

당뇨병 진단시점의 환자는 고혈당에 장기간·지속적으로 노출돼 왔기 때문에 혈관합병증 위험증가가 이미 진행된 상태다. 즉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가 누적돼 있는 단계로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기저병태가 출발선을 떠난 시점이다.

혈관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이전인 당뇨병전단계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다 앞서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임해 당뇨병 발생 자체를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면 혈관합병증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Q. 당뇨병 예방에 약물치료를 적용하는데 대한 견해는?

당뇨병전단계의 환자들은 이미 인슐린저항성에 취약하거나 베타세포의 기능이 약해져 인슐린분비능이 저하돼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 단계의 환자들을 방치하면 1년 이내에 당뇨병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중재에 돌입해야 한다.

당뇨병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한 중재전략으로는 운동이나 식이조절 등의 생활요법이 가장 유효하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생활요법을 장기간 적용·유지해나가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효과는 좋지만 순응도가 발목을 잡는다.

이렇게 운동과 식이조절 등이 불가능한 당뇨병전단계 환자들에게는 경구 혈당강하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통해서라도 보다 앞서 혈당을 조절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예방치료에 메트포르민이 권고되는 근거는?

DPP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는 공복·식후혈당이 상승한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 3234명을 생활요법, 메트포르민,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당뇨병 예방효과를 비교·분석했다. 결과는 2.8년 관찰기간 동안 메트포르민군의 당뇨병 발생빈도가 위약군에 비해 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 생활요법군의 위약 대비 당뇨병 위험도 감소는 58%였다.

Q. 예방 약물치료에 급여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메트포르민은 약가가 저렴하다. 당뇨병전단계에서 생활요법이 힘든 환자에게 약물치료를 적용해 당뇨병의 이환을 막거나 늦출 수만 있다면, 급여를 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일단 당뇨병이 발생하면 이들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는 약물의 갯수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당뇨병의 중증도나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는 단독에서 병용으로 전환된다. 특히 당뇨병의 경우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고혈압제나 스타틴 등의 복용도 감수해야 한다.

당뇨병이 발생한 후에는 더 많은 보험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뇨병전단계에서 단독 약물치료, 즉 호미로 당뇨병 이환을 막아낼 수 있다면 차후에 가래(다중약물요법)를 써야 함으로 인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당뇨병의 종착역인 혈관합병증 위험을 봤을 때도 당뇨병전단계에서 호미로 먼저 막는 것이, 방치한 뒤 당뇨병 발생 이후 가래를 쓰는 것보다는 효율적일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