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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D에서 SSRI·SNRI 한계 극복한다

기사승인 [103호] 2021.09.06  15: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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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티옥세틴, 무쾌감증·정서적 둔마에 유의한 효과 보고
1일 20mg 용량도 효과·내약성 확인

보티옥세틴(Vortioxetine, 제품명 브린텔릭스)은 다중작용 기전을 가진 세로토닌 조절 효과를 보이는 항우울제로 분류된다. 아직 기전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로토닌(5-HT) 재흡수를 억제하고, 5-HT₃, 5-HT₁D, 5-HT7 길항 및 5-HT₁작용 효능, 5-HT1B 부분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정신약물학회와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올해 개정해 발표한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KMAP-DD)에서는 1단계 치료에서 우울삽화의 심각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1차 항우울제로 보티옥세틴을 권고하고 있고, 캐나다 기분·불안치료네트워크(CANMAT) 2016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약물로 권장하고 있다. 즉 국내외 진료지침에서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는 주요한 항우울제로 보티옥세틴을 꼽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보티옥세틴은 다양한 근거를 통해 주요우울장애(MDD) 치료에서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또는 세로토닌-노르에피네르핀 재흡수 억제제(SNRI)가 제한점을 보이는 영역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무쾌감증

보티옥세틴은 최근 발표된 분석 연구(R.S. Mclyntyre et al., Neuropsychiatric Dis Treat 2021)를 통해 주요우울장애(MDD) 환자의 무쾌감증(anhedonia)에 치료효과를 보고했다. 무쾌감증은 전반적인 관심의 소실과 기쁨 자극에 대한 반응의 부족으로 정의된다. 무쾌감증은 MDD 환자에서 75%까지 보고되고 있는데, 항우울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잔여증상 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르핀 재흡수 억제제(SNRI)의 부작용으로도 나타난다. 하지만 아직 MDD 환자의 무쾌감증 치료에 권고되는 약물은 없다.

이런 배경에서 이 분석 연구에서는 보티옥세틴의 무쾌감증 치료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군 대조 디자인으로 진행된 11개 단기간(6주 또는 8주) 연구가 포함됐으며, 보티옥세틴은 5~20mg/day 용량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단기간 무작위 활성대조 용량조절 디자인으로 진행된 보티옥세틴(10~20mg/day) vs 아고멜라틴(25~50mg/day) 보티옥세틴 비교 연구(12주)도 분석에 포함됐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베이스라인 대비 연구 종료시점의 평균 MADRS(Montgomery-Asberg Depression Rating Scale) 총 점수, MADRS 무쾌감증 척도 점수, SDS(Sheehan Disability Scale) 총 점수, SDS 사회-기능 점수 변화였다.

총 4988명의 MDD 환자들이 위약군 대조임상에서 모집됐다. 이 중 495명은 활성약물 비교 연구에서 모집됐다. 위약 대조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보티옥세틴 용량이 높을수록 MADRS 총 점수 및 무쾌감증 정도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스라인 대비 연구종료시점의 MADRS 총 점수는 보티옥세틴 5mg에서 -1.71점(p=0.006), 10mg에서 -2.49점(p<0.001), 15mg에서 -2.60점(p=0.105), 20mg에서 -3.79점(p<0.0001)의 변화를 보였다. MADRS 무쾌감증 점수도 각각 -0.97점(p=0.009), -1.37점(p<0.001), -1.68점(p=0.086), -2.24점(p<0.001)의 변화를 보였다.

SDS 총 점수 분석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보티옥세틴 5mg군에서는 -0.68점(p=0.104), 10mg군에서는 -1.49점(p<0.001), 보티옥세틴 15mg군에서는 -0.91점(p=0.452), 20mg군에서는 -1.73점(p<0.001)을 보였다. SDS 사회-기능적 평가점수도 각각 -0.26점(p=0.056), -0.53점(p<0.001), -0.21점(p=0.602), -0.68점(p=0.002)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보티옥세틴의 기능 관련 효과는 무쾌감증 치료에서 기인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보티옥세틴을 아고멜라틴과 비교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12주 시점 MADRS 총 점수는 -2.03점(p=0.005), MADRS 무쾌감증 점수는 -1.02점(p=0.027), SDS 전체 점수는 -1.75점(p=0.021), SDS 사회적 기능점수는 -0.55점(p=0.015)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른 메타분석 및 네트워크 분석에서 확인된 전반적인 우울증상 중증도 개선에 대한 효과와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정리하며 “아고멜라틴과의 비교에서 보티옥세틴(10~20mg/day)이 우위성을 보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서적 둔마

정서적 둔마(Emotional blunting)도 무쾌감증과 함께 SSRI 또는 SNRI 치료전략의 제한점으로 꼽힌다. 정서적 둔마는 감정적으로 무감동해지고 감정에 따른 반응정도가 낮아지며, 동기부여 정도가 낮아지고 냉담의 경향도 보인다. 또 창조적인 활동에 대한 영감 또는 열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직업적 기능, 사회생활, 가정생활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MDD 주요치료전략인 SSRI 또는 SNRI로 치료해도 50~60%는 정서적 둔마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일부 연구에서는 고용량의 SSRI에서 정서적 둔마 발생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가운데 보티옥세틴은 COMPLETE 연구(A Fagiolini et al., J Affect Disord. 2021)에서 정서적 둔마에 대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 연구는 SSRI나 SNRI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MDD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임상적 의미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6주 이상 SSRI나 SNRI 단독요법으로 치료받고 부분 반응을 보인 환자들을 보티옥세틴 10~20mg/day로 8주간 전환해 치료했다. 대상 환자들은 MADRS 21점 초과, 29점 미만, 주요 우울삽화가 12개월 이내로 21점 초과발생했고, 옥스퍼드 우울 설문(ODQ) 50점 이상이면서 표준 선별 설문조사를 통해 정서적 둔마가 확인된 이들이었다. 이외 평가지표로는 활성화 및 활력(MEI), 인지기능(DSST), 전반적인 일상생활 기능(SDS)을 평가했다.

8주 시점 평균 ODQ 점수 변화는 베이스라인 대비 -29.8점(p<0.0001)이었고 1주 이후 지속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였다. ODQ 세부 평가 점수도 -7.8점에서 -4.7점 사이의 변화를 보였다(p<0.0001). 

정서적 둔마는 8주 시점 선별검사에서 환자 중 50%는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MADRS 무쾌감증 점수에서도 유의한 변화가 확인됐다. 1주 시점 -2.2점, 4주 시점 -5.9점, 8주 시점 -8.9점(p<0.0001)의 변화를 보였다. MEI 척도로 평가한 결과 동기부여, 에너지에 대한 개선도 확인됐고, SDS로 평가한 기능 평가점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MADRS 점수로 평가한 결과 전반적인 우울증상도 개선됐다. 1주 시점 -3.3점, 8주 시점 -13.8점으로 변화를 보였고, 치료반응률은 61.8%, 관해율은 46.6%였다. 치료와 관련된 이상사례는 오심, 두통, 어지럼증, 구토, 설사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보티옥세틴에 대한 새로운 임상적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티옥세틴은 우울증상 완화와 함께 신체 및 인지기능도 개선시켰고, 이는 전반적인 사회 기능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티옥세틴 20mg/day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연구팀은 “유럽에서는 10mg/day로 치료를 시작해 임상적 반응에 따라서 20mg/day로 증량하거나 5mg/day로 감량하는데, 보티옥세틴 고용량은 더 높은 치료반응을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도 10mg/day로 치료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20mg/day 용량을 처방했는데 SSRI나 SNRI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MDD 환자의 우울증상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지기능 및 업무 생산성

AtWoRC 연구(P Chokka et al., CNS Spectr. 2019)에서는 보티옥세틴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와 이에 따른 직업적 생산성 개선이 확인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MDD로 진단받아 실제 임상현장에서 보티옥세틴으로 52주 이상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초치료부터 보티옥세틴으로 치료받은 환자군과 다른 항우울제에 효과가 없어서 전환받은 환자군으로 분류됐다. 1차 종료점은 12주 시점 환자가 보고한 인지기능 증상(PDQ-D-20) 변화와 직업적 생산성 소실(WLQ) 변화였다.

12주 시점 196명(초치료군 97명, 전환군 99명)이 포함된 1차 분석에서 PDQ-D-20과 WLQ 간 밀접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에서는 “보티옥세틴을 통한 인지기능 개선이 직업적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단 기호잇기검사(Digit Symbol Substitution Test, DSST)와 WLQ 점수 간 연관성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주 시점 보티옥세틴은 베이스라인 대비 인지기능 증상, 질환 중증도, 기능적 아웃컴, 업무 생산성, 장애, 객관적 인지척도에 개선효과를 보였다. PDQ-D-20 점수는 초치료군에서 -23.7점, 전환군에서 -25.5점, 우울증상을 평가한 QIDS-SR은 각각 -9.8점, -10.4점,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는 -1.2점, -1.1점, WLQ 소실률은 -6.1%, -7,1%, WPAI(Work Productivity and Activity Impairment)는 -31.3%, -34.3%, SDS는 -10.2점, -10.8점, DSST는 7.8점, 10.1점 증가 등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12주 시점 치료반응률은 초치료군 61%, 전환군 64%였고, 관해율은 각각 28%, 39%였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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