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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와 정신과적 증상

기사승인 [103호] 2021.09.06  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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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섭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세계적 유행은 2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가히 ‘COVID-19 시대’라는 단어에 익숙해질 정도로 인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COVID-19는 감염과 그 여파에 대한 불안감, 대인관계 감소와 생활 변화에 의한 우울감 등 사회문화적 영향에 의한 정신건강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 자체에 의한 신경정신계 증상 또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COVID-19 감염과 관련된 정신과적 증상과 후유증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COVID-19가 신경정신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

SARS-CoV-2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의 angiotensin converting-enzyme 2 (ACE2)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하는데, ACE2는 호흡기, 소화기, 심근 등에 존재하므로, 일반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COVID-19 환자에서는 신경정신계 증상이 흔하다. COVID-19는 전해질 불균형, 간의 염증, 신장 기능의 손상, 과도한 염증반응 등의 생물학적 요인, 그리고 고립과 같은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 신경정신계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COVID-19가 신경정신계에 영향을 주는 기전으로는 면역체계나 혈액응고를 통한 경로, 그리고 바이러스의 직접적 영향 등이 제시된다. 뇌척수액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SARS-CoV-2에 의한 염증반응은 혈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의 기능 이상을 유발하고, 그 결과 염증세포에 의한 중추신경계 조직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SARS-CoV-2는 혈관 내피에 침입해 혈전성, 염증성 반응을 촉발하여 뇌혈관질환 등 혈액응고병증에 의한 여러 기관의 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입원한 COVID-19 환자에서 가장 흔한 신경학적 소견은 뇌졸중이며, 뇌졸중에 의해 우울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중추신경계에 바이러스가 직접 침투하는 경우가 있는데, 몇몇 증례보고에서 중추신경계 내의 바이러스가 보고된 바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이토카인 폭풍도 신경정신계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감염의 중증도와 신경계의 염증성 손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지되고 있다.

COVID-19에 의한 신경정신계 증상

최근 발표된 147개의 연구를 종합한 최근의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가장 흔한 신경정신계 증상은 후각상실(43.1%), 위약감(40.0%), 피로감(37.8%), 미각장애(37.2%), 근육통(25.1%), 수면장애(23.5%), 우울증(23.0%), 두통(20.7%), 불안(15.9%) 등이며 이 외에 정신상태의 변화(8.2%), 어지러움(6.4%), 이명(3.5%), 시각 장애(3.0%), 청각장애(2.0%), 허혈성 뇌졸중(1.9%), 출혈성 뇌졸중(0.4%), 뇌전증(0.06%) 등도 보고된다. 또한 급성기 이후 추적 관찰시기에도 후각상실(11.8%) 및 미각장애(11.7%)가 지속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COVID-19 감염과 정신과적 증상

COVID-19 감염으로 인한 신경정신계의 영향과 사회적, 환경적 스트레스는 우울, 불안, 불면 등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COVID-19의 대유행과 관련되어 정신건강문제가 증가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COVID-19 환자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감염 후 1개월 시점에서 30% 이상의 환자가 우울증상을, 20-40%의 환자가 불안증상을 보고하였고, 20% 가량의 환자는 강박증상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대상자, 조사 방법, 조사 시기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입원 당시 36%의 환자가 불안증상을, 29%의 환자가 우울증상을 보고했고 약 2주가 경과한 후에는 불안증상은 9%, 우울증상은 20%로 감소했다고 보고 한 바 있다. 그러나 2주 경과 시점에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25%의 환자에서 새롭게 보고됐다.

이러한 증상뿐만 아니라, 실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와 같은 질환도 증가하는데, 한 연구에서는 불안장애는 12.8%, 우울장애는 9.9%의 환자에서 새롭게 발생하거나 재발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여성, 가족 중 환자가 발생한 경우, 감염 후 신체적 불편감이 나타났거나 심한 감염의 경우, 염증 표지자의 상승, 과거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경우 등에서 더욱 빈번했다.

COVID-19 확진에 의해 자살사고가 증가함 또한 알려졌는데, 감염 후 1개월 이내에 3.5%의 환자가 자살사고를 보고하였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 COVID-19로 입원 치료 중 혹은 입원 전에 자살 시도를 한 많은 증례들이 있다.

과거 SARS나 MERS의 유행 이후, 생존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의 위험성 또한 크게 증가했는데, 퇴원 후 6개월 시점에서 거의 40%에 달하는 유병률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COVID-19 생존자들에서도 최소한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PTSD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지금까지 외국의 연구들에서는 COVID-19 환자의 PTSD 유병률을 20~30%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국내의 연구에서도 퇴원 후 2.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COVID-19 환자 중 20.3%가 PTSD 진단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TSD 증상은 젊은 나이, 여성, ICU 치료가 필요했던 경우, 정신과적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 더욱 빈번하였다. 그리고 비만, 당뇨병, 대사성 증후군, 심혈관계 질환,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질환은 COVID-19의 위험인자인 동시에 PTSD의 위험인자로도 작용한다.

이 외에도 사회적 고립, 감염에 대한 두려움, 가까운 사람의 상실, 개인적 자유의 제한, 소득의 감소와 고용 불안 등 또한 개인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소아 청소년의 경우 정상적인 학업과 교우관계의 단절 또한 향후 정신건강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들은 알코올이나 물질 남용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또한 여러 연구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COVID-19와 관련된 정신과적 증상을 분명히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결과들은 정신건강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증가되거나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포스트 COVID-19 시대’에 나타날 수 있는 정신적 후유증에 대해 제도적, 의학적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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