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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집중 혈당조절 ‘Legacy Effect’의 산증인

기사승인 [106호] 2021.12.03  15: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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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대 최성희 교수
설폰요소제로 A1C 6.5% 미만조절, 혈관합병증 장기적으로 예방    

지난 2001년 대규모 당뇨병 환자모집을 시작으로 첫걸음을 뗀 ADVANCE 연구는 2007·2008년에 4~5년 추적관찰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2014년 공개된 ADVANCE-ON 연구까지 5년을 더하면서 올해로 20주년의 역사를 맞았다. 연구는 첫삽을 뜰 당시에는 전례가 없었을 만큼 대규모의 당뇨병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2×2 디자인 방식에 따라 혈당조절과 혈압조절의 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혜택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학계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혈당조절 연구에서는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혈당조절(intensive glucose lowering)을 통해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인 혈관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고했다. 여기에 당뇨병성 미세혈관합병증인 신장병증(nephropathy)의 상대위험도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 연구에 사용됐던 계열 혈당강하제의 신장보호효과가 주목을 받았다. 

또 조기에 이뤄진 집중 혈당조절의 신장질환 위험감소 혜택이 10년에 걸친 장기간의 관찰에서까지 힘을 발휘하고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중 혈당조절의 혈관합병증 혜택에 있어 레거시효과(legacy effects)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의대 최성희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ADVANCE 연구와 관련해 “설폰요소제를 기반으로 하는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의 엄격하고 철저한 혈당조절을 통해 혈관합병증과 신장질환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교수로부터 ADVANCE·ADVANCE-ON 연구의 20년 역사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ADVANCE 연구가 태동한 배경은?

ADVANCE 연구가 기획된 것은 2001년 정도였다. 이에 앞서 당뇨병 신환(新患)을 대상으로 철저한 혈당조절이 미세혈관합병증 발생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던 상황이고, 엄격한 혈당조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던 때였다.

ADVANCE 연구에서는 혈당조절을 철저하게 한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으로 설정했다. 6.5% 미만으로 혈당조절 목표치를 설정한 것은 기존의 당뇨병 연구수준과 비교하면 매우 적극적이고 엄격한 조절을 요구한 것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환자군인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여기에 대규모 당뇨병 환자그룹을 혈당조절과 혈압조절군으로 양분해 2×2 방식의 연구를 수행한 점도 당시로서는 이색적이었다. 혈당조절 연구의 경우는 설폰요소제 글리클라지드 엠알(MR, modified release)을 기반으로 한 집중 혈당조절군과 기존의 표준조절군을 비교했다.

Q. 연구시작 당시 설폰요소제에 대한 평가는?

당시만 해도 혈당강하제 치료는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가 주를 이뤘다. 철저한 혈당조절을 위해서라면 설폰요소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글리클라지드 엠알은 설폰요소제 계열의 다른 약물에 비해 저혈당증 위험이 적고, 혈당조절 지속력이 긴 편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설폰요소제로 인식돼 있었다.

Q. 임상현장에서 주목해야 할 연구결과는?

미세혈관합병증은 5.5년의 추적기간 동안 14% 이상 좋아졌고, 대혈관합병증까지 합쳐서 결과를 봐도 10% 정도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다만 대혈관합병증 단독만으로는 유의한 결과를 보지는 못했다.

설폰요소제의 경우는 저혈당증이 문제로 지적된다. ADVANCE 연구에서도 A1C 6.5% 미만으로 조절하다보니 저혈당증이 발생했으나, 글리클라지드 엠알을 사용하지 않았던 그룹에 비해 미미한 정도의 증가만을 보였다. 따라서 심각한 저혈당증만 유발하지 않는다면 설폰요소제를 포함한 철저한 혈당강하 치료가 혈관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 할 수 있겠다.

Q.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질환이 갖는 의미는?

신장질환은 대부분 단백뇨 증가, 사구체여과율의 감소, 투석 등을 종료점(end points)으로 평가한다. 사구체라는 곳이 워낙 미세혈관이 뭉쳐 있는 조직이라, 철저한 혈당조절이 이러한 미세혈관합병증을 개선했다는 연구결과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질환이 있다는 것은 이미 표적장기손상(target organ damage)이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심혈관질환 이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며 혈액 및 복막투석과 같은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철저한 혈당조절을 통해 신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ADVANCE-ON 연구도 진행됐는데?

ADVANCE-ON 연구야말로 철저한 혈당조절 및 혈압조절이 가지고 있는 레거시효과(legacy effect)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5.5년의 연구기간이 지나고 10년 후까지 환자들의 결과를 보았다.

이 확대관찰에서는 혈당이 6.5% 미만까지 떨어졌던 환자군도 표준조절군(standard care arm)과 비슷하게 다시 7.3% 이상으로 올랐다. 그런데 최종결과는 처음에 혈당조절이 잘 됐던 환자군에서 말기신장질환(ESRD) 상대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46%(hazard ratio 0.54, P=0.007)까지 감소하며 우위성(superiority)을 그대로 유지했다.

Q. ADVANCE·ADVANCE-ON 연구가 임상현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설폰요소제를 사용해 심각한 저혈당증을 피하고, 철저하게 정상수치에 가깝도록 혈당을 조절했을 때 충분히 당뇨병 미세혈관합병증 및 신장질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혈당과 혈압을 함께 조절했을 때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까지도 유의하게 줄일 수 있었던 만큼, 조기에 혈당·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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