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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vs 클로피도그렐 血戰의 최종 승자는?

기사승인 [106호] 2021.12.03  16: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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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피도그렐, HOST-EXAM서 아스피린과 血鬪 승수 늘려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에서 1년 안팎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후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장기간의 유지요법과 관련해 항혈소판제 단독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1 대 1 비교·검증한 결과가 전세계 학계에 발표됐다. 단독제 선택에 있어 불문율과도 같았던 아스피린이 클로피도그렐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함에  따라 명확하고 충분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DAPT 후 장기 유지요법에 관행적으로 선택돼 오던 아스피린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혈전사건과 출혈위험 등에서 유의한 상대위험도 감소혜택을 보여준 클로피도그렐은 DAPT 시작부터 이후 장기 유지요법까지 영구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써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韓 대규모 항혈소판제 RCT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는 지난 5월 개최된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주무대 격인 ‘Late-Breaking Clinical Trials, LBCT’ 세션에서 HOST-EXAM(Harmonizing Optimal Strategy for Treatment of coronary artery stenosis - EXtended Antiplatelet Monotherapy)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의 △항혈소판제 단독요법 비교결과라는 점에서 발표와 동시에 전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3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5000명이 넘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환자를 모집해 DAPT 후 영구적으로 전환하는 항혈소판제 단독요법(아스피린 vs 클로피도그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1 대 1 방식으로 비교·검증했다.

이중항혈소판요법

HOST-EXAM 연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으로 불리는 DAPT(Dual AntiPlatelet Therapy) 전략이다. 아스피린과 P2Y12억제제의 병용으로 대변되는 DAPT는 PCI 시술 후 스텐트혈전증과 같은 혈전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중작용기전의 강력한 혈소판 응집억제에 따른 출혈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학계에서는 DAPT 적용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PCI 시술 후 12개월가량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표준으로 DAPT 전략을 적용하고, 이후부터는 두 항혈소판제 중 하나를 선택해 단독요법으로 전환한다.

관행적 선택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DAPT 후 단독 항혈소판요법에 관행적으로 아스피린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이 수 십년 전 심혈관질환 2차예방 효과를 검증한 임상연구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 HOST-EXAM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근의 임상시험에서는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가 불분명했고 출혈위험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P2Y12억제제 클로피도그렐 등이 대체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

P2Y12억제제의 부각

심장학계에서는 DAPT 후 단독요법에 아스피린을 선택해 왔던 것은 불충분한 근거에 기반한 관행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명확하고 결론적인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영구적 단독 항혈소판요법 선택이 진행돼 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HOST-EXAM 연구팀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DAPT 후 단독요법 전환, 즉 장기 유지요법에 어떤 항혈소판제를 택하는 것이 유효하고 안전한지를 검증하고자 했다. 이 같은 목적의 몇몇 연구들이 있었지만 모두 등록·관찰연구의 성격이었고 RCT를 통해 PCI 시술환자만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단독요법 혜택을 1 대 1 비교한 것은 HOST-EXAM 연구가 처음이다.

유효성·안전성 승자

연구는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약물용출스텐트(DES) 삽입시술을 받은 후 혈전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진행한 20세 이상 환자 총 5530명을 대상으로 했다. DAPT 기간 중 허혈 또는 주요출혈 합병증이 있었던 환자를 제외한 5438명이 클로피도그렐 75mg 단독요법군(2710명) 또는 아스피린 100mg 단독요법군(2728명)에 무작위 배정돼 24개월 동안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1차종료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재입원, 출혈(BARC type 3 이상)의 복합빈도를 평가했다.

2년간의 치료·관찰 결과, 1차종료점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5.7%(152명), 아스피린군 7.7%(207명)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아스피린군 대비 27% 유의하게 낮았다(HR 0.73, P=0.003). 2차종료점으로 평가했던 혈전사건(심혈관질환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재입원, 스텐트혈전증) 복합빈도 역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32% 낮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3.7% 대 5.5%, HR 0.68, P=0.003).

또한, 모든 출혈만 따로 보았을 때도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30% 유의하게 낮았다(HR  0.70, P=0.036). 혈전사건과 출혈위험 모두에서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과의 혈전(血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HOST-EXAM 연구를 두고 심장학계 전문가들은 심혈관사건 또는 PCI 후 영구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항혈소판제 단독요법의 향배가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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