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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의료 가이드라인 만성질환 고강도 치료 수용할까?

기사승인 [111호] 2022.05.03  15: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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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 기조
 초고위험군 LDL-C 목표치 55mg/dL 미만도 수용할지 초미 관심사

국민보건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의 폐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불리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의 심각성이 더하다. 이들 만성질환은 유병률·고령환자·예방 등의 측면에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먼저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혈압 유병률은 2019년 기준 27.2%에 달한다. 65세 이상에서는 고혈압 추정 유병자가 약 495만명으로, 이 연령대부터는 2명 중 1명 꼴로 고혈압을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 주의혈압(120~129/80mmHg 미만)과 고혈압전단계(130~139/80~89mmHg)를 합한 병태는 남성 35%와 여성 23%로 평균 26%를 치닫고 있다(이상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1, 대한고혈압학회 2018 고혈압 진료지침).

당뇨병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2018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3.8%로 최근까지 완만하지만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편 70세 이상 연령대의 유병률은 남성 28.8%·여성 29.4%로 젊은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한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IFG) 유병률은 30세 이상에서 26.9%, 65세 이상에서 29.6%로, 이들로부터 당뇨병 이환을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다(이상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

이상지질혈증은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 20세 이상 성인인구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38.4%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60~69세 연령대의 유병률은 남 54.1%·여 55.4%로 2명 중 1명 꼴이다(이상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0).

1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만성질환과 관련해 고령층과 전단계 환자그룹의 유병률을 살펴보면, 향후 이들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이는 이웃이나 주변에서 만성질환 환자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1차의료기관 임상의들이 만성질환 환자들을 대면진료할 수 있는 기회도 점차 늘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을 중심으로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도가 늘 의료계의 핫이슈로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의료·의학계에서는 1차의료의를 대상으로 만성질환의 예방·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을 보급하고 있다.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은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각각의 분야에서 ‘1차의료용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을 만들어 발표한 바 있다. 1차의료기관에서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개원의들이 진료 시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 또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한고혈압학회, 대한당뇨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이 1차의료용 진료지침의 개발과 관련해 주관 또는 참여했기 때문에 각 학회의 가이드라인과 큰 차이는 없으나, 전략적 강도(strength) 면에서는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고혈압

먼저 국내외 주요 심혈관질환 관련 학회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혈압조절 목표치가 어떻게 설정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혈압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견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목표혈압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혈압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일수록 강력한 혈압조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고, 130/80mmHg 미만까지 제시된 것이 현재의 흐름이다.

고혈압 환자의 강압치료가 심뇌혈관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명백해지면서, 또 수축기혈압 1~2mmHg의 차이로도 심혈관질환 예방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 시사되면서 혈압은 안전선(심혈관질환 위험이 가장 낮은 정상혈압)까지 최대한 낮춰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Lower is better!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혈압강하를 최대한 이뤄내자”, 즉 “The lower, the better” 개념이 패러다임을 지배했다. 메타분석에서 수축기혈압 115mmHg를 초과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하는 것이 관찰됨에 따라(Lancet 2002),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 임상혜택이 확인된 140mmHg을 상한선으로 두고 정상혈압(120/80mmHg)에 가깝게 최대한 강압하는 것이 1차목표였다.

이에 근거해 당시의 고혈압 가이드라인 대부분은 환자 전반에 140/90mmHg 미만의 목표치를 적용하면서도, 당뇨병·신장질환·심혈관질환 병력자들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보다 적극적인 혈압강하를 주문했다. 2003년 미국의 JNC 7차 가이드라인, 2003·2007년 유럽심장학회(ESC)·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 2004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등 대부분의 임상 가이드라인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을 목표로 혈압을 조절한다”는 전략을 수용했다.

Not always better?

그런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게 엄격한 혈압조절을 요구하던 패러다임은 ‘J-curve Hypothesis(J-곡선 가설)’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 J-curve는 “수축기, 특히 이완기혈압을 정상치 미만으로까지 과도하게 낮추면 어느 시점부터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가설로, 공격적인 혈압조절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ESC의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부터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40/80mmHg 미만으로 조정·권고하기 시작했다. ESC와 ESH는 2013년 고혈압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경증~중증에 이르는 전반적인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 목표치를 140/90mmHg 미만으로 통일시켜 적용했다.

특히 당뇨병·심혈관질환·신장질환 환자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30mmHg에서 140mmHg 미만으로 완화해 권고했다. 연이어 2013년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JNC 8차 보고서), 2014년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 2013년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진료지침 모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혈압조절과 관련해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조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목표혈압 복고열풍

한편 SPRINT 연구의 등장으로 혈압치료의 패러다임이 다시 복고열풍을 타기 시작했다. SPRINT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조절 그룹과 140mmHg 미만 그룹을 비교한 결과, 심혈관사건 복합빈도가 연간 1.65% 대 2.19%로 집중조절군의 상대위험도가 25%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에 근거해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2017년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고혈압 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하면서, 동시에 혈압을 130/80mmHg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18년 새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고혈압 진단은 전통적인 기준을 고수한 반면, 치료에 있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학회 측은 단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면서도 환자(특성)에 따라 더 낮은 수위까지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통상 140/90mmHg 미만조절 권고는 수축기혈압을 130~139mmHg 범위에서 혈압을 유지해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해 140/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더라도 130/80mmHg까지 혈압을 최대한 낮추도록 권고했다”며 보다 낮은 구체적인 강압수치를 적시했다.

한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혈압 환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적극적인 혈압조절을 권장했다. 단순 고혈압 환자에게는 140/9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한 반면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에게 140/85mmHg(심혈관질환 無) 또는 130/80mmHg(심혈관질환 有) 미만조절을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병력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을, 알부민뇨가 동반된 만성 신장질환 환자도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도록 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는 기존 수축기혈압을 140~150mmHg로 조절하도록 했던 것을 140mmHg 미만으로 권고한 것도 보다 적극적인 혈압조절의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1차의료용 진료지침은?

종합해 보면, 2018년까지 목표혈압의 기조가 보다 강력한 혈압조절에 무게를 실고 있다는 것이 최종적인 결론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 2018년에는 국내에서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하나 더 발표됐다.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이 선보인 것으로, ‘1차의료용 근거기반 고혈압 임상진료지침’이라는 풀네임을 달아 1차의료기관 임상의를 주독자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목표혈압 대목을 보면 대한고혈압학회 권고안과 매우 미세한 차이가 관찰된다. 일반적인 치료목표를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한 것은 고혈압학회와 일치한다. 여기에 “심혈관질환의 기왕력이 있는 50세 이상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140mmHg보다 낮게 철저히 조절할 것을 고려한다”고 권고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이 대목, 즉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에서 130/80mmHg 미만의 강력한 혈압조절을 명시하고 있다. 1차의료용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에서는 “철저히”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140mmHg보다 낮게”라는 다소 모호한 경계치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

특히 1차의료용 가이드라인에서는 J-curve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완기혈압이 70mmHg 미만으로 내려가는 것은 심혈관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70mmHg 이하로)내려가지 않도록 고려할 수 있다”며 너무 낮은 이완기혈압 조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 역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통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현재의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은 전례 없이 강력한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가 계속 낙하하고 있는 것.

심장학계와 내분비학계는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놓고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을 지지하며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른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ESC와 유럽동맥경화학회(EAS)는 ‘2019년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자에 해당하는 초고위험군의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의 50% 이상, 그리고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2016년 유럽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초고위험군에게 70mg/dL 미만조절을 권고했던 것과는 다르다.

Wind of change

반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18년 치료지침에서 “기존에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는 2차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70mg/dL 미만 혹은(or)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유지했으며, ‘50% 이상 감소’를 선택사항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변화의 바람이 관찰됐다. 70mg/dL 미만 목표치에 조정이 가해질 수 있음이 시사된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달 개최된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을 선공개하며 관상동맥질환, 표적장기손상이나 3개 이상의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료지침 제5판은 올해 상반기에 최종 공개될 예정인데, 이 최종본에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가 55mg/dL 미만으로 명기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1차의료용 진료지침은?

지난 2018년에는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의 ‘1차의료용 근거기반 이상지질혈증 임상진료지침’도 선을 보였다. 이 지침에는 예년과 같이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이 가장 강력한 목표치로 자리하고 있다. 먼저 가이드라인에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초고위험군에서 “최대내약용량의 약물치료에도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다른 선택도 제시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새 가이드라인에서 55mg/dL라는 새로운 목표치가 결정됐을 때 1차의료용 진료지침에서 이를 수용할 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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