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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C 상승세 산불로 번지기 전 제압해야

기사승인 [112호] 2022.06.03  1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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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생활 서구화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상승세

현재의 이상지질혈증은 경계치 이상 높은 LDL콜레스테롤(LDL-C)을 나타내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높은 중성지방(TG)의 고중성지방혈증, 그리고 낮은 HDL콜레스테롤(HDL-C)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가운데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 가운데서는 명실공히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패턴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는 지적과 정확히 일치되는 보고가 있어 주목된다. 과거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은 고중성지방혈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이상지질혈증의 판세가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대표적인 위험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서 이상지질혈증의 역할은 INTERHEART 연구를 통해 명확히 증명돼 있다. 총 52개국 3만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심근경색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력을 조사한 대규모 사례-대조연구(case-control study)다.

INTERHEART 연구에서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등이 심근경색증 발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결과는 여타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 △지질이상을 나타내는 높은 ApoB/ApoA1 비율(odds ratio 3.25, CI 2.81-3.76) △흡연(2.87, 2.58-3.19) △사회·심리적 요인(2.67, 2.21-3.22) △당뇨병(2.37, 2.07-2.71) △고혈압(1.91, 1.74-2.10) △복부비만(1.62, 1.45-1.80) 순으로 급성 심근경색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poB/ApoA1 비율은 체내 콜레스테롤의 비정상 정도를 나타내는데, 비율이 증가할수록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의 비정상 수준도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INTERHEART 연구에서 ApoB/ApoA1 비율의 심근경색증 위험비(odds ratio)가 3.25로 다른 위험인자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이는 ApoB/ApoA1 비율이 높은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심근경색증 발생위험이 3.25배 높다는 의미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서 이상지질혈증의 심각성을 일견할 수 있다. Korean Heart Study(KHS)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심혈관질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는 남성에서 고혈압·흡연·이상지질혈증 순이었다. 여성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혈당·흡연 순으로 영향력이 컸다. 이상지질혈증과 관련해서는 총콜레스테롤 200mg/dL 이상일 경우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증가하며, HDL콜레스테롤(HDL-C)이 높을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LDL콜레스테롤혈증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치료지침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목표는 LDL콜레스테롤의 조절로 제시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심혈관질환을 정조준하고 있는데,  LDL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해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이환 또는 사망위험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20년 20세 이상 성인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및 관리현황을 총망라한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을 발표했다. 팩트시트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진단 및 치료실태를 분석한 것으로, 지난 2018년에 발표한 2016년 기준 자료에 2017~2018년의 최신 데이터가 추가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집계된 이상지질혈증 통계 중 처음으로 20대 인구자료를 포함시켜, 젊은 연령대의 만성질환 현황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학회의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는 지금까지 2015·2018·2020년판이 발간됐는데, 이를 통해 2013(30세 이상 성인인구)·2016(30세 이상 성인인구)·2018년(20세 이상 성인인구)의 현황과 실태를 들여다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콜레스테롤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점진적인 증가세가 관찰됐다. 먼저 2015년판 팩트시트에서 2013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5.5%·18.6%·28.4%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높은 LDL콜레스테롤 병태에 비해 중성지방이 높고 HDL콜레스테롤은 낮은 아시아 지역·인종의 전형적인 유병패턴이 그대로 관찰된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 유병특성은 2018년 보고서에서 사뭇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서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2016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인구)은 17.6%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20년 보고서에서 다시 한 번 상승곡선을 그린다.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20’에서 2018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인구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9.2%에 달했다.

20세 이상 성인인구를 포함시킨 결과라 해도 전체 성인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최근까지 세 건에 걸친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를 종합해 보면, 작금의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은 서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졌던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고LDL·고중성지방(TG)·저HDL의 병태 중 어느 하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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