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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비만 환자, 식욕 억제만으로는 불충분”

기사승인 [113호] 2022.07.04  15: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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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의대 홍준화 교수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의 베타 엔돌핀 억제 효과로 추가 식사 욕구도 줄여야
당뇨병 유병기간 장기화 예방 위한 20~30대 비만 환자 관리 필요

국내에서 적극적인 비만 관리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비만이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라는 점이 명확한 가운데 국내 비만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비만학회의 ‘2021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인구의 비만 유병률은 36.3%(남성 46.2%, 여성 27.3%)로 나타났고, 체질량지수(BMI) 35kg/㎡ 이상의 비만 3단계는 2009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을지의대 홍준화 교수(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는 20~30대 젊은 성인에서 비만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당뇨병을 시작으로 대사증후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의 발생시기가 빨라져 유병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홍 교수에게 국내 비만의 유병현황과 다양한 비만 치료전략 중 식욕을 억제하는 치료전략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서양인과 아시아인의 비만 기준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 비만 진단 기준은 어떻게 정리돼 있는가?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정상 수준과 비만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BMI 18.5~22.9kg/㎡는 정상수준, 23.0~24.9kg/㎡는 과체중, 25.0~29.9kg/㎡는 비만 1단계, 30.0~34.9kg/㎡는 비만 2단계, 35kg/㎡ 이상은 비만 3단계로 정리하고 있다.

서양인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낮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고,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보면 진단 기준에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시아인의 비만 진단 및 분류기준을 하향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아시아인에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만 유병률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만성질환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Q. 국내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2021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비만유병률은 남녀 모두 증가하고 있고, 연령별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팬데믹 1년차 자료가 반영된 202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최근의 비만도는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41.8%에서 48%로, 여성은 25%에서 27.7%로 증가해 남성은 2명 중 1명, 여성은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비만 유병률 증가 원인에 대해 대한비만학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운동 및 야외활동 감소, 건강하지 못한 식단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확인됐다.

Q. 역학 자료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 있다면?

20~30대의 젊은 성인과 10대의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눈여겨 볼 부분은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40세 이전의 당뇨병 발생률은 약 20%로 보고되고 있고, 이 중 20~30대에서 당뇨병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연령대에서의 비만과 당뇨병의 유병률 증가는 당뇨병 유병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당뇨병 합병증, 고혈압·이상지질혈증·대사증후군 등 동반질환 위험의 증가, 사회보건적 부담의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성인병’으로 통칭되는 질환들이 청년층에서 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인데, 이런 경향은 소아 시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10대 연령층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

Q. 비만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약물들 중 날트렉손/부프로피온(제품명 콘트라브)의 역할을 정리한다면?

다양한 비만 치료약물들이 있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장기간 사용을 인증받은 약물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장기적으로 사용가능한 비만 치료전략이라는 점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기전적으로도 강점이 있다. 큰 틀에서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이지만, 이와 함께 다른 중추신경계 약물과 다르게 베타 엔돌핀(β-endorphin) 작용을 억제해 주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베타 엔돌핀은 식사 후 생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분비가 증가되고 이는 추가적인 식사를 조장하게 된다. 게다가 젊은 연령층에서는 식사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비율이 높다. 매운 음식 등의 식사를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연구들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식사로 인한 베타 엔돌핀에 중독돼 있거나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는 쪽으로 봐야한다.

이런 식생활의 특성이 있는 비만 환자에게는 식욕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베타 엔돌핀 의존도도 함께 낮출 수 있는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게다가 날트렉손은 알코올 중독치료제로 부프로피온은 금연에 대한 보조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가적인 강점이 있다. 금연을 시도하는 비만 환자 중 금연 후 식사량과 체중 증가를 호소해 금연에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환자에서는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비만 치료와 함께 금연 관련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

Q. 2형당뇨병 치료전략과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병용전략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는가?

비만을 동반한 2형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량 했을 때 혈당조절폭은 더 커지고, 5~7%의 체중감량 시 당화혈색소(A1C)를 0.5% 정도 줄여줄 수 있다. 이는 당뇨병 치료약물 한 개에 준하는 효과로, 체중 감량을 통해 당뇨병 치료에 필요한 약물개수의 감소 및 안정된 혈당조절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SGLT-2억제제나 GLP-1수용체작용제와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을 병용했을 경우 체중감소 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은 유지된다는 근거들도 쌓이고 있다.

추가적으로 국내 2형당뇨병 치료에서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인 DPP-4억제제의 사용률이 높은데 2020년 발표된 3상임상에서는(Diabetes. 2020) 비만과 2형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을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인 DPP-4억제제나 GLP-1수용체작용제와 병용했을 때 비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과 병용했을 때보다 1년 시점 평균 체중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4.6±0.21% vs -1.1± 0.15%).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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