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A, GLP-1RA와 SGLT-2i 적응증 명시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22년 새롭게 업데이트된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통해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DA는 새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위험관리’ 제목의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ADA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을 권고할 수 있었던 것은 혈당강하제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심혈관질환 아웃컴 임상연구(cardiovascular outcome trials, CVOT)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ADA는 2022년판 가이드라인에서 여러 CVOT를 근거로 삼아 혈당강하제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 사례들을 소개했다. |
심혈관질환 예방
고혈당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이자 치료타깃이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혈당조절을 통한 대혈관합병증 예방은 결론이 어려웠다. 혈당강하제의 혈당강하 효과는 담보돼 있었지만, 혈당이라는 지표(marker)의 개선이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뇌졸중·심혈관 원인 사망)이라는 궁극적인 임상결과(clinical outcomes)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었던 것.
혈당강하제를 통한 혈당조절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담보한다는 공식이 성립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집중 혈당조절의 임상혜택을 입증한 UKPDS 연구를 통해 2형당뇨병 환자의 대혈관합병증 위험감소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ACCORD 연구 등을 거치면서 적극 혈당조절을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의 도전은 위기를 맞았다.
심지어 티아졸리딘디온계 로시글리타존 파동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에 기여해야 할 혈당강하제들이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위치에까지 놓였다. 하지만 SGLT-2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을 검증한 EMPA-REG OUTCOME 연구를 시작으로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정설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ADA 가이드라인
ADA는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섹션에서 각 계열 약제의 특성을 ‘표’로 만들어 제시하고 있는데, 이 안에 심혈관질환은 물론 심부전·신장질환에 대한 각 계열의 혜택 여부와 정도가 언급돼 있다.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도 약제를 선택할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는데, 메트포르민(MET)·설폰요소제(SU)·티아졸리딘디온계(TZD)·DPP-4억제제(DPP-4i)·SGLT-2억제제(SGLT-2i), GLP-1수용체작용제(GLP-1RA), 인슐린 등 각 계열 혈당강하제의 특성을 업데이트해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약제특성
ADA는 혈당강하제 선택과 관련해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 동반이환에 미치는 영향 △효능 △저혈당증 위험 △체중 변화 △비용 △부작용 위험 △환자 선호도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ADA는 가이드라인에서 약제선택 시 고려해야 할 기준과 관련해 각각의 계열 혈당강하제들이 어떤 특성을 발휘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해 반영했다. 현재 주된 처방선택을 받고 있는 계열 혈당강하제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개한 것이다.
ASCVD
특히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혈당강하제의 대혈관합병증 및 미세혈관합병증(혈관합병증) 관련 약제특성이 업데이트됐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심부전(HF)·만성신장질환(CKD) 약제특성 부문이 개정된 것이다.
ASCVD, 즉 대혈관합병증 예방효과도 다시 업데이트됐다. ASCVD에 이어 심부전 및 신장질환 혜택과 관련해서도 업데이트된 내용들이 반영됐다. SGLT-2억제제 중에서는 카나글리플로진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혈관질환 혜택 관련 적응증을 승인받았다는 내용이 새롭게 언급됐다. 엠파글리플로진 역시 예년과 같이 심혈관질환 적응증 승인 약제로 자리를 지켰다. 이는 각각 EMPA-REG OUTCOME과 CANVAS 연구에 근거한 결정이다.
HF
특히 지난해 업데이트에서는 SGLT-2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이 FDA로부터 심부전 적응증을 승인받은 내용이 수록됐는데, 올해는 엠파글리플로진도 심부전 적응증 승인된 약제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심부전 혜택과 관련한 SGLT-2억제제 목록에 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에 이어 에르투글리플로진(ertugliflozin)이 처음으로 언급된 점도 새로운 변화다.
특히 엠파글리플로진은 현재까지 EMPEROR-Reduced, EMPEROR-Preserved 연구 등에서 박출량 보전 심부전(HFpEF)과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 모두에서 우수한 개선혜택을 보이며 심부전 치료영역을 개척하고 있어 주목된다.
CKD
신장질환과 관련해서는 이전 가이드라인에서 SGLT-2억제제 카나글리플로진이 CKD 적응증을 허가받은 소식에 이어 올해는 다파글리플로진의 CKD 적응증 승인 소식도 추가됐다. GLP-1RA와 관련해서는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CVOT)에서 신장질환 종료점 혜택이 우수했던 약제로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피하주사제), 둘라글루타이드 등이 자리를 지켰다.
GLP-1RA & SGLT-2i
ADA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GLP-1수용체작용제와 SGLT-2억제제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인정하며,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에게 두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우선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더 나아가 두 계열 약물의 심부전과 신장질환 관련 임상혜택에 대한 CVOT를 근거로 심혈관질환에서 심부전·신장질환 영역으로까지 치료를 확대해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ADA는 “ASCVD 또는 신장질환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가 권고된다”고 밝혔다. 또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 SGLT-2억제제의 사용을 권고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