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 환자가 하루 중 언제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제시됐다. TIME연구에 따르면, 항고혈압제를 아침에 복용한 환자그룹과 저녁에 투약한 군 간에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의 차이가 없었다. 항고혈압제 복용시간이 심혈관 임상결과(outcome)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하루 중 항고혈압제 복약시간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가운데 이번 연구는 특정 시간보다는 규칙적인 복용이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발표됐다. |
항고혈압제 ‘저녁’에 먹어야?
항고혈압제 복용시간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이유는 야간혈압이 주간혈압보다 심혈관질환 예측에 유용하고, 항고혈압제 복용시간에 따라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연구들 때문이다. 2019년 발표된 하이지아 시간요법(The Hygia Chronotherapy) 연구에서는 아침보다 저녁에 항고혈압제를 먹었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크다고 결론 내렸다(Eur Heart J 2020).
하지만 학계에서는 환자군 모집기준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에 따라 연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의문을 제기해 왔다. 호주 커틴대학 Chau L B Ho 교수팀은 연구의 방법론과 유효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아침 또는 저녁에 항고혈압제를 복용했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비교한 무작위·대조군 연구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J Hum Hypertens 2021).
아침·저녁, 심혈관사건 위험 비슷
이에 TIME으로 명명된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진행됐는데, 항고혈압제를 아침보다 저녁에 먹으면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조사하고자 했다. 영국 1·2차의료기관에서 최소 한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면서 유효한 이메일 주소가 있는 성인 2만 1104명이 지역사회 광고를 통해 모집됐다. 이들은 TIME 웹사이트 가입 후 임상시험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항고혈압제 복약시간에 따라 아침군(1만 601명)과 저녁군(1만 503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65세였고 남성이 58%를 차지했으며 98%가 백인이었다.
1차종료점은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혈관 원인 사망(vascular death)으로 정의해 평가했다. 입원 및 사망 정보는 참가자 이메일을 통해 확인하거나 의료진 및 영국건강보험공단 병원 데이터베이스, 사망 기록 등에 근거해 수집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5.2년이었고 일부 환자는 9년 이상 진행됐다.
1차종료점 발생률은 아침군 3.7%(100인년당 0.72건, 390명), 저녁군 3.4%(100인년당 0.69건, 362명)로 조사됐다. 두 군 간에 보정하지 않은 1차종료점 발생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95, P=0.53). 비치명적 뇌졸중,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사망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한 상대위험도 역시 항고혈압제 복용시간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던디대학 Thomas MacDonald 교수는 “심혈관사건 예방을 위해 항고혈압제를 저녁에 먹는 것은 아침에 복용하는 것과 비교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면서 “이번 결과에 따라 고혈압 환자는 하루 중 가장 편하고 이상반응 관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에 규칙적으로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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