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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서 스타틴의 LDL-C 강하효과

기사승인 [117호] 2022.11.16  1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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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양 모두 1차치료제로 굳건…심혈관질환 1·2예방 근거 탄탄

최근 공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요약본에서는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 목표치에 이어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약물치료 알고리듬이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있어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스타틴 단독과 스타틴·비스타틴계 병용 중 어떤 전략을 선택할 지에 대한 로드맵이 담겨 있다. 이번 지침의 알고리듬에서도 역시 스타틴이 1차치료제로 명시됐다. 스타틴의 선택전략과 심혈관질환 예방혜택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인에서 스타틴 반응률

이번 지침에서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한국인에서 스타틴의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에 대한 내용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서양인 대비 스타틴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돼 왔다. 이번 지침에서는 한국인 연구들을 근거로 각각의 스타틴에서 관찰된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집계하고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LDL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보이는 경우 고강도 스타틴, 30~49% 감소는 중강도 스타틴으로 불린다. 한국인에서도 아토르바스타틴 40·80mg과 로수바스타틴 10·20mg이 고강도 기준을 충족시켰다. 중강도로 분류되는 피타바스타틴은 4mg에서 최대 45%의 강하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1차치료 스타틴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에서 스타틴은 변함없이 1차치료제로서 자리를 지켰다. 알고리듬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후 가장 먼저 처방선택되는 단독약제로 스타틴을 제시했다. 이후 LDL-C 목표치 도달 여부에 따라 최대가용 스타틴의 적용 또는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병용 등이 2차선택으로 제시됐다.

치료전략 알고리듬을 자세히 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치료 가능한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을 투여하고 이후에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도록 주문했다. 그럼에도 목표치 도달이 어려운 경우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게 PCSK9억제제 추가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스타틴은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가 나오기 전까지 이상지질혈증과의 전쟁에서 악전고투하면서도 우수한 전적(임상근거)을 기록해 왔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또는 고용량 스타틴 집중요법의 임상혜택을 검증한 사례, 저 또는 중등도위험군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한 사례 등 임상근거가 풍부하다.

고강도 스타틴 집중요법

공격적인 스타틴 집중요법, 즉 “(스타틴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더 낮출수록 심혈관 임상혜택은 높아진다”는 주장은 많은 임상근거에 기반한다. 관련 연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들을 한 데 모아 관찰한 메타분석도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네덜란드 아카데미의료원의 John Kastelein 교수팀은 스타틴 치료와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임상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 4S, LIPID, SPARCL, TNT, IDEAL, JUPITER 등의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모아 스타틴의 지질조절 강도와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분석결과 LDL콜레스테롤 50mg/dL 미만, 50~75mg/dL, 75~100mg/dL로 치료가 이뤄진 환자그룹의 주요심혈관사건 위험이 175mg/dL 이상 그룹과 비교해 각각 56%, 49%, 44%씩 유의하게 낮았다. LDL콜레스테롤 75~100mg/dL 그룹과 비교해서도 50mg/dL 미만 조절그룹의 심혈관사건 위험은 19%까지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JACC 2014).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통해 심혈관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도 다양하다. 아토르바스타틴을 대상으로 한 PROVE-IT, TNT 등을 비롯해 국내에서 이뤄진 AT-GOAL, AMADEUS 연구 등을 통해 LDL콜레스테롤 조절효과와 이를 통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이 입증돼 있다.

또 지난 2018년 JAMA Cardiology 에 발표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에서 스타틴 강도와 사망률 연관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 스타틴 치료로 옮겨 갈수록 사망률 감소의 폭은 더 커진다. 미국 스탠포드의대 Fatima Rodriguez 교수팀은 실제 임상현장의 환자 데이터에 기반해 스타틴 집중치료의 임상혜택을 보기 위해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리얼월드에서 스타틴 치료강도에 따라 사망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2013년 4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말초동맥질환 등을 진단받은 ASCVD 환자가 포함됐다. 스타틴 치료강도는 ACC·AHA 가이드라인 기준에 따라 고·중·저강도로 나눴다. 1차종료점은 고강도 스타틴 전략에 따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평가했다.

환자들이 받았던 스타틴 치료강도를 살펴보면 고강도 전략군은 약 15만명(29.6%), 중강도 전략군은 23만명(45.6%), 저강도 전략군 3만명(6.7%), 스타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9만명(18.2%)으로 중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은 환자가 가장 많았다.

연구결과, 1년간 사망률은 치료강도가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강도 전략군의 사망률은 4.0%, 중강도 전략군은 4.8%, 저강도는 5.7%였다. 스타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6.6%의 사망률을 나타냈다(P<0.001). 고강도 전략군의 사망위험은 중강도 대비 9%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91, 95% CI 0.88-0.93).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학계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고용량·고강도 스타틴의 임상적용을 보편화시키는데 시금석이 된 연구로 PROVE IT-TIMI 22(NEJM. 2004)와 TNT(NEJM. 2005) 등을 꼽고 있다. 아토르바스타틴 80mg 요법을 평가한 것으로, 이 때부터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조절의 적극치료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 연구에서 아토르바스타틴 80mg 고강도 요법은 중강도 전략과 비교해 LDL콜레스테롤 조절강도의 간극을 더 벌리며 궁극적으로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를 유의하게 줄였다. 이 연구들을 기점으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70mg/dL 미만 조절의 타당성이 제기됐으며, 아직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의 비중이 그 만큼 커졌다.

PROVE IT-TIMI 22 

PROVE IT-TIMI 22 연구에서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입원환 환자 4162명을 대상으로 표준용량 대 고용량 스타틴 치료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비교·평가했다. 환자들은 프라바스타틴 40mg 또는 아토르바스타틴 80mg 그룹으로 나뉘어 치료받았으며 심혈관사건 복합빈도(모든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재입원을 요하는 불안정형 협심증, 혈관재형성술, 뇌졸중)에 있어 아토르바스타틴 80mg 대비 프라바스타틴 40mg이 비열등한지를 검증했다.

24개월 관찰결과, 아토르바스타틴 대 프라바스타틴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62mg/dL 대 95mg/dL로 고용량 스타틴 치료군의 지질강하 효과가 뛰어났다(P<0.001). 1차 종료점 복합빈도 역시 아토르바스타틴 80mg군의 상대위험도가 16% 감소하면서 우수한 혜택을 나타냈다(22.4% 대 26.3%, P=0.005).

TNT 

연이어 TNT 결과가 발표됐는데, LDL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인 관상동맥질환(CHD)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80mg과 10mg 요법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비교했다. 1차종료점은 복합 심혈관사건(관상동맥질환 사망, 심근경색증, 심장발작 후 소생, 뇌졸중)의 첫 발생 빈도를 평가했다.

4.9년 관찰결과, 80mg과 10mg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77mg/dL 대 101mg/dL로 차이를 보였다. 1차종료점 빈도는 8.7% 대 10.9%로 고용량군의 상대위험도가 22%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78, P<0.001).

심혈관질환 저·중위험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는 “심혈관질환 저위험군 또는 중등도위험군에서 수 주 또는 수 개월간 생활요법 후에도 목표치 이하로 L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지 않으면 스타틴을 사용한다”고 일관되게 권고해 왔다. 지침에서 중등도위험군은 심혈관질환 무병력 상태에서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다. 따라서 저·중등도 위험군에게 스타틴 치료를 권고한 것은 해당 약제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 같은 권고안은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보고한 일련의 임상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심혈관질환 예방에 필수전략으로 사용되는 항혈소판제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ASCOT-LLA 

스타틴 초기치료를 통해 심혈관질환의 첫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는 ASCOT-LLA 연구가 대표적이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이 연구를 통해 초기치료에서 나타난 심혈관 임상혜택이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연구는 관찰 3.3년 시점에서 아토르바스타틴군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치명적 관상동맥심질환(1차 종료점 복합빈도)이 위약군에 비해 36% 유의하게 감소하면서 조기종료됐다. 뇌졸중 역시 27%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HOPE-3·JUPITER

고강도에서 중강도까지 아우르는 로수바스타틴도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HOPE-3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중등도위험군 환자에서 지질치료제, 항고혈압제, 지질치료제·항고혈압제 치료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효과를 평가했다. 지질치료 분석에서는 대표적 스타틴 제제 로수바스타틴 10mg 요법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했다.

로수바스타틴 10mg 치료군에서는 1차종료점이었던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합빈도는 로수바스타틴 10mg군 3.7% 대 위약군 4.8%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4%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76, P=0.002). 2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장발작 소생, 심부전, 재관류술)은 각각 4.4% 대 5.7%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5% 감소했다(hazard ratio 0.75, P<0.001).

JUPITER 연구는 LDL콜레스테롤이 크게 높지 않으나 hsCRP 수치가 높은 중등도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검증했다. 1차종료점(심근경색증, 뇌졸중, 동맥재형성술, 불안정형 협심증 원인 입원, 심혈관 원인 사망) 복합빈도는 위약군 대비 44% 낮아 월등한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을 보였다(P<0.00001).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54%(P=0.0002), 뇌졸중도 48%(P=0.002) 감소시켰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20%↓, P=0.02)도 유의하게 줄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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