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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혈당강하제 처방 분석해보니

기사승인 [118호] 2022.12.05  15: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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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2019년 설폰요소제, 메트포르민 다음으로 많아

최근 아시아인 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제 치료와 관련해 설폰요소제 계열의 비중과 역할을 엿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JADE (Joint Asia Diabetes Evaluation)로 명명된 등록연구사업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2형당뇨병의 유병특성과 혈당강하제 치료현황에 관한 분석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아시아인 2형당뇨병 환자에서 설폰요소제의 리얼월드 사용현황에 관한 결과를 담아냈다. 연구에서 설폰요소제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메트포르민에 이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제라는 것이 재확인됐다. 특히 설폰요소제 계열내에서 3세대 속하는 글리클라지드의 처방빈도가 높았고 목표혈당 달성률이나 저혈당증 위험과 관련한 글리클라지드의 유효성·안전성에 관한 분석결과도 주목된다.

아시아인 2형당뇨병

JADE 연구팀은 아시아인의 2형당뇨병 유병특성을 들어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이 서양인과 비교해 전통적으로 인슐린분비능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아시아인 2형당뇨병의 치료 시에 인슐린분비능을 촉진시키는 기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근거해 연구팀은 2007~2019년까지의 JADE 등록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11개국 2형당뇨병 환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결과 설폰요소제로 치료를 받은 경우는 전체의 59%로 다수를 차지했다. 1순위는 84%에 달했던 메트포르민이었다. 설폰요소제 기반요법 가운데 병용치료는 메트포르민과의 병합이 79.5%로 가장 많았고, DPP-4억제제와의 병용은 22.1%를 차지했다.

계열내 개별약제

한편 연구팀은 설폰요소제 계열 내에서 개별약제의 처방빈도와 유효성·안전성도 분석했다. 분석결과, 설폰요소제 사용환자 가운데 글리클라지드 처방이 46.7%로 가장 많았다. 연이어 글리메피리드(40.0%)와 글리벤클라미드(8.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글리클라지드 치료환자에서 다른 설폰요소제 대비 저혈당증 위험이 더 낮은(OR 0.81, P=0.001) 상태에서 당화혈색소(A1C) 7% 미만 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는(OR 1.09, P=0.014) 점이 주목된다.

글리클라지드 MR

설폰요소제 가운데 글리클라지드 MR이 차별화된 약제특성을 나타내는 것은 기전특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글리클라지드 MR은 다른 설폰요소제와 달리 체내에서 CYP2C19을 거쳐 주로 대사가 이뤄지는데, 아시아인에서는 CYP2C19 저대사형(poor metabolizer phenotype)인 경우가 대략 15~30% 정도로 서양에 비해 높다는 것이 JADE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CYP2C19 저대사형 환자에서 보다 지속적인 혈당조절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신장보호효과

설폰요소제 가운데 글리클라지드 MR에 기대가 큰 이유 중의 하나는 특유의 신장보호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해당 약제의 신장보호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ADVANCE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설폰요소제 계열 혈당강하제 글리클라지드 MR 요법을 통한 집중 혈당조절과 표준요법의 임상혜택을 비교했다(NEJM 2008).

결과는 글리클라지드 MR 기반 집중 혈당조절군의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 복합빈도가 표준요법군에 비해 10%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hazard ratio 0.90, P=0.01). 특히 글리클라지드 MR 기반 집중 혈당조절군의 미세혈관합병증이 표준요법 대비 14%(hazard ratio 0.86, P=0.01) 감소한 가운데, 미세혈관합병증 중 하나인 신장질환의 상대위험도가 21%(hazard ratio 0.79, P=0.006) 감소한 것이 주목된다.

ADVANCE·ADVANCE-ON

한편 글리클라지드 MR을 통한 집중 혈당조절의 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혜택은 5년을 넘어 10년 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ADVANCE 연구의 혈당조절 그룹을 들여다 본 5년 치료관찰에 더해 환자들을 5년 더 확대관찰한 ADVANCE-ON 연구를 통해서다(NEJM 2014).

ADVANCE-ON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글리클라지드 MR 기반 집중 혈당조절의 신장질환 혜택, 즉 신장보호효과다. ADVANCE와 ADVANCE-ON을 통틀어 총 10년을 관찰한 결과, 글리클라지드 MR 집중조절군의 말기신장질환(ESRD) 상대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46%(hazard ratio 0.54, P=0.007) 낮았다.

ADVANCE 본연구의 5년관찰에서는 글리클라지드 집중조절군의 말기신장질환 위험이 65%(hazard ratio 0.35, P=0.02) 낮아 확대관찰에 앞서 유의한 차이를 보인 바 있다. 두 연구를 종합해 보면, 집중 혈당조절 그룹에서 총 10년간 신장 관련 혜택이 장기적으로 유지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두 연구의 분석에서 집중 혈당조절군의 말기신장질환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큰 수치로 감소한 것이 주목된다. 학계에서는 ADVANCE와 ADVANCE-ON 연구에서 관찰된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개선혜택을 ‘레거시이펙트(legacy effects)’라는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초기에 강력한 혈당조절 목표치에 도달하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진행을 억제 또는 지연시켜 궁극적으로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질환과 같은 혈관합병증 위험을 장기간에 걸쳐 줄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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