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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혈관합병증 예방 위한 혈압·지질·혈전·혈당 종합치료 전략

기사승인 [118호] 2022.12.06  11: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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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신장질환과 같은 미세혈관합병증은 물론 심근경색증 등의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의 원인 중 하나에 속한다. 때문에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혈당조절을 통해 대혈관합병증과 미세혈관합병증(신장질환, 신경병증, 망막질환, 족부질환)의 이환 및 사망·장애를 막는데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대혈관합병증, 즉 심혈관질환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률이 인구 1만명당 248명으로 비당뇨병 환자(59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 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 역시 인구 1만명당 295명(비당뇨병 62명)과 41명(비당뇨병 17명)으로 당뇨병이 심혈관사건의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고혈당이라는 병태가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을 비롯한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동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이를 흔히 대사증후군이라 부르는데, 위험인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 즉 죽상동맥경화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허혈성 뇌졸중이나 허혈성 관상동맥질환으로 종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는 고혈당과 함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동반되는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동시에 신속하게 관리하고, 이를 통해 심혈관합병증 위험을 줄여야 한다.

고혈압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관리전략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당뇨병·고혈압 동반이환 환자의 혈압조절과 관련해 심혈관질환 위험도(10년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에 따라 강력 또는 완화된 목표혈압을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혈압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전보다 강하게 혈압을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더 자세하게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병력자 또는 10년내 ASCVD 발생위험이 15% 이상인 당뇨병·고혈압 동반이환 환자들은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반면 심혈관질환 저위험군(10년내 ASCVD 발생위험 15% 미만)으로 분류되는 고혈압 동반이환 당뇨병 환자에게는 목표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했다.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유동적인 혈압강하를 요구한 것이다.

항고혈압제 선택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반이환된 환자에서 항고혈압제의 선택과 관련해서는 “진료실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경우, 혈압 목표치 달성을 위해 생활요법에 더해 즉각 약물치료를 시작하고(prompt initiation) 적정한 때에 증량한다”고 언급했다. 진료실혈압이 160/100mmHg 이상으로 중증인 경우에는 생활요법에 더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입증된 두 계열의 항고혈압제를 병용하거나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특히 “고혈압 치료 시에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입증받은 계열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당뇨병과 관상동맥질환이 동반이환된 고혈압 환자에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1차치료 항고혈압제로 권고된다”고 밝혔다.

ADA는 또한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이 300mg/g 이상(Class A) 또는 30~299mg/g(Class B)인 경우 ACEI 또는 ARB의 최대내약용량이 1차치료로 권고된다”고 부연했다.

약물치료 알고리듬

한편 ADA는 당뇨병 환자의 항고혈압제 치료와 관련해 알고리듬을 이용해 치료전략을 안내하고 있다. 알고리듬에 따르면, 기저시점의 혈압수치(140/90mmHg 이상 160/100mmHg 미만 & 160/100mmHg 이상)에 따라 항고혈압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항고혈압제의 선택은 RAS억제제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알부민뇨 또는 관상동맥질환(CAD)의 여부에 따라 보다 다양한 약제의 활용도 가능해진다. 한편 ADA는 알고리듬에 명시된 이뇨제 요법과 관련해 “티아지드-유사 이뇨제와 같은 장기 지속형 약제(long-acting agents)가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을 보였다”며 “클로르탈리돈과 인다파미드 등이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칼슘길항제(CCB)는 디하이드로피리딘계를 언급했다.

이상지질혈증

ADA는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의 콜레스테롤 치료에 예년과 같이 스타틴을 1차치료제로 앞세웠다. 연령, ASCVD 병력, ASCVD 위험인자 여부 등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중강도에서 고강도의 스타틴을 사용하도록 했다.

스타틴 & 비스타틴계

스타틴 치료는 심혈관질환 1차와 2차예방 전략으로 나눠 권고했다. 먼저 심혈관질환 1차예방과 관련해 40~75세 연령대에 ASCVD 병력이 없는 당뇨병 환자들은 생활요법에 더해 중강도 스타틴 요법을 사용하도록 주문했다. 20~39세 연령대의 경우 추가적인 ASCVD 위험인자가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생활요법과 스타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는 수준에서 권고가 이뤄졌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 특히 ASCVD 위험인자가 여럿 있거나 50~70세 연령대인 경우에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권장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환자의 콜레스테롤 치료에 스타틴과 비스타틴계의 병용요법도 언급하고 있다. ADA는 이와 관련해 “10년내 ASCVD 발생위험이 20%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게는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50% 이상 감소시키기 위해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에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2차예방과 관련해서는 ASCVD 병력이 있는 모든 연령대의 당뇨병 환자에게 생활요법에 더해 고강도 스타틴 요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SCVD 병력의 당뇨병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으로 간주해 스타틴 단독이 아닌 비스타틴계와의 병용을 사용하도록 주문했다.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LDL콜레스테롤이 70mg/dL 이상인 경우 에제티미브 또는 PCSK9억제제를 더해 치료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고중성지방혈증

중성지방 조절과 관련해서는 오메가-3지방산 제제인 아이코사펜트 에틸이 유일하게 언급됐다. ADA는 먼저 “공복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서 췌장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약물요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제품은 거론하지 않았다. 또 공복 중성지방 수치가 175~499mg/dL인 중등도 고중성지방혈증·당뇨병 환자에게는 생활요법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ASCVD 또는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는 상태에서 LDL콜레스테롤은 잘 조절되나 중성지방이 135~499mg/dL로 높은 경우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스타틴에 아이코사펜트 에틸을 더해 치료하도록 권고했다. 한편 스타틴과 피브레이트 제제의 병용요법은 심혈관질환 임상결과의 개선혜택을 보이지 못했다며 권고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혈소판요법

당뇨병의 종착역에는 심혈관질환이나 미세혈관합병증과 같은 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ASCVD의 병태생리에서 혈소판 활성화에 의한 혈전 또는 색전증 위험이 주요인자로 작용한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심혈관 원인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혈전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해 항혈소판요법이 주요 전략의 하나로 간주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ASCVD 병력의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목적으로 아스피린(1일 75~162mg)을 사용하도록 했다. 아스피린에 불내약성인 경우에는 클로피도그렐(1일 75mg)을 대체수단으로 언급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SC) 후에는 저용량 아스피린과 P2Y12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1년(A) 또는 그 이상(B)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ADA는 새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항혈소판요법에 아스피린을 1차선택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당뇨병 환자 전반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만 1차예방 목적의 아스피린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혈당강하제

한편 최근 들어 관찰되는 혈당강하제 치료의 가장 큰 변화는 ADA 등 내분비학계의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의 하나로 혈당강하제가 권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학계에서 특정 계열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으로, 현재까지 발표된 다수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CVOT)가 근거로 내세워지고 있다.

ADA는 몇 년 전부터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에 특정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우선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9년 가이드라인에서 ADA는 “ASCVD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혈당강하제로 심혈관 임상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가 권고된다”고 밝혔다.

특히 2020년 가이드라인에서는 ‘ASCVD 병력자’에 이어 ‘ASCVD 고위험 지표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까지 심혈관질환 혜택이 입증된 혈당강하제의 선택을 권고하고 나섰다.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ASCVD 고위험 표지자는 55세 이상 연령대에 관상동맥·경동맥·하지동맥(lower extremity artery) 협착이 50% 초과인 경우 또는 좌심실비대(LVH)에 해당하는 환자로 정의할 수 있다. 이 같은 권고안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ASCVD 병력자의 2차예방에 이어 ASCVD 고위험군의 1차예방 목적으로 GLP-1수용체작용제나 SGLT-2억제제를 혈당강하제를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ADA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GLP-1수용체작용제와 SGLT-2억제제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인정하며,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에게 두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우선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더 나아가 두 계열 약물의 심부전과 신장질환 관련 임상혜택에 대한 CVOT를 근거로 심혈관질환에서 심부전·신장질환 영역으로까지 치료를 확대해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 특징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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