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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잘못된 만남’으로 약제수 부담증가

기사승인 [119호] 2023.01.06  11: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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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 대안으로 제시…4제 복합제까지 진화
텔미사르탄/S-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조합 첫선

국내에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이환되는 등 대사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 목표혈압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가 계속 낮아짐에 따라, 각각의 위험인자 치료 시 병용요법을 피할 수 없게 됐고 환자가 복용해야 할 약제의 수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 다제약물 복용은 순응도 저하와 직결된다. 이 경우 대안은 여러 성분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 전략이다. 고려의대 박창규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는 SPC 전략을 통해 순응도를 끌어 올리고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30%까지 낮췄다는 연구를 예로 들며 복합제 전략을 적극 지지했다. 더불어 “SPC 전략이 순응도 제고를 넘어 약물오용의 방지, 정제크기 축소에 따른 복용 편의성 제공, 비용절감에 따른 경제성 측면까지 다방면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PC 전략은 현재 4제 복합제로까지 진출, 심혈관질환 예방치료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케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항고혈압제 텔미사르탄과 S-암로디핀에 이상지질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까지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4제 복합제 ‘누보로젯’이다.

Q.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이환의 병태생리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집단발현되는 경우를 흔히 대사증후군이라 지칭한다. 이렇게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이 동반이환되는 것은 병태생리가 같은 뿌리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같은 발병기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흔히 복부비만과 이에 따른 인슐린저항성에서 출발해 위험인자의 집단발현으로 귀결된다. 인슐린저항성이 당뇨병은 물론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의 발생에도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Q. 동반이환 위험인자 치료시 주의해야 할 점은?

영국 캠브리지대학 연구팀이 18~39세의 3만 6000여명을 17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젊은 연령대에서 LDL콜레스테롤이 100㎎/dL 이상인 경우 이하인 사람에 비해 협심증·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64%나 높았다. 또 고혈압이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심부전 위험이 37% 높았다. 여기에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잘못된 만남’이 이뤄지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은 1+1=2의 단순한 산술적 합산이 아니라 3, 4, 5의 형태로 배가된다. 때문에 두 위험인자의 동반이환이 확인되면 이미 심혈관질환행 기차가 출발했다고 보고, 각각의 위험인자를 빠르게·강력하게·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Q. 이상지질혈증 동반시 항고혈압제 선택은?

복부비만과 인슐린저항성 등 대사인자가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의 집단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두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된 경우 항고혈압제는 인슐린저항성을 야기하지 않거나 중립적 또는 개선혜택이 있는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고혈압제 중 인슐린민감도를 개선해주는 계열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대표적이다. 칼슘길항제(CCB)는 중립적이고 베타차단제와 이뇨제는 인슐린저항성을 증가시킨다고 돼 있다. 따라서 인슐린저항성을 고려한 항고혈압제의 선택은 RAS억제제와 CCB 순으로 선호된다.

Q. ARB 계열내에서 차이가 있는지?

ARB가 대체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지만, 계열내에서 효과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인슐린민감도를 호전시키는 인자로 PPAR-γ가 있는데, ARB 중 텔미사르탄은 AT1 수용체 차단의 역할 뿐 아니라, PPAR-γ 리간드를 활성화시키는 이중 약리기전을 가진다. 이에 텔미사르탄은 PPAR-γ의 부분 작용제로 역할하며 대사성 수치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Q. CCB에서 S-암로디핀이 주목받고 있는데?

CCB는 S-암로디핀과 R-암로디핀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고유의 칼슘채널차단 기전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쪽은 S-암로디핀이다. R-암로디핀은 혈압조절은 미미하고 발목부종 등 부작용과 연관돼 있다. 여기서 R-암로디핀을 배제한 것이 바로 S-암로디핀 제제다. 이 경우 기존 RS-암로디핀과 비교해 용량은 반으로 줄인 상태에서 부작용 위험은 낮고 혈압강하 효과는 대등하다.

실제로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복합제로 진행된 대규모 안전성 조사결과(NOVEL), S-암로디핀이 기존 암로디핀과 비교해 발목부종 등 부작용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전체 부종과 발목부종은 각각 0.08%, 0.06%에 불과했으며, 특히 NOVEL 연구결과 혈압목표 도달율이 74.62%, 반응률은 94.49%를 보여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 대비 낮은 이상반응 발현율을 입증했다.

Q. 고혈압 치료에서 병용요법의 필요성은?

고혈압 환자의 절반가량은 한 가지 약제로 충분한 혈압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2~3제에 이르는 병용요법이 필요하다. 혹자는 약제가 늘어남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제기하는데, ARB와 CCB의 병용조합은 안전성을 제고하는 측면도 있다. ARB와 병용을 통해 CCB의 내약성 프로파일을 개선하는 동시에 충분한 추가적 혈압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일례로 부종의 위험을 줄이고 혈압강하 효과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4제복합제 ‘누보로젯’이 출시됐는데?

현재 약물처방 시장의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SPC 전략은 4제 복합제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항고혈압제 텔미사르탄과 S-암로디핀에서 지질치료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까지 4제 성분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누보로젯’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신약은 국내에서 진행된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대조군 대비 우수한 혈압 및 지질강하 효과와 함께 안전성까지 입증받았다. 특히 텔미사르탄의 인습성을 개선한 병포장 제형, 작은 정제 사이즈 등 다제약제를 복용해야하는 동반이환 환자의 복약 순응도 및 편의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Q. 인습성 개선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앞서 개발된 텔미사르탄 성분의 제제는 습기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여름과 같이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상온에 보관할 경우 습기가 차 약제가 빨리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때문에 여러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처방 시에 다른 약과 함께 일괄포장이 어려워 개별포장을 해야 했는데, 이 경우 환자가 잊지 않고 해당 약물을 제때에 복용하는데 어려움을 호 소하는 경우도 있다. 텔미사르탄은 습기를 흡수해 상온에 노출됐을 때 변질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누보로젯은 제제 특허를 통해 전 용량 인습성을 개선해 병포장으로 발매가 된 것이 특징이며, 동반질환을 지닌 환자에서 타 약제와의 약포지 포장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약물복용의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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