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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 & 혈당·체중 조절

기사승인 [129호] 2023.11.08  1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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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CVD·HF·CKD 유무 따라 치료목표 달라져

미국당뇨병학회(ADA)는 매년 어김없이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해 발표한다. 지난 한해 새롭게 등장한 당뇨병 치료동향과 연구결과를 되짚어 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한해의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전망해보기 위함이다. ADA는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의 예방·진단·치료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반영해 신규 치료전략을 업데이한다. 더불어 혈당조절 이외에도 당뇨병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이 동반된 대사증후군 환자의 치료전략에 대해서도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역시 2형당뇨병의 약물치료 섹션이다. 임상의들이 반드시 정독해야봐야 할 사항은 혈당강하제 사용에 관한 알고리듬이다. ADA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라 봐도 무방한 이 알고리듬은 환자와 약제의 특성에 근거한 혈당강하제 선택전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환자·약제의 특성

ADA 가이드라인에서 약물치료 알고리듬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심부전(HF)·만성신장질환(CKD) 병력 또는 위험인자의 여부·혈당수치·체중변화·저혈당증 위험 등 환자의 임상특성을 파악한 후에, 이를 잘 치료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약제들을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당뇨병 치료를 위한 혈당강하제의 선택에 있어 환자 임상특성과 약제특성이 두 가지 큰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2023 알고리듬의 변화

그런데 2023년판 ADA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알고리듬은 이전과 다소 다른 양상의 그림을 전개시키고 있다. 2022년 알고리듬의 상단부에는 “(2형당뇨병의) 1차치료는 동반이환 질환, 환자중심 치료의 인자(혈당수치, 체중, 저혈당증 위험 등)에 근거하며 일반적으로 메트포르민과 생활요법을 포함한다”는 문구가 위치해 있었다.

1차치료제 선택에 있어 환자의 임상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메트포르민이 대부분 낙점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다른 해석을 보면, 메트포르민이 대부분 1차치료제이지만, 환자특성에 따라 다른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첫치료에 사용해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하지만 2023년의 알고리듬은 환자의 임상특성에 근거한 혈당강하제의 선택방식을 한층 더 강화한 모습이다. 새 알고리듬은 1차치료제 선택에 대한 언급 없이 ‘치료목표’에 따른 혈당강하제 선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즉 올해 알고리듬에서는 2022년판의 상단부에 배치됐던 문구가 “건강한 식생활습관, 당뇨병 자가관리 교육”이라는 슬로건으로 대체되고, 그 하단에 양 갈래의 두 가지 치료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근거해 약제를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Cardio·Renal & Glucose·Weight

알고리듬을 두 갈래로 나누고 있는 치료목표는 바로 ‘심장·신장질환(Cardio·Renal) 위험감소’와 ‘혈당·체중(Glucose·Weight) 조절’이다. 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를 위해서는 SGLT-2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가, 혈당·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메트포르민을 비롯한 다른 계열의 혈당강하제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SGLT-2i or GLP-1RA

한 쪽 날개를 맡고 있는 치료목표는 ‘심혈관질환 위험감소’를 정조준하고 있다. 알고리듬 상단에 치료목표의 한 축으로 “목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2형당뇨병 환자에서 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라는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 심부전·신장질환 병력자에 해당하는 2형당뇨병 환자를 먼저 가려내라는 의미다. 그리고 이러한 임상특성의 환자들에게 적합한,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이 확인된 혈당강하제를 적용하라는 주문도 담고 있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권고안에는 “ASCVD, HF, CK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심장·신장질환 위험(cardio·renal risk)을 감소시키는 혈당강하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이들 3개 질환 병력자이거나 ASCVD 고위험군일 경우 당화혈색소(A1C) 기저수치, 개별화된 A1C 목표치, 또는 메트포르민 사용에 관계없이 GLP-1수용체작용제나 SGLT-2억제제를 우선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알고리듬에서는 ASCV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에게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이 입증된 GLP-1수용체작용제 또는 SGLT-2억제제를, 심부전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 심부전(HFrEF, HFpEF) 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만성신장질환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신장질환 진행위험을 감소시킨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를 우선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혈당·체중 목표치 달성

다른 쪽의 날개를 차지하고 있는 치료목표는 ‘혈당과 체중조절 목표치의 달성 및 유지’에 맞춰져 있다. 이는 심혈관·심장·신장질환 비병력자 또는 비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인 고혈당과 비만을 관리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목표: 혈당과 체중관리 목표치의 달성 및 유지” 문구 아래에 (혈당조절과 관련해) 메트포르민 또는 여타 혈당강하제(병용요법 포함)를 선택하도록 안내문이 자리하고 있다.

체중증가를 최소화시키거나 체중감소를 유도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체중감소 효과가 우수한 GLP-1수용체작용제, SGLT-2억제제가 선택으로 이름을 올렸다. 체중감소 효과가 매우 높은(very high) 혈당강하제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높은(high) 약제는 둘라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 중등도 수준은 여타 GLP-1수용체작용제와 SGLT-2억제제, 중립적 영향에 해당하는 경우는 DPP-4억제제와 메트포르민이 각각 호명됐다.

ADA는 최종적으로 알고리듬에서 환자중심 접근법을 위한 약제선택 시 고려해야 할 인자로 △ASCVD ·HF·CKD 여부 △혈당조절 효능 △저혈당증 △체중변화 △비용과 접근성 등을 제시했다. 치료실패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첫치료부터 혈당강하제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도록 권고한 대목도 주목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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