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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형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병태생리 vs 합병증

기사승인 [136호] 2024.06.05  11: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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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당의 원인을 공략하라”
“혈관합병증 예방이 치료목적”

2형당뇨병은 인슐린저항성과 인슐린분비능장애를 중심으로 다양한 발병루트를 갖고 있다. 학계에서는 당뇨병의 발생원인으로 ‘공포의 8중주(ominous octet)’라는 가설이 인정받고 있다. △뇌 신경전달물질 기능장애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장애 △췌장 알파세포에서 글루카곤 분비증가 △간에서 포도당 생성증가 △장에서 인크레틴 효과감소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감소 △지방조직에서 포도당 흡수감소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증가 등 여러 루트를 통해 고혈당 상태가 유지·누적된다는 것이다.

“2형당뇨병이 여러 루트를 통해 발생하는 만큼, 다방면의 병태생리를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전의 혈당강하제 치료가 요구된다.” 최근 혈관합병증 예방목적 치료의 대척점에 서 있는 2형당뇨병 치료의 또 다른 패러다임은 이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발생기전이 다양한 2형당뇨병의 유병특성을 고려해, 하나의 병태생리가 아닌 검증된 여러 루트를 동시에 공략해야 혈당조절과 심혈관질환 예방의 치료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혈당의 원인을 공략하는 전략을 우선 적용하라는 의미도 된다. 최근에는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의 메트포르민과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인슐린분비능 개선기전의 DPP-4억제제(DPP-4i)와 GLP-1수용체작용제(GLP-1RA), 포도당 재흡수 억제기전의 SGLT-2억제제(SGLT-2i) 등이 당뇨병의 다양한 병태생리를 공략할 수 있는 병용약제로 주목받고 있다.

합병증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고혈당이 장기간 유지·누적되는 경우 종국에는 혈관합병증(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으로 사망한다는데 있다. 2형당뇨병 치료의 1차목표는 혈당조절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혈당조절을 통해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과 미세혈관합병증(신장질환, 신경병증, 망막질환, 족부질환)의 이환과 이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치료의 목적이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대혈관합병증에 의해 사망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률이 인구 1만명당 248명으로 비당뇨병 환자(59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 

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 역시 인구 1만명당 295명(비당뇨병 62명)과 41명(비당뇨병 17명)으로 당뇨병이 심혈관사건의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2형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이러한 혈관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즉 당뇨병 진단시점 또는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혈관합병증 위험도를 파악하고, 이에 기반해 혈관합병증 예방효과를 입증받은 특정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우선 적용하라는 것이다. 

최근 SGLT-2i 또는 GLP-1RA 등 혈당조절 외의 심혈관·심장·신장 보호효과를 검증받은 계열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혈당 원인을 공략하라”

병태생리에 기초한 치료 패러다임은 한국인의 당뇨병, 즉 K-Diabetes에서도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2형당뇨병 병태생리의 다양성에 따라 인슐린저항성은 물론 인슐린분비능을 개선하는 약제까지 어느 것 하나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작금의 한국인 당뇨병 진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우선 인슐린분비능과 관련한 한국인 당뇨병의 유병특성으로 인해 과거 메트포르민에 이어 설폰요소제의 처방이 큰 비중을 차지해 온 것이 우리나라 혈당강하제 처방의 전통적 특징이었다. 

여기에 인슐린분비능 개선기전 약제인 DPP-4i와 GLP-1RA 또한 처방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한편 한국인에서 복부비만과 인슐린저항성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2형당뇨병의 치료에서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 약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인슐린저항성 개선을 대표하는 계열로는 피오글리타존과 같은 TZD가 있다.

K-Diabetes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당뇨병은 전통적으로 인슐린분비능저하, 즉 베타세포기능부전이 선행하는 특성을 보인다. 유전적으로 저하돼 있는 인슐린분비능이 2형당뇨병 발생의 시작과 끝 모두에 관여하는 기전이다. 

비만하지 않은데도, 즉 인슐린저항성이 심각하지 않은데도 2형당뇨병이 발생하는 병태생리가 지배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베타세포기능이 떨어지거나 전혀 가동하지 못하면 1형당뇨병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슐린분비능 자체가 저하돼 있는 경우에는 경증의 인슐린저항성만으로도, 약골이었던 베타세포가 부담을 받아 제기능을 못하고 이로 인해 고혈당이 유지·누적되는 2형당뇨병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W-Diabetes

그런데 최근 들어 과거부터 전통을 고수해 왔던 K-Diabetes가 바야흐로 세계화(World-Diabetes, W-Diabetes)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병태생리 측면에서 전통을 고수하는 동시에 서구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두 가지의 병태생리가 섞이며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K-Diabetes 유병특성은 인슐린저항성과 함께 비만형 당뇨병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과거 서양인에 비해 떨어지는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당뇨병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던 우리나라 환자들에서 최근 비만과 인슐린기능장애(인슐린저항성)가 새롭고 주된 인자로 병태생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인슐린분비장애 → 인슐린저항성

일례로 국내 진행된 SURPRISE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2형당뇨병 환자의 병태생리를 조사한 결과 인슐린저항성 원인이 60%, 비만과 복부비만 동반은 각각 50%에 달하는 등 유병특성의 변화가 관찰됐다. 

인슐린저항성과 인슐린분비능이 상호보완하며 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깨지면 당뇨병으로 발전한다. 

인슐린저항성이 오면 이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인슐린분비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는데, 유전적으로 베타세포기능이 서양인에 비해 떨어지는 한국인은 인슐린저항성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혈당강하제

앞서 언급했듯이 2형당뇨병 병태생리의 변화에 따라, K-Diabetes는 인슐린분비능에 이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까지 어느 것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 가운데 인슐린분비능을 촉진하는 DPP-4i는 인크레틴을 비활성화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생활성화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베타세포의 양을 늘려 인슐린분비능을 강화하고, 베타세포기능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를 혈당 의존성 인슐린 반응(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체내 혈당의 높고 낮은 상태를 고려해 인슐린분비능을 맞춤조절하는 것이다.

 DPP-4i가 혈당변동성을 개선하고 저혈당 위험이 낮은 안정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TZD는 인슐린민감도(insulin sensitivity)를 늘려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로시글리타존이 심혈관 안전성과 관련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티아졸리딘디온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피오글리타존은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의 가능성을 검증받았고, IRIS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사건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당뇨병 약물이 된 것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 피오글리타존은 콜레스테롤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의 잠재적 혜택이 있는 약물로 언급되고 있다.

“합병증 예방이 치료목적”

한편 최근 들어 혈당강하제 치료의 가장 큰 변화는 미국당뇨병학회(ADA)나 대한당뇨병학회 등 내분비학계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의 하나로 혈당강하제가 권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학계에서 특정 계열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으로, 현재까지 발표된 다수의 CVOT(심혈관 아웃컴 임상시험, Cardiovascular Outcomes Trials)가 근거로 내세워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동향은 2형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혈관합병증 예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혈관합병증

최근에는 혈관합병증 예방이 2형당뇨병 치료의 목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 2형당뇨병 환자의 심혈관합병증 이환 및 사망위험을 보고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심혈관질환 FACT SHEET 2024’인데,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2형당뇨병 환자에서 얼마나 많은 심혈관질환이 이환되고 이로 인해 사망하는지에 대해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2형당뇨병 환자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 허혈성 뇌졸중, 말초동맥질환을 포괄하는 심혈관질환이 최근 10년 동안 전반적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한 반면, 심부전은 특정시점 이후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15년까지 1000명당 10명 미만에 머물던 심부전 발생인원은 2016년 21명까지 급상승한 이후 일관된 동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2형당뇨병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망위험을 높이는데, 심혈관질환을 동반하면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팩트시트에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당뇨병만 있는 경우 사망위험은 1.66배 높았다. 또 혈당은 정상이라도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사망위험은 1.79배 증가했다.

최종적으로 당뇨병이 있는 상태에서 심혈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사망위험이 2.79배까지 높아졌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없는 경우보다 당뇨병 또는 심혈관질환만 있는 경우 각 1.53배와 2.58배,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모두 있는 경우 3.44배 높았다.

SGLT-2억제제

최근에는 2형당뇨병의 다양한 병태생리가 속속 밝혀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갖춘 SGLT-2i까지 경구혈당강하제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 계열은 일련의 CVOT를 통해 혈당조절은 물론 심혈관·심장·신장질환 혜택을 검증받았다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치료 선택기준으로 두 갈래의 치료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심혈관·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와 혈당·체중조절이라는 두 가지 큰 물줄기의 치료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최적인 약물치료를 안내한다.

첫번째 치료목표는 심혈관·심장·신장질환을 정조준하고 있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 심부전과 신장질환 병력을 동반한 2형당뇨병 환자에서 각각의 합병증 재발을 막는데 적합한 치료전략을 동원하도록 했다.

이 치료목표 하에서는 ASCVD·심부전·신장질환 임상혜택을 입증받은 SGLT-2i와 GLP-1RA가 우선적으로 권고된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권고안에서는 “ASCVD, 심부전(HF), 만성신장질환(CKD) 병력자 또는 ASCVD 고위험군인 2형당뇨병 환자에게 심장·신장질환 위험(cardio·renal risk)을 감소시키는 혈당강하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이들 3개 질환 병력자이거나 ASCVD 고위험군일 경우 당화혈색소(A1C) 기저수치, 개별화된 A1C 목표치, 또는 메트포르민 사용에 관계없이 혜택이 입증된 SGLT-2i 또는 GLP-1RA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춤치료

현대의학은 이제 당뇨병의 공격루트를 미리 짚어내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과거 메트포르민(포도당 생성↓, 인슐린민감도↑)이나 설폰요소제(인슐린분비↑), 인슐린 정도로 약제의 선택이 제한적이었다면 이제는 TZD(인슐린민감도↑), GLP-1RA·DPP-4i(인슐린분비↑, 글루카곤분비↓), SGLT-2i(신장 당 재흡수↓) 등이 무기고를 가득 채우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임상특성(중증도, 연령, 체중, 저혈당증 위험, 인슐린 분비능,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 위험인자 등)을 고려해 적합한 약제를 골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 심혈관 위험인자는 물론 인슐린분비능과 인슐린저항성을 측정해 환자의 임상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약제를 선택해 병용치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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