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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 80%에서 신체증상 동반

기사승인 [139호] 2024.09.09  13: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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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상과 함께 통증관리·안전성·순응도까지 고려해야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둘다에 작용하는 SNRI 처방에 무게

제주의대 정영은 교수

우울증의 치료에 있어 우울증상과 함께 특정 부위의 통증과 같은 신체증상에 대한 관리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울증에는 지속적인 우울감, 의욕저하, 식욕저하·증가, 부정적인 사고, 불면증, 지나친 죄책감, 자살충동, 집중력 저하 등이 주요 증상으로 포진돼 있다. 한편으로는 우울증에 다른 신체질환과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비율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의대 정영은 교수(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우울증 환자의 80%가량이 신체증상을 동반한다는 보고를 인용하며 통증 동반이환의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우울증의 치료 시에 우울증상의 개선 뿐만 아니라 신체증상 및 통증에 대한 평가와 적극적인 개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한 우울증에 동반되는 신체통증의 기전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5-HT)과 노르에피네프린(NE)의 조절 이상을 설명하며, 두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 억제에 가장 균형적으로 작용하는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밀나시프란(milnacipran)의 우선 선택에 무게를 실었다.

 

Q. 임상의학적 관점에서 보는 우울증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우울증은 일시적 기분저하를 넘어서 생각, 행동, 의욕, 수면, 식욕 등의 여러 가지 정신 및 신체기능이 저하된 질환을 의미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우울감, 의욕저하, 식욕저하 또는 증가, 부정적인 사고, 불면증, 지나친 죄책감, 자살 충동,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일상생활과 직장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지장을 받게 된다.

Q. 구체적으로 임상에서 우울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신체증상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우울증 환자가 신체증상 또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우울증 환자 중 80%가 신체증상을 동반한다는 보고도 있다. 한편 신체증상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만성피로, 소화불량과 같이 모호한 경우도 있고 두통, 요통, 흉통, 목·어깨 통증처럼 특정 영역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신체증상은 종종 우울증의 심리적 증상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때로는 다른 질병으로 오인되거나 과소평가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Q.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기전과 임상특성은?

우울증 환자에게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이유는 신경전달물질의 조절 이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세로토닌(5-HT)과 노르에피네프린(NE)은 우울증과 신체통증의 병태생리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성, 면역 유전체계의 이상, 산화스트레스 반응 등도 우울증과 신체통증이 동반되는 생물학적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우울증과 통증의 경우 한 질병에 의해 생겨난 요인이 다른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에서 의욕 및 동기저하는 운동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능력을 저하시켜 다른 신체질환(대사증후군 등)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대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은 우울감, 의욕저하, 짜증, 불면 등의 기분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신체증상을 동반한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우울증상의 개선 뿐만 아니라 신체증상 및 통증에 대한 평가와 적극적인 개입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Q. 항우울제 선택시 고려돼야 할 사항은?

일반적으로 항우울제를 선택할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은 효능(efficacy)과 부작용(adverse effect)이다.

먼저 환자의 증상유형을 고려해 우수한 효능이 입증돼 있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더불어 치료초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통해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 외에 동반 신체질환과 약물 간 상호작용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실제 상당수의 우울증 환자들이 2가지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 상호작용에 주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Q. SNRI 제제의 약리학적 특성과 계열내 약제의 차별점은?

우울증의 1차치료에 고려할 수 있는 항우울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이하 SSRI)와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이하 SNRI)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SNRI 제제는 SSRI와 달리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갖추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집중력 감소, 흥미의 감소, 피로감 또는 에너지 감소, 불면 등이 노르에피네프린의 조절로 매개될 수 있기 때문에 SNRI가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NRI는 내인성 통증조절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해 연접 부위에 단가아민의 농도증가를 통해 진통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특히 SNRI 중에서 밀나시프란(milnacipran)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 억제비율이 1 : 1.6으로 가장 균형적인 기전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을 더 많이 하는 다른 SNRI와 달리 밀나시프란은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차단비율이 비슷하거나 노르에피네프린을 더 많이 차단한다.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으로 우울증 개선 뿐만 아니라 신체증상 및 통증의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Q.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임상근거는?

일련의 임상연구 결과, 밀나시프란은 우울증 치료에 있어 다른 항우울제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항우울 효과를 보였다. 특히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을 제외하고 다른 수용체에 대한 영향이 적어, 내약성 측면에서 다른 항우울제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도한 진정작용, 두통, 체중증가, 성기능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항우울제 복용시에 순응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밀나시프란은 다른 항우울제에 비해 이러한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 신장으로 대사되기 때문에 간손상이 있더라도 밀나시프란의 대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약물 상호작용에 따른 위험성도 낮아 노인 환자와 다른 신체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

더불어 밀나시프란은 섬유근육통과 같은 만성통증에 대한 우수한 치료효과가 잘 입증돼 있다. 그러므로 임상현장에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측면을 모두 고려할때 밀나시프란은 신체증상 및 통증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의 치료에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밀나시프란 처방의 향배를 전망한다면?

밀나시프란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신체증상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라고 할 수 있겠다. 만성통증으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항우울 효과와 순응도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약제를 떠올리자면 밀나시프란이 우선 선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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