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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관리 1차의료가 병용에 주목한 까닭은?

기사승인 [140호] 2024.10.18  1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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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치 조기달성해 장기간 합병증 위험 줄여
합병증 고·초고위험군에 병용처방이 관행
진단·치료 초기부터 저용량 병용 패러다임 등장
유효성·안전성·순응도 개선하는 복합제도 한몫

일선 진료현장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1차의료 임상의들이 만성질환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당뇨병·고혈압·위장관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의 관리에 있어 이전보다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약물치료에 주목하는 1차의료 임상의들이 늘고 있다. 약물치료 병용요법의 조기적용이 대표적인데, 병용처방은 과거 합병증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 단계에서만 고려하던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단·치료 초기부터 약물의 용량을 줄여 병용처방함으로써 유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타깃하는 쪽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일석이조(一石二鳥) 전략이 가능해진 것은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의 등장이 한몫을 하기도 했다. 병용시 늘어나는 약물개수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2개 이상의 성분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복합제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유효성·안전성에서 순응도까지 개선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가능해진 것이다.

◇ 이상지질혈증

목표치 하향조정

이상지질혈증 치료시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과 관련해서는 목표치를 최대한 낮추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LDL-C를 최대한 낮춰야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LDL Hypothesis’와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지난 2017년 스타틴 치료에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재발하는 극위험군(extreme risk)에게 LDL-C를 55mg/dL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유럽심장학회(ESC)는 2019년에 “심혈관질환 병력자인 초고위험군의 2차예방을 위해 LDL-C를 기저치의 50% 이상, 그리고(and)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권고한다”며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나라 역시 일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전례 없는 목표치를 권고하고 나섰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22년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C를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새 지침에서는 55mg/dL 미만 목표치와 함께(and) LDL-C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주문했다.

고강도 스타틴

목표치 하향조정은 이상지질혈증 약물치료에 큰 파장을 야기했다. 더 많이 낮추기(The lower) 위해서는 더 높은 강도(The stronger)의 또는 더 많은 수(The more)의 약물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C 조절에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1차선택으로 권고하고 있다.

스타틴은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가 나오기 전까지 이상지질혈증과의 전쟁에서 우수한 전적(임상근거)을 기록해 왔다. 심혈관질환 고·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강도 또는 고용량 스타틴 집중요법의 혜택을 검증한 근거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약물개수

한편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스타틴 단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강도, 고용량이라 해도 스타틴 단독만으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LDL-C를 조절했다 해도 중성지방(TG)과 HDL콜레스테롤(HDL-C)까지 잡기 위해 별도 기전의 약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스타틴으로도 성공적인 치료가 힘들거나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하거나 힘을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다.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든지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하든 지다.

스타틴 용량을 늘릴 경우에는 ‘rules of 6’의 법칙의 지배를 피할 수 없다. 스타틴 표준용량에 2배씩 용량을 증가시키는 경우, 각각의 증량단계에서 6% 정도의 추가이득밖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3번을 더블도즈 증량해야 18%의 추가혜택을 담보할 수 있다.

반면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LDL-C조절제를 더하면, 단 한 번의 병용으로 최대 18~20%까지 LDL-C 강하효과를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

◇ 당뇨병

혈당강하제 처방순위

국내에서 2형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혈당강하제 처방현황을 보여주는 사례는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가 대표적이다. 특히 2022년판 팩트시트의 당뇨병치료제 처방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임상현장의 혈당강하제 처방동향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혈당강하제 단독요법의 처방결과는 메트포르민(87.5%)이 일관되게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어 DPP-4억제제(63.9%)와 설폰요소제(41.7%)가 2·3위로 뒤따르고 있다.

메트포르민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고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이라면 설폰요소제와 DPP-4억제제는 인슐린분비능을 촉진하는 계열이다.

여기에 강력한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을 갖추고 있는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처방률 11.6%)까지 합치면, 인슐린분비능과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가 처방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혈당강하제 SGLT-2억제제 역시 처방량을 늘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3제 병용요법

최근 2형당뇨병 진료현장에서는 메트포르민에서 DPP-4억제제, TZD, 설폰요소제, SGLT-2억제제에 이르기까지 혈당강하제 3제병용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3제병용을 구성하는 2제병용의 보험급여도 확대됨에 따라 메트포르민에 더할 2제병용 또는 복합제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2차치료에 DPP-4억제제가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3제요법에서는 메트포르민을 기반으로 DPP-4억제제, TZD, 설폰요소제, SGLT-2억제제(SGLT-2i) 등 다양한 조합을 사용할 수 있다.

DPP-4억제제는 인크레틴을 비활성화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생활성화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베타세포의 양을 늘려 인슐린분비능을 강화하고,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를 혈당 의존성 인슐린 반응(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체내 혈당의 높고 낮은 상태를 고려해 인슐린분비능을 맞춤조절하는 것이다.

TZD는 인슐린민감도(insulin sensitivity)를 늘려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피오글리타존은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의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IRIS 연구에서는 심뇌혈관사건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여기에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갖춘 SGLT-2억제제까지 경구혈당강하제 목록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인 2형당뇨병의 치료옵션이 풍부해지고 있다. 우선 SGLT-2억제제는 기존 약제와는 완전히 다른 작용기전으로 인해 사용이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 강점이다.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당뇨의 배출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이러한 작용기전은 또한 인슐린분비능 또는 인슐린저항성과 무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인슐린 의존적인 기존 약제에 더해질 때 부가적 혈당조절 효과를 담보할 수 있다.

◇ 고혈압

조절률 개선의 여지

한국인의 고혈압(K-Hypertension)은 조절률이 이제 막 50% 문턱을 넘어선 가운데, 목표혈압 강화라는 복병을 만났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자 중 혈압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하고 유지하는 조절률이 56%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고혈압 조절률이 50%의 문턱을 넘은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하지만 여전히 고혈압 환자의 절반이 목표치 도달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낮아지는 목표치

한편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지난 2017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낮췄다. 이에 발맞춰 고령인구를 포함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전반적으로 130/80mmHg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 역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일부 고혈압 환자에게 130/8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한 바 있다.

빨라지는 병용요법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적용시기를 앞당겨 권고한 대표적 사례는 미국 심장학계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혈압의 정의(140/90mmhg → 130/80mmHg)에 수정이 가해짐에 따라 촉발된 상황이다.

ACC와 AHA는 새롭게 정의한 고혈압 2단계(140/90mmHg 이상)의 환자, 그리고 목표혈압보다 20/10mmHg를 상회하는 경우에 서로 다른 기전의 2개 약제(2제병용 또는 고정용량복합제)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 역시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을 초기부터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지침에서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목표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고위험군(2기 고혈압)에서 강압효과를 극대화하고 혈압을 빠르게 조절하기 위해 처음부터 항고혈압제를 병용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단일제형복합제

학회는 “고혈압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한 가지 항고혈압제로 혈압조절이 되지 않고 서로 다른 기전의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가 필요하다”며 병용요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두 가지 이상 약제의 성분이 단일제형에 포함된 고정병용 약제는 항고혈압제에 대한 치료 지속성을 향상시키고 단일약제의 병용에 비해 우월한 치료결과를 얻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순응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단일제형복합제 전략에 무게를 뒀다.

◇ GERD

PPI & P-CAB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위’ 내용물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내시경검사에서 식도점막의 손상이 관찰되는 미란성 역류질환(ERD)과 점막손상 소견은 없어도 위식도 역류증상이 나타나는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으로 나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위장관질환이다.

GERD 관리전략에서 1차치료와 유지요법으로서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위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오랜  기간 사용돼 온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미국소화기학회(ACG)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PPI의 혜택이 이론적인 위험보다 더 크다는 근거가 구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 Seoul Consensus에서도 4~8주에 이르는 1차치료와 이후 유지요법에 PPI를 표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편 최근 GERD 치료에서는 PPI를 보완·대체할 수 있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가 주목받고 있다. 2020 Seoul Consensus에서는 P-CAB이 PPI와 대등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GERD의 초기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돼 있다.

일각에서는 P-CAB의 등장으로 기존의 표준요법으로 자리해 온 PPI의 입지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학계 전문가들 대부분은 GERD의 치료에 있어 PPI의 임상역할과 비중이 건재하다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성균관의대 이준행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이와 관련해 약물학적 특성이 다른 약제가 등장한 것이 더 우월한 약제, 즉 PPI 제제보다 강력한 위산분비억제제가 나온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혁신 → 복합제·저용량

한편 대표적 전구물질 약물인 PPI는 약물 복용시간, 약효 발현시간, 약효 지속성 등의 측면에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PPI의 한계를 PPI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선택이 대두되고 있다. PPI를 보완할 수 있는 병용약물을 혼합하거나(PPI 복합제), PPI의 용량 또는 제형을 개선하는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최고혈중농도 또는 최고효과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생적 약점, 즉 늦은 약효발현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제산제와 병용하는 전략이 제시돼 있다.

기전은 복용 후 제산제가 위산을 중화시켜 위내 산성환경을 약물이 흡수될 수 있는 환경으로 역전되도록 작용한다.

이를 통해 PPI 주성분이 위에서 신속히 방출되고 흡수돼 최고혈중농도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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