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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상 RCT에서 페노피브레이트콜린 유효성·안전성 확인

한림의대 유규형·박명수 교수

기사승인 [105호] 2021.11.03  19: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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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고중성지방혈증 무시·간과 말아야”
중성지방 1차치료에는 피브레이트가 적합
페노피브레이트콜린으로 복용 편의성 증진 기대

LDL콜레스테롤(LDL-C)에 이어 중성지방(TG)이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주요타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동안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LDL-C 조절에 집중돼 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치료타깃으로 높은 중성지방의 조절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고중성지방혈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중성지방 조절기전 약제에 대한 4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한림의대 유규형 교수(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에 따르면 “중성지방 200mg/dL 이상을 고중성지방혈증의 기준으로 보면 국내 유병률은 15% 내외 수준”이라고 전했다. 연구의 저자인 한림의대 박명수 교수(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또한 “임상현장에서 중성지방을 절대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상지질혈증의 치료타깃으로서 고중성지방혈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피브레이트 제제를 통해 적극적인 치료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Q. 고중성지방혈증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보고 치료해야 하나?

유규형 교수(이하 유교수):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있어 LDL-C를 중점적으로 조절해 왔고, 스타틴은 LDL-C 조절을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와 관련해 일련의 임상근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임상경험이 늘어나면서 LDL-C를 포함한 여러 위험인자들을 충분히 조절하더라도 심혈관질환이 재발할수 있는데, 이를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residual risk)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논할 때 주목하는 것이 바로 중성지방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인종의 경우, 유전적 요인 또는 전통적인 고탄수화물 식이로 인해 서양인과 비교해 중성지방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알려져 있어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박명수 교수(이하 박교수): 스타틴은 다수의 심혈관질환 예방근거를 갖고 있는데,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15~40% 정도다. LDL-C를 조절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잔여위험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고중성지방혈증을 한 축으로 하는 ‘이상지질혈증의 3대징후(Dyslipidemia Triad)’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콜레스테롤(HDL-C), 높은 small-dense LDL의 세 가지 현상이 같이 나타나는 것을 Dyslipidemia Triad라고 하는데, 이는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Dyslipidemia Triad가 나타나는 환자그룹에서 심혈관사건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여러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증돼 있다.

Q. 중성지방 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인 연구사례가 있는지?

박교수: 중성지방 조절을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혜택을 본 대표적 연구는 서구에서 진행된 FIELD, ACCORD다. 다만 전체환자 대상의 분석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지는 못했다. 높은 중성지방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서양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이에 따라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인 환자군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 등이 유의미한 통계치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중성지방이 높고 HDL-C가 낮은 환자그룹에 대한 분석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이 관찰되기도 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중성지방 조절의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을 들여다 본 ECLIPSE-REAL 연구도 있다.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환자그룹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제제의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관찰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복용그룹에서 심혈관사건 위험이 26% 유의하게 낮았다. 추가로 중성지방이 높고 HDL-C가 낮은 환자그룹에서는 심혈관사건 위험이 36%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Q. 페노피브레이트콜린에 대한 4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배경은?

유교수: 한국인을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 제제의 중성지방 조절혜택을, 다기관·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 방식으로 들여다 봤다. 페노피브레이트콜린(choline fenofibrate, 티지페논정)을 시험약물로 선택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중성지방 조절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피브레이트와 오메가-3지방산 제제가 대표적이다. 오메가-3지방산은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혜택이 관찰되기도 했지만, 용량에 대한 이견이 있고 EPA와 DHA 함량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최근 고 단위 약제도 개발하고 약제형 크기도 줄였지만 복용 순응도를 고려한다면, 현단계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의 1차치료제로는 피브레이트 제제가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피브레이트 제제 중에서 페노피브레이트콜린을 선택한 데는 복용 편의성 제고를 통해 순응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작용했다. 기존의 페노피브레이트 제제는 식사 중 혹은 식사 직후에 복용해야 약물이 최대한 흡수될 수 있고, 공복에 복용하는 경우는 흡수율이 최대 35%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어 복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반면 콜린기가 결합된 페노피브레이트콜린 제제는 약동학적 변화를 통해 높은 용해도를 취득해, 식이와 상관없이 복용해도 일정한 약물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약제의 크기도 작아 순응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Q. 주요 연구결과는?

박교수: 페노피브레이트콜린 투약 후 8주째에 기저치 대비 중성지방은 45% 감소, HDL-C는 13% 증가, LDL-C는 12% 증가, LDL-C/Apo-B ratio는 12% 증가했다. 이전 연구들을 보면 페노피브레이트의 경우 중성지방은 약 50% 감소, HDL-C는 약 10% 증가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대등한 혜택이 관찰됐다.

Q. LDL-C가 증가했는데?

유교수: 페노피브레이트 투약 후 LDL-C 수치는 약간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중성지방이 조절되면 HDL-C가 증가하는 것에 더해 small dense LDL(혈관 침투성↑)이 감소하고 large buoyant LDL(혈관 침투성↓)은 증가하는 LDL 입자(particles) 조성의 변화가 유발된다(그림). LDL-C는 large particles에 더 많이 함유돼 있어 혈중 LDL-C의 수치는 약간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의 LDL-C 상승이 죽상동맥경화증 및 심혈관질환에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죽상동맥경화증에 더 기여하는 small dense LDL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전체 LDL-C 중 small dense LDL의 증감을 나타내는 LDL-C/Apo B ratio를 측정했는데, 12% 증가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LDL-C/Apo B ratio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large buoyant LDL이 많고 small dense LDL은 적다는 것을 의미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전반적인 안전성 결과는 어땠나?

박교수: 스타틴 단독 치료에 비해 스타틴 + 페노피브레이트콜린 병용요법은 간기능의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페노피브레이트콜린 병용군에서 신장기능과 연관된 혈중 크레아티닌(creatinine) 농도가 기저치 대비 약 15% 상승했다. 이러한 신장기능의 변화는 이전 연구에서도 보고된 바 있는 것으로, 명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페노피브레이트가 신동맥 혈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부분 약물을 중지하면 회복되는 가역적인 변화이며 중증 신부전으로 이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주기적인 모니터링 하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Q. 연구가 전하는 메세지는?

유교수: 임상경험을 통해 스타틴으로 LDL-C는 조절되고 있으나 중성지방은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중성지방 조절전략으로는 피브레이트 제제, 그 중에서도 복용 편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페노피브레이트콜린을 선택해 순응도 제고를 의도했다. 연구결과는 페노피브레이트콜린 병용으로 중성지방 목표치(150 mg/dL 미만) 도달률이 스타틴 단독 대비 뛰어났다. 여기에 간이나 신장기능의 부작용 위험과 관련해서도 통상적으로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종합적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중성지방을 조절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더 확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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