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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C 치료 패러다임, The Lower·The Earlier

기사승인 [123호] 2023.05.04  14: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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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고·강하고·안전한 치료에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최근의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과 관련해, 더 강하고(the lower), 빠른(the earlier) 약물치료의 임상적용 쪽으로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스타틴에서 비스타틴계까지 모든 약제를 총망라해 강력한 치료전략을 조기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더 강한 또는 더 낮은 치료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55mg/dL 미만과 같이 전례 없는 LDL-C 목표치를 권고한 데서 그 흐름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더 강한 치료에 더해 더 빠른 치료의 중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더 강한 치료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다면, 더 빠른 치료의 패러다임은 저·중위험군에게 적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LDL-C 상승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인과관계가 젊은 연령대에서부터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일례로 20~49세 연령대의 경우 LDL-C가 1mmol/L(38mg/dL) 증가때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47%까지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관련해 경희의대

김원 교수(경희대병원 심장내과)는 심혈관질환 저·중위험군 단계에서부터 조기에 강력한 치료전략을 적용해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부담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더 빠르고, 강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치료 전략으로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SPC, single pill combination)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김원 교수로부터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약물치료 전략의 임상적용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LDL-C 목표치는 어떻게 권고되고 있나?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병력자에서 LDL콜레스테롤(LDL-C)을 더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및 사망위험이 더 개선된다는 ‘LDL 이론(LDL-Hypothesis)’이 학계로부터 적극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근거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경우 전례 없는 LDL-C 목표치가 권고되고 있다.

일례로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2019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심근경색증·뇌졸중·말초동맥질환(PAD) 등을 포함하는 ASCVD 병력의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55mg/dL 미만, 그리고 기저치(baseline) 대비 50% 이상 LDL-C를 강하시키도록 권고했다. 과거의 ‘또는’이 아닌 ‘그리고’라는 용어를 사용해 55mg/dL 미만과 50% 이상 조절을 같이 적용하도록 개정·주문한 것이 주목된다.

Q.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지?

우리나라도 ‘LDL 이론’을 적극 수용해 목표치를 계속 낮추고는 있으나, 임상근거의 부족을 이유로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새롭게 발표한 진료지침에서 관상동맥질환 병력자에게 LDL-C 55mg/dL 미만조절, 그리고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를 처음 권고했다(권고등급 I, 근거수준 A).

서양인 대상의 임상근거를 수용한 것인데, 다만 유럽과 같이 ASCVD 전반이 아닌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만 55mg/dL 미만조절을 적용하도록 권고한 것이 다르다. 뇌졸중 병력자에게는 70mg/dL 미만조절을 주문했다. 서양인 대상의 임상근거를 수용하되, 아직 55mg/dL 미만조절에 대한 한국인 대상 임상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 하다. 일본의 경우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55mg/dL 미만조절의 임상혜택이 검증된 바 없다는 이유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게 여전히 70mg/dL 미만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Q. 55mg/dL 미만조절의 임상근거는 무엇인가?

유럽이 ASCVD 초고위험군에게 LDL-C 55mg/dL 미만조절을 권고한 것은 IMPROVE-IT, ODYSSEY, FOURIER, CTT 메타분석 등 글로벌 다국적 임상연구와 메타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해당 임상연구의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서양인이면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비스타틴계의 병용 또는 복합제 전략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목표치가 아닌 약물치료를 검증대상으로 삼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극히 높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LDL 이론’을 주무대에 등장시킨 IMPROVE-IT 연구의 한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ASCVD가 아닌 ACS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고, 최종 7년까지 연장한 결과,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은 34.7% 대 32.7%로 상대위험도가 6.4% 유의하게 낮았지만, 절대위험도는 2% 낮은 수준이었다. 또 NNT는 350/y이었으며, 총사망은 15.3% 대 15.4%로 차이가 없었다. 우리나라에 적용할 임상근거가 필요하다 하겠다.

Q.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시 중강도 스타틴에 대한 평가는?

급성기의 ACS 환자와 같이 재발위험이 극도로 높은 경우에는 고강도(고용량) 스타틴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스타틴에는 LDL-C 감소 이외에도 항염증(anti-inflammatory)이나 심혈관보호(cardio-protective) 등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의 잠재력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ACS 환자에게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중강도 스타틴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ACS 환자라도 급성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상황이라면, 보다 안전한 중강도 스타틴에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경우 스타틴에 반응하는 정도가 좋기 때문에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으로도 원하는 LDL-C 목표치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Q. 스타틴+비스타틴계 병용·복합요법의 역할은?

중강도 스타틴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고강도로 증량하는 것 보다는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를 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Rule of 6’라 해서 스타틴 증량의 경우에 부가적 강하혜택이 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임상경험으로 보면 더 낮은 4% 정도 수준에 그친다. 반면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하면 적게는 16%에서 많게는 20%까지 부가적 강하혜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낮은 부가혜택에 용량에 비례하는 부작용 위험을 무릅쓰고 고강도 스타틴으로 증량하는 것 보다는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해 치료하는 것이 안전성이나 유효성 측면에서 더 효율적인 선택이라 생각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인 ASCVD 환자 대상의 연구에서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과 비교해 LDL-C를 더 낮추고 부작용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고돼 학계로부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Q. 최종적으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SPC 전략을 평가한다면?

우선 지질강하 측면에서 본다면,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SPC(single pill combination) 제제로 기저치 대비 50% 이상의 LDL-C 감소가 가능한 만큼 ASCVD 환자에게 초기에 쓸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안전성 특히 신규당뇨병발생(NODM, new-onset of diabetes) 측면에서 보면, 다른 스타틴 대비 피타바스타틴의 위험이 거의 없는 중립 상태이거나 오히려 더 낮춘다는 긍정적인 데이터도 있다. 피타바스타틴에 더해지는 에제티미브도 LDL-C 부가적 감소혜택과 동시에 당화혈색소(A1C)나 중성지방(TG) 등 대사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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