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상호작용 위험인자 동시·종합치료해야

기사승인 [97호] 2021.03.09  14:04:40

공유
default_news_ad2

- 폴리필 또는 SPC로 순응도·비용개선 기대

대사증후군을 하나의 질환으로 인정한다면 이를 치료하기 위한 전략, 즉 약물치료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종합관리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현재 심혈관 위험인자의 종합관리(Global Cardio Vascular Risk Management) 패러다임이 심혈관질환 극복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위험인자 종합관리 개념이 전반적으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관리 패러다임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 패러다임의 핵심은 연령, 성별,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병 등 각각의 위험인자가 아닌 이들의 집합체가 미치는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 파악하고 이에 근거해 예방과 치료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고위험군일 경우 총체적인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고려해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의 기존 목표치보다 공격적인 전략이 구사된다. 또한 위험인자가 정상 수치라 해도 죽상경화증을 차단키 위해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위험인자의 개별적인 관리가 아니라, 이들이 향후 죽상경화증과 죽상경화성 혈관질환에 미칠 위험성을 총체적으로 예측해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단계에서부터 통합적인 관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상호작용 막자”

심장학 전문가들은 다중 위험인자 발현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되는 이유를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에서 찾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고혈당 등이 동반된 상태에서는 상호작용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기저 병리상태인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및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곧 죽상경화반 파열을 야기하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심·뇌혈관질환으로 귀결된다.

죽상동맥경화증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내피세포 이상을 초래해 죽상경화성 혈관환경을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죽상동맥경화증이 발현된 상태는 이미 화살이 활시위를 떠난 시점으로 심혈관질환으로의 귀결을 다시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위험인자와 심혈관사건의 중간단계인 죽상경화증의 발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궁극적 심혈관질환 극복의 핵심열쇠인 셈이다.

심혈관질환 위험도 기준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의 개념은 위험인자 하나 하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들 집합체의 상호작용의 결과이자 심혈관사건의 기저질환인 죽상동맥경화증의 관점에서 예방과 치료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고위험군 환자에서 다중 위험인자 발현 시 죽상경화증의 발생은 물론 악화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종합관리와 함께 공격적인 치료전략의 적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인자에 대해서도 상호작용의 결과를 고려해 정상 수치일지라도 공략해야 할 대상이 될수 있다. 위험인자가 다수 동반된 경우 죽상경화증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subclinical atherosclerosis)라 할지라도, 이미 이환이 진행 중이라는 가정 하에 위험인자의 상호작용과 향후 죽상경화증 병소에서의 경화반 파열까지 계산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개별 위험인자의 관점이 아닌 죽상동맥경화증의 관점에서 전체 심혈관사건 위험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죽상동맥경화증으로의 진행을 막거나 퇴행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의 이론적 배경이다.

심혈관계 위험인자들이 죽상동맥경화증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의 기전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현단계에서는 내피세포 기능, NO(산화질소) 활성, RAAS(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등이 상호작용의 영향을 받는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정도다. 이 상호작용의 기전을 명확히 밝혀낼 경우 심혈관질환 극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개발을 통해 죽상경화증으로의 이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필 또는 SPC

여러 가지의 순환기 약물들이 하나의 복합정제로 만들어져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꿈의 약물로 불리는 폴리필(polypill) 또는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도 대사증후군 환자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폴리필이란 동일한 질환의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타깃 또는 여러 기전의 약물들을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고정용량 복합알약 개념으로, 여러 약물을 각각 병용투여하는 다제요법과는 구별된다. 지난 2003년 심장학 분야에서 이론적 주장이 처음 등장한 이래 실효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폴리필 이론의 등장은 당시 또 다른 변화의 축을 형성하고 있던 심혈관계 위험인자 종합관리(Global CV Risk Management) 패러다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는 심혈관 위험인자가 다발될 경우 심혈관사건 위험이 단순 산술적 합산에 그치지 않고 배가된다는 이론적 근거 하에, 전체 위험도를 고려해 각각의 개별 인자보다는 전체 인자에 대한 동시 또는 종합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순응도 개선 기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병력자에서 두 가지 이상의 약제를 병합하는 다제약물요법은 이미 보편화 돼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트렌드는 한 환자가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최대 5~6개까지 약물을 복용하는 다제요법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여러 약물을 각각 병용투여하는 다제요법은 혜택에 반해 낮은 순응도와 고가의 비용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전세계 심혈관질환 사망자의 80%가 집중돼 있는 개도국의 경우, 여러 약물에 소요되는 비용부담이 결국 순응도와 연결돼 질환관리의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Lancet 2006). 처방약물에 대한 낮은 순응도는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문제로 제기된다.

폴리필 개념은 2003년 6월 BMJ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영국 울프슨예방의학연구소의 Nick J Wald 교수는 총 750건의 약물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해 지질, 혈압, 혈청 호모시스테인, 혈소판 기능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 동시조절을 위한 조합으로 스타틴, 3계열 항고혈압제(ACE억제제·베타차단제·이뇨제), 엽산, 아스피린을 결정했다. 연구진은 “소위 폴리필이라 명명할 수 있는 이 조합이 허혈성심질환을 88%, 뇌졸중을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55세 이상의 연령층과 모든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 적용시 질환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Nick Wald 교수는 폴리필로 순응도와 비용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의대의 토마스 가지아노(Thomas Gaziano) 교수팀이 개도국에서 아스피린·칼슘길항제·ACE억제제·스타틴 다제요법 효과와 비용을 조사한 결과, 고위험군 환자의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동시에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Lancet 2006).

FOCUS 연구

미국 마운트사이나이병원의 Valentin Fuster 교수팀이 미국심장학회 저널 JACC 2014에 보고한 FOCUS 연구에 따르면, 다중복합제 폴리필을 통해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연구는 FOCUS 1·2로 두개의 결과를 담고 있다.

FOCUS 1은 심근경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국가별로 분석한 관찰연구다. FOCUS 2는 FOCUS 1 연구의 환자 중 일부를 선별해 아스피린, 라미프릴, 심바스타틴이 하나로 이뤄진 고정용량복합제를 투여했을 때 개별 약물요법과 비교해 어떠한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본 전향적 무작위·대조군 연구다.

FOCUS 1에는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아메리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환자 2118명이 참여했는데 모두 40세 이상의 남·여로 2년내 급성 심근경색증을 경험했다. 80% 이상의 환자들이 아스피린, 스타틴,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항고혈압제 ACEI(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는 70%, ARB(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는 20% 정도였다.

MAQ 기준(약물 복용개수로 순응도를 평가)에 따라 순응도를 분석한 결과, 파라과이 17.7%·브라질 30%·아르헨티나 40%·스페인 49%·이탈리아 50% 등 대부분의 복약 순응도가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원인 중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임상적 부분에서는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과 치료의 복잡성 등이 장애요인으로 제기됐다.

FOCUS 2 연구는 순응도를 저하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 약물 갯수를 줄였을 때 순응도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환자들은 아스피린, 라미프릴, 심바스타틴이 하나로 합쳐진 고정용량복합제(폴리필군) 또는 단일정제인 3개의 약제(대조군)를 처방받았다.

분석결과, 대조군의 순응도는 41%였던 반면 폴리필군은 50.8%로 유의하게 개선됐다(P=0.019). 전체 환자에 대한 분석에서도 각각 55.7%와 65.7%로 차이를 보였다(P=0.012). 두 군의 혈압과 LDL콜레스테롤 변화는 차이가 없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