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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클라지드 집중요법으로 혈관합병증과 담판”

기사승인 [101호] 2021.07.01  18: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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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속·강력 혈당조절에 신장질환 레거시효과 주목”

[ADVANCE 연구 20주년 특집 인터뷰]

지난 2008년 의학계 유수의 저널 NEJM 에는 당시의 당뇨병 치료전략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줄 랜드마크 임상연구가 하나 발표됐다. ADVANCE 연구가 그 주인공으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집중 혈당조절(intensive glucose lowering)을 통해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인 혈관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렸다. 특히 미세혈관합병증, 그 가운데서도 신장병증(nephropathy) 위험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연구에 사용됐던 계열 혈당강하제의 신장보호효과가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이 같은 신장보호효과는 10년에 걸친 장기적인 관찰에서까지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집중 혈당조절의 레거시효과(legacy effects)가 점차 설득력을 얻어 갔다. 지난 2001년 환자모집을 시작으로 본격 진행된 ADVANCE는 본 연구의 5년 관찰에 이어 ADVANCE-ON까지 5년을 더하면서 올해로 20주년의 역사를 맞았다. 내분비학계 석학인 연세의대 이병완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로부터 ADVANCE 연구가 당뇨병 진료의 진보에 기여한 바를 들어봤다.

집중 혈당조절

이병완 교수는 ADVANCE 연구가 집중 혈당조절을 통한 혈관합병증 혜택에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 대표적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2000년대를 전후해 당뇨병 환자의 집중 혈당조절 혜택과 관련해 일관되지 않은 결과들이 도출되면서 진료현장에 혼선을 초래했는데, ADVANCE에서 집중 혈당조절 또한 맞춤치료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시사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앞선 UKPDS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진단 초기에 적용된 집중 혈당조절을 통해 혈관합병증 위험을 장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ACCORD, VADT 연구 등에서는 혈관합병증 혜택이 관찰되지 않았고 ACCORD에서는 사망위험 증가까지 나타나면서 집중 혈당조절의 일괄적용에 회의가 일기도 했다. 이렇게 파생된 진료현장의 혼선에 해법을 제시한 것이 바로 ADVANCE 연구다.

ADVANCE 혈당조절

ADVANCE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혈압조절과 집중 혈당조절을 통해 궁극적인 대혈관 및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을 개선할 수 있는지 검증키 위해 지난 2000년대 초반에 첫삽을 뜨고 출발했다. 혈당조절 연구에서는 설폰요소제 계열 혈당강하제 글리클라지드 MR(modified release) 요법을 통한 집중 혈당조절과 표준요법의 임상혜택을 비교했다.

연구는 총 1만명 이상의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환자들의 평균연령 66세에 당뇨병 이환기간이 8년가량으로 혈관합병증 고위험군에 해당했다. 먼저 혈당조절은 글리클라지드 기반요법인 집중조절군에서 당화혈색소(A1C) 6.5%로 표준요법군의 7.3%와 비교해 유의하게 낮았다. 집중 혈당조절의 성과는 혈관합병증 혜택으로 이어졌다. 글리클라지드군의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 복합빈도가 표준요법군에 비해 10%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던 것(hazard ratio 0.90, P=0.01).

신장질환 혜택

이 교수는 집중조절군의 신장질환 혜택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계열 혈당강하제 중 설폰요소제(SU), 그 중에서도 글리클라지드 기반요법의 신장보호효과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ADVANCE 최종결과에서 글리클라지드 기반요법군의 미세혈관합병증 상대위험도는 표준요법 대비 14% 감소했다(hazard ratio 0.86, P=0.01).

미세혈관합병증 중에서는 신장병증 상대위험도가 21%(hazard ratio 0.79, P=0.006)까지 감소하면서 1차종료점 복합빈도를 끌어내렸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ADVANCE의 성공은 신장합병증 위험을 5분의 1 수준으로 끌어내린 글리클라지드의 신장보호효과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며 “이를 통해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집중 혈당조절이 미세혈관합병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ADVANCE-ON

한편 글리클라지드 기반 집중 혈당조절의 혈관합병증 혜택은 ADVANCE 연구의 5년을 넘어 ADVANCE-ON의 10년 후까지 이어졌다. ADVANCE-ON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 역시 글리클라지드 기반 집중 혈당조절의 신장질환 혜택(신장보호효과)이다. ADVANCE와 ADVANCE-ON을 통틀어 총 10년을 관찰한 결과, 글리클라지드 집중조절군의 말기신장질환(ESRD) 상대위험도가 대조군에 비해 46%(hazard ratio 0.54, P=0.007) 낮았다.

국내 리얼월드에서도

이 교수는 설폰요소제 계열 내에서 글리클라지드의 독특한 신장보호효과와 관련해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사례를 소개했다. Diabetes & Metabolism 2015에 실린 국내 리얼월드 관찰연구로, 4000명 이상의 환자데이터를 대상으로 설폰요소제 글리메피리드와 글리클라지드를 비교·관찰한 결과다. 관찰·분석결과, 글리메피리드군 대비 글리클라지드군의 말기신장질환(ESRD) 누적빈도가 76%까지 낮았다(P=0.017)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설폰요소제 글리클라지드

이 교수는 최종적으로 ADVANCE와 글리클라지드 기반 집중 혈당조절 전략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글리클라지드의 강하고 빠른 혈당조절과 낮은 저혈당증 위험, 더불어 궁극적인 신장질환 위험감소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글리클라지드 기반요법은 초기에 강한 혈당조절이 필요하지만 신장질환 동반으로 인해 혈당강하제 선택에 애를 먹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이 될 것이다.”

한편 이 교수는 글리클라지드의 기전특성과 관련해 “다른 설폰요소제와 비교해 글리클라지드의 경우 췌장 베타세포의 칼륨통로(KATP)에 대한 강한 선택성(affinity)을 보일 뿐 심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심혈관 안전성과 함께 혈관합병증 혜택의 근거를 설명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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