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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증가세인데 조절률은 여전히 저조”

기사승인 [101호] 2021.07.02  11: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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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P-4억제제 아나글립틴 해법 주목해야”
“글루카곤, 혈당변동성, LDL-C, 내피세포, 심근·신경세포가 키워드”

현단계에서 제2형당뇨병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혈당강하제 계열 중 하나는 인크레틴 기반요법으로 불리는 DPP-4억제제다.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s in Korea 2018’에 따르면, DPP-4억제제 처방량은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에 이어 단독제로는 3위에 랭크돼 있다. 병용요법을 보면,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의 조합이 전체의 6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두 계열약제가 1·2차치료제 처방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DPP-4억제제가 등장한 시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제2형당뇨병 치료의 핵심 치료약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전문가들은 DPP-4억제제가 다른 계열과 비교해 대등한 혈당강하 효과에 우수한 안전성을 갖춰 부작용 위험에 대한 고민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처방할 수 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있다. 여기에 혈당변동성, LDL콜레스테롤, 혈관내피세포기능, 신경세포, 심근세포 등의 개선에도 잠재적 혜택을 보이며 심혈관보호효과 측면에서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국내서 열린 학술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DPP-4억제제 아나글립틴(제품명 가드렛) 관련 강연을 통해 DPP-4억제제의 혈당조절 및 혈관합병증 개선혜택을 조명해본다.

조선의대 김상용 교수(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심포지움에서 ‘Managing not well controlled T2D patients’에 대해 강연, 국내 제2형당뇨병의 관리실태 하에서 혈당 조절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혈당강하제 전략의 하나로 DPP-4억제제를 꼽았다. 김 교수는 먼저 강연 서두에서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를 인용, 우리나라 당뇨병 관리실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14% 대로 높은 유병률에 비해 혈당(당화혈색소, A1C)을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유지하는 조절률은 아직도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1C 1% 감소를 통해 미세혈관합병증(37%↓), 당뇨병 원인 사망(21%↓), 심근경색증(14%↓) 등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조절률을 더 끌어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2021 당뇨병 진료지침

대한당뇨병학회는 올해 2021 당뇨병 진료지침 제7판을 새롭게 발표했는데, 김 교수는 이 가운데 약제치료 섹션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학회 측은 가이드라인의 약제치료 섹션에서 메트포르민을 1차치료제로 고수하는 동시에 치료실패 시 병용할 수 있는 2차치료제로 현재 처방이 가능한 나머지 계열의 혈당강하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각 계열의 혈당강하제와 관련해 △혈당강하효과 △저혈당 위험도 △체중변화 등의 특성을 요약설명해 놓아 임상의들이 이를 토대로 개별환자에게 맞는 혈당강하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DPP-4억제제

2차치료제의 선택에 있어서 DPP-4 억제제가 가지는 약제의 특성은 주목할 만 하다. 2021 당뇨병 진료지침에 따르면 DPP-4억제제는 중등도의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며 이와 동시에 저혈당의 위험도는 매우 낮고 체중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특징지워진다. 따라서 DPP-4억제제의 경우 다른 계열의 약물과 비교하여 대등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면서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DPP-4억제제 처방에 대한 호감도는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sheet in Korea 2018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혈당강하제 병용처방의 조합은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가 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혈당조절

김 교수는 DPP-4억제제의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설명하는데 △글루카곤 조절 △포도당 의존적 인슐린 반응 △혈당변동성 개선 등의 기전특성을 인용했다. 먼저 DPP-4억제제는 혈당 의존적으로, GLP-1 분해에 관여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고혈당 상태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한편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해 간에서 당이 합성되는 것을 줄인다.

글루카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분비능의 결함과 함께 간에서 당의 합성에 관여하는 글루카곤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슐린에 더해 글루카곤의 조절을 통해 혈당량을 조절하는 계열은 인크레틴 기반요법으로 불리는 DPP-4억제제와 GLP-1수용체작용제가 유일하다. 김 교수는 포도당 의존적으로 인슐린분비능을 자극하는 DPP-4억제제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설폰요소제와 비교해 대등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는 것은 인슐린에 더해 글루카곤의 분비를 조절하는 능력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도당 의존 인슐린 반응

포도당에 의존적으로 인슐린분비를 증가시키는 기전은 식후혈당의 조절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DPP-4 억제제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저녁식사 시에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경우 식후혈당의 조절, 즉 저녁식사 후의 식후혈당에서부터 다음 날 아침의 공복혈당까지 강하게 지속적으로 조절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나글립틴 BID

김 교수는 과도한 저녁식사 후부터 아침까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혈당조절에 대한 요구에 DPP-4억제제, 특히 아나글립틴이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조절 기전을 갖춘 아나글립틴이 다른 DPP-4억제제와 달리 하루 두 번 복용하는 용법(BID)으로 DPP-4 효소의 활성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약력학적 작용을 조사한 연구에서 아나글립틴 BID 요법은 24시간 동안 혈장의 DPP-4 효소 활성억제를 80% 이상으로 유지했다.

DPP-4억제제 전환요법

김 교수가 강연에서 인용한 SSUG 연구에서 아나글립틴 전환요법은 추가적인 혈당강하 효과를 명확히 보여줬다(ICDM 2020 oral presentation OP23). 이는 국내에서 진행된 다기관 관찰연구로, 대상 환자군은 19세 이상 제2형당뇨병 환자이면서 연구등록 이전 8주 이상 아나글립틴 외 DPP-4억제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았음에도 A1C가 7.0% 이상인 이들로 설정했다. 환자들은 아나글립틴 단독요법 또는 아나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로 전환해 치료를 받았다.

A1C 변화를 평가한 결과 베이스라인 평균 8.13±1.03%에서 아나글립틴 전환투여 후 12주가 경과한 시점에서는 7.55±0.95%로 A1C는 -0.59±0.95%의 유의한 감소를 나타냈다(95% CI -0.64~-0.53, P<0.0001). 특히 A1C 7.0% 이하에 도달한 비율은 33.6%, 6.5% 이하는 10.4%였다.

혈당변동성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혈관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인자로 혈당변동성(glucose variability)을 꼽았는데, DPP-4억제제가 혈당변동성을 개선시켜 궁극적인 혈관합병증 위험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즉 아나글립틴과 관련해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동시조절 및 BID 용법을 통한 24시간 지속 혈당조절 혜택이 혈당변동성의 개선과도 연계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김 교수는 아나글립틴 BID 요법의 혈당변동성 개선혜택 사례를 소개했다(Jpn Pharmacol Ther 2012). 연구에서 시타글립틴 대비 아나글립틴군의 평균 24시간 혈당변화가 더 낮았고 공복은 물론 식후 고혈당 개선효과를 보였다. 특히 24시간 평균 혈당변동(MAGE)은 105.0mg/dL로 시타글립틴군(110.4mg/dL) 대비 유의하게 낮았다(P<0.001).

LDL-C

또한 아나글립틴과 관련된 혈당조절 혜택 이외의 심혈관보호효과를 언급했는데, 그 가운데 LDL콜레스테롤(LDL-C)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아나글립틴은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LDL콜레스테롤의 조절에 다른 혈당강하제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인용한 REASON 연구에서 아나글립틴은 지질조절에 있어서도 다른 DPP-4억제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고했다(Sci Rep 2019). 52주시점에서 LDL콜레스테롤 변화를 평가한 결과 아나글립틴군은 기저시점 대비 3.7mg/dL 감소한 반면 시타글립틴은 2.1mg/dL 증가했다(P=0.01 for Superiority). 아나글립틴군에서 LDL콜레스테롤 감소는 12주시점부터 나타나 연구기간 동안 유지됐다.

pleiotropic effects

DPP-4억제제 아나글립틴은 LDL콜레스테롤 조절 외에도 다방면에서 기초적인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부가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가 소개한 기초연구들에 따르면, 아나글립틴은 혈관 내피세포기능장애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심장과 신경세포에서의 보호작용을 나타내고 있어 이의 효과가 다방면에 걸쳐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가적인 효과들을 통해서 당뇨병 환자에서 아나글립틴의 사용은 보다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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