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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대 RCT서 클로피도그렐 영구·단독·유지요법 가능성 봤다

기사승인 [102호] 2021.08.09  17: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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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비용 고려해 아스피린과 견줄 수 있는 근거 마련돼”

 

국내 최대규모라 할 수 있는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에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에 이은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후 영구적·단독·항혈소판제·유지요법에 클로피도그렐 선택의 가능성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총 5500명 이상의 스텐트 삽입환자를 대상으로 혈전사건과 출혈위험을 추적·관찰한 결과,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상대위험도가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세계 심장학계는 DAPT 후 단독요법에 아스피린 대 클로피도그렐의 선택을 놓고 고민을 시작했다. 과거 아스피린 선택이 불문율이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무근거·관행적 처방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HOST-EXAM 연구를 주도한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는 이번 결과를 놓고 “환자특성과 비용을 고려해 아스피린이냐 클로피도그렐이냐를 고민해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효수 교수로부터 DAPT 전략의 역사적 배경과 항혈소판제 선택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PCI 시술 후 왜 항혈소판요법이 필요한가?

금속스텐트(BMS)는 삽입 후 내피세포의 증식·재생에 따른 병변혈관의 재협착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 약물용출스텐트(DES)를 사용한다. DES는 재협착 위험을 줄이지만, 폴리머에 코팅된 약물이 방출되면서 내피세포증식을 억제하다 보니 혈관벽에 스텐트가 노출돼 혈전발생의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 스텐트혈전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PCI 후에는 반드시 항혈소판요법이 필요하다. 치료는 아스피린 단독으로 시작했으나, 혈전을 막기에는 항혈소판효과가 부족해 병용 파트너를 찾게 됐다. 과거 와파린에서 티클로디핀까지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에는 클로피도그렐로 대변되는 P2Y12억제제를 병용하는 DAPT 전략을 쓰고 있다.

Q. DAPT 기간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DAPT 적용 시에는 두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스텐트 삽입 후 내피세포의 증식·재생이 완료되고 나면 강력한 항혈소판요법의 필요성이 덜해진다. 출혈위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내피재생과 출혈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DAPT 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12개월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6~12개월 정도에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스텐트 두께가 가늘어지면서 내피재생에 따른 혈관병변 보호가 빨라지고, 강력한 항혈소판효과에 따른 출혈위험이 부각되다 보니 3개월에서 1개월까지 기간을 단축시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Q. DAPT 후의 항혈소판요법은?

과거 원칙은 아스피린에 더해 P2Y12억제제를 권고기간까지 쓰다가 아스피린 단독으로 회귀한다는 것이었다. 즉 DAPT 후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장기 유지요법의 단독제로 아스피린이 권고돼 왔다. 아스피린 단독선택은 비용에 더해 임상 또는 연구경험이 가장 많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DAPT 후 아스피린 선택의 권고는 아직 명확한 임상근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Q. HOST-EXAM 연구를 진행하게된 배경은?

DAPT 후 단독 항혈소판요법의 선택에 근거를 만들고자 했다. 클로피도그렐 단독으로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DAPT 전략이 적용되기 시작한 이후로 클로피도그렐의 임상경험(임상근거)과 비용(약가)이 아스피린과 견줄만해지면서 가능해졌다. 과거 DAPT 후 단독(클로피도그렐)과 병용(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비교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가 있었을 뿐, 단독(아스피린)과 단독(클로피도그렐)을 1 대 1 직접 비교한 RCT는 HOST-EXAM이 처음이다.

Q. 주목해야 할 결과는?

한국에서 진행된 RCT로서는 최대규모로 생각되는데, DES 삽입 후 1년가량 DAPT 치료를 받은 환자 5538명을 대상으로 했다.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혈전사건과 출혈위험 모든 면에서 클로피도그렐이 더 우수했다. 혈전사건은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32% 낮아 유의성을 확보했고(HR 0.68; P=0.003), 모든 출혈 역시 클로피도그렐군이 30% 낮았다(HR 0.70; P=0.036). 항혈소판요법을 통해 혈전사건 위험을 더 줄일수록 출혈위험은 올라가는 것이 트랜드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반비례 관계인 두 변수를 모두 우수하게 개선했다.

Q. ACC 현장발표 시 평가와 반응은?

동양인 대상의 HOST-EXAM 결과를 서양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시아 지역·인종에서 관찰되는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클로피도그렐에서 관찰되는 저항성은 PRU(Platelet Reaction Unit)를 통해 본 실험실 데이터상 저항성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임상결과(clinical outcomes)에서는 이러한 저항성이 발현되지 않고 허혈사건 등은 서양인과 비교해 더 적거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실험실 데이터 수치와 실제 임상결과 사이에 갭이 있다는 것으로, 이번 국내 연구에서는 오히려 클로피도그렐의 임상결과가 더 우수했다. 여러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지역·인종에 따른 약제 유효성의 차이는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Q. HOST-EXAM 결과를 임상에 적용한다면?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적어도 임상현장에서 환자특성과 비용을 고려한 맞춤형 항혈소판요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DAPT 후 영구적으로 사용되는 단독 항혈소판요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놓고 고민해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즉 아스피린이 관행상 독점적으로 사용돼 왔던 무대에 클로피도그렐 또한 올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아스피린 내약성에 문제가 없고 비용(약가)이 선택의 변수로 작용하는 환자라면 아스피린 쪽으로 무게가 기울 것이다. 반면 아스피린 사용에 불편을 느끼거나 클로피도그렐의 약가가 저렴한 상황이라면 클로피도그렐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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