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의 경고

기사승인 [103호] 2021.09.06  15:35:44

공유
default_news_ad2

- “치매예방 위해 고혈압 치료”

“성인 고혈압 환자에서 인지기능장애 및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고혈압 치료를 할 수 있다(권고등급 IIa, 근거수준 B).”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 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하며 새롭게 선보인 권고안이다. 치매, 특히 혈관성 치매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고령에 따른 인지기능장애를 예방 또는 지연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고혈압 치료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과연 고혈압과 인지기능장애 또는 치매와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일까, 또 혈압치료를 통해 궁극적으로 치매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일까? 최근 심장학계와 신경학계에서는 고혈압과 인지기능장애·치매 위험증가의 연관성은 물론 혈압조절을 통해 이를 막을 수 있는지를 놓고 열띤 연구가 펼쳐지고 있다.

고혈압과 뇌졸중

고혈압은 뇌혈관질환, 특히 뇌졸중의 최대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뇌졸중 이환 및 사망위험에 기여하는 인자를 살펴본 결과,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을 제치고 고혈압이 가장 큰 기여도를 나타냈다. INTERSTROKE 연구에서는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종합적으로 분석·파악했는데, 그 중 고혈압의 뇌졸중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INTERHEART 연구에서도 고혈압은 흡연과 당뇨병에 이어 위험도 3위에 랭크돼 있다.

 

뇌혈관질환과 인지기능장애

고혈압은 또한 뇌혈관에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장애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뇌졸중협회(ASA)는 과거 혈관성 치매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 혈관질환에 따른 치매의 위험성을 경고한 데 이어 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조절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 학회는 ‘혈관성 인지장애 및 치매에 대한 혈관인자 기여도’ 제목의 성명에서 “뇌혈관의 죽상동맥경화증을 적절히 치료·관리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령인구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를 조절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도 피력했다.

 

고령층 혈관성인지장애

AHA·ASA는 특히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야기하는 뇌혈관의 죽상동맥경화증이 고연령대에서 나타나는 혈관성 인지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고혈당·흡연 및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될 경우 혈관성 인지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심뇌혈관질환이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작용해 고령인구의 인지장애를 유발하며, 이러한 장애가 노인치매의 가장 흔한 양상”이라고 부연했다.

 

심혈관위험인자 관리

AHA·ASA는 더 나아가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의 전통적인 위험인자를 조절함으로써 혈관성 인지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도 있다”며 혈관질환 위험인자와 인지기능장애 위험증가의 연관성에 이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전략으로 위험인자의 조절을 언급했다. 특히 “생활요법 및 약물치료를 통해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으로도 일부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전략적 선택까지 제안했다.

 

혈압조절

AHA와 ASA는 성명에서 치매예방을 위한 관리 대상으로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당, 흡연, 음주, 체중, 식이 등을 꼽았다. 특히 고혈압 치료가 최고등급으로 치매예방에 권고된 것이 주목된다. 고혈압이 뇌졸중의 최대 위험인자인 만큼, 혈압조절을 통해 뇌혈관 죽상동맥경화증 - 뇌졸중 - 혈관성 인지장애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권고의 핵심이다.

 

INFINITY

한편 대뇌 미세혈관질환을 동반한 고령 고혈압 환자의 활동혈압을 집중조절한 결과, 표준조절군 대비 대뇌 미세혈관의 백질허혈손상(white matter hyperintensity)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코넥티컷보건대학의 William B White 교수는 지난 2019년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9)에서 INFINITY 연구결과를 발표, “고령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집중적으로 강압한 결과 피질하 백질병변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었지만, 운동 또는 인지기능 개선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NFINITY 연구는 고령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 혈압조절을 통해 혈관성 치매를 예방·치료할 수 있을지 들여다 본 임상시험이다. 연구팀은 MRI 소견 상 백질허혈손상이 관찰된 75세 이상 연령대의 고혈압 환자(199명)를 활동혈압 집중조절군(24시간 수축기혈압 ≤ 130mmHg) 또는 표준조절군(24시간 수축기혈압 = 145mmHg)으로 무작위 배정해 3년간의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집중치료의 혜택을 파악하기 위한 1차종료점은 기저시점(baseline)으로부터 운동기능(예: 보행속도)과 MRI 상 백질허혈병변의 변화를 평가했다. 인지기능의 변화와 함께 중증 부작용(심혈관사건, 낙상골절,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 등) 위험도까지 2차종료점으로 관찰했다.

치료관찰 결과, 3년시점에서 집중조절군과 표준조절군의 수축기혈압은 130.9mmHg 대 146.0mmHg로 차이를 보였다. 기저시점 대비 백질허혈병변의 변화는 0.29 대 0.48(P=0.03)로 집중치료군에서 유의한 감소혜택이 관찰됐다. 반면 기저시점으로부터 보행속도의 변화는 양 그룹이 모두 0.4(P=0.91)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2차종료점으로 평가한 인지기능(symbol digit modalities test)의 변화 역시 -2 대 -1(P=0.29)로 집중조절과 표준조절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비치명적 심혈관사건은 4% 대 17%(risk ratio 0.24, P<0.01)로 집중조절군의 상대위험도가 76% 유의하게 낮았다. 낙상골절과 실신 등의 부작용 위험은 양 그룹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SPRINT-MIND

고령층 혈압조절과 인지기능장애 개선의 연관성을 들여다 본 SPRINT-MIND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집중적으로 낮추면 인지기능의 저하(경도 인지기능장애)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지난 2018년 알츠하이머병국제학술대회(AAIC 2018)에서 발표된 SPRINT-MIND 연구는 고혈압 치료와 인지기능 아웃컴 간 연관성에 대한 주요 근거로 평가받는다.

SPRINT-MIND 연구는 수축기혈압을 120mmHg까지 강하했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효과를 확인한 SPRINT 연구의 추가분석이다. SPRINT 연구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인지기능을 평가해 평균 4.5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수축기혈압을 120mmHg까지 조절한 환자군의 치매발생 위험은 수축기혈압 140mmHg 조절군 대비 15%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단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경도인지장애 발생위험은 수축기혈압 120mmHg군에서 19% 유의하게 낮았다. 절대발생률로 평가했을 때는 1.5% 감소한 수치다.

 

CHARLS

아시아 환자에서 고혈압 치료와 인지기능 변화의 연관성을 확인시켜준 연구도 있다. 중국에서 1만 958명의 중년 및 고령환자들을 4년간 추적·관찰한 CHARLS(China Health and Retirement Longitudainal Study) 연구에서는 치료를 받지 않은 중년 고혈압 환자에서 인지기능 감소가 나타났고 치료를 통해 인지기능 감소가 완화된 것으로 관찰됐다.

전체 참가자의 인지기능점수는 2011년 11.01점에서 2015년 10.24점으로 감소됐다(P<0.01). 그 중 55세 이상으로 고혈압이 이환돼 있지만 인지하지 못한 환자는 고혈압이 없는 이들보다 인지기능점수가 0.57점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대비 인지기능점수가 0.56점 덜 감소했다.

 

PROGRESS

고혈압 치료를 통한 치매 발생률 감소효과는 PROGRESS 연구(Arch Intern Med. 2003)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을 경험한 61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임상시험으로, 페린도프릴 + 인다파미드 치료군과 위약군 간 치매발생 및 인지기능감소 정도를 비교했다.

평균 3.9년 추적관찰 기간동안 치매발생률은 치료군 6.3%, 위약군 7.1%로 치료군에서 12%(P=0.2), 인지기능감소는 각각 9.1%, 11.0%로 치료군에서 19%(P=0.01) 낮은 경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뇌졸중이 재발한 환자를 분석했을 때는 치매와 인지기능감소 발생위험이 치료군에서 각각 34%, 45% 유의하게 낮았다(P<0.001).

 

RAS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의 경우도 전향적 코호트 분석연구(BMJ 2010)를 통해 치매위험 감소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연령,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질환을 보정해 발생위험을 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 약물군 대비 ARB군은 발생률이 24%(HR 0.76, 95% CI 0.69-0.84), 리시노프릴군은 19%(0.81, 95% CI 0.73-0.9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저작권자 © THE M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