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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의료기관 시점 실질적 소화기질환 이슈·관리전략]
만성 변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기사승인 [107호] 2022.01.04  11: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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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성 원광의대 생리학교실 연구교수
원광의대 소화기질환 연구소
좋은숨김휘정내과의원

만성변비 역학

1차의료기관에서는 여러가지 만성 질환을 관리하고 있지만 다른 질환에 비해 의사나 환자 모두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 바로 만성 변비다. 변비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2021년 로마기준 IV으로 전세계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2.5%로 기능성소화불량증이나 과민성장증후군의 4~5%보다 월등히 높았다(그림1).

이렇게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만 병의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변비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은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고, 약을 복용 중인 환자들 중에서도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경우는 15.7%에 불과했다.

의사가 처방한 약제 이외에 환자들이 사용한 치료제의 빈도는 약국 일반의약품(OTC)이 91.4%로 가장 많았고, 민간요법 81.5%, 그리고 한방 18.5%였다. 이렇다보니 변비치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하게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엉뚱한 약제를 오래 사용하다가 증상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 쉬운 것 같지만 치료가 어려운 변비 환자를 치료할 때 1차의료기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만성변비 초치료 전략

우선 초치료의 시작에 대한 것이다. 3차 의료기관 대상 연구이기는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비클리닉에 내원한 환자는 내원 전 대부분 자극성 하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OTC 13종 중 둘코락스, 비코그린, 비코사이드, 메이퀸의 복용 경험률이 52명(44.4%)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아락실의 복용 경험률이 45명(38.5%), 뮤타실 8명(11%), 변락 6명(6.8%), 기타 6명(6.8%)순이었다. 또 주당 배변 횟수가 3회 미만이 중증의 변비 환자들이 약제를 더 많이 복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증상이 오래되고 OTC약을 자가 복용 중인 변비 환자가 내원한 경우 기존에 자가로 복용하던 약제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미 자극성 하제에 의존이 생긴 환자에게 기존 약제를 중단시키고 가이드라인대로 섬유질이나 삼투성하제부터 시작하게 되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악화되면서 병원을 찾지않게 된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기존 약제를 계속 사용하게 하면서 추가로 하제를 처방하고 일단 증상이 어느정도 조절된 이후에 자가 복용하던 하제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부작용 사전설명

두 번째는 약제에 대한 부작용을 사전에 설명해 순응도를 늘리는 방법이다. 이미 OTC약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내원한 환자의 경우 초치료부터 복합요법, 혹은 프루칼로프라이드(prucalopride)나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 같은 2차 약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증상개선에 효과적이다. 이때 투약 전에 충분히 약물의 작용시점과 부작용에 대해 미리 설명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프루칼로프라이드는 기존 세로토닌 제제의 심장부정맥 부작용이 없는 선택적 5HT4 수용체 작용제다. 프루칼로프라이드는 기전상 대장운동 증가시켜 변을 밀어내는 것이므로 심한 수축으로 인해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혈중으로 흡수돼 대장에 작용하는데, 예민한 환자의 경우 복용하고 2~3시간 뒤에 배변신호가 오기도 하므로 자기전에 복용하기보다는 아침에 복용하도록 한다. 상대적으로 둘코락스는 자기 전에 복용해야 밤 사이 대장으로 이동해 아침시간 배변을 유도한다.

프루칼로프라이드는 특징적으로 초기 1~3일간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미해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정도로 조절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려주고 심한 경우가 아니면 계속 복용하게 한다.

최근 사용가능하게 된 루비프로스톤은 2형 염소 채널 작용제로 위장관 내 수분 분비를 증가시키는 기전을 통해 배변을 촉진한다. 부작용 측면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장관 내 수분량이 증가함에도 배변이 잘 안되면 위장관 팽창으로 인한 복통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수분량의 증가로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루비프로스톤이 수분분비를 증가시킴에도 임상시험에서 전해질 불균형의 중대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참여 환자들에게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혈청 전해질 수치 변화도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의 변 형태 확인

셋째 환자의 변 형태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서 치료에 반영한다. 1차약제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섬유질은 안전할 것 같지만 의외로 불편함을 유발 할 수 있다. 대장 내 세균에 의해 발효가 될 수 있는 수용성 섬유질의 경우 가스연관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대장내 변이 가득 차있는 서행성 변비 환자에게 섬유질만 투여하는 경우 변이 배출이 안되면 오히려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침상생활을 하는 노인의 경우 분변매복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대장이동시간은 방사선비투과성 마커(radioopaque marker)를 사용해 측정지만, 이런 검사가 어려운 1차 의료기관에서는 대변의 형태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의 말에 의존해 얻는 변 형태 정보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브리스톨 대변 형태 분류(Bristol Stool Form Scale, BSFS) 그림을 이용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BSFS는 대장이동시간과 연관성이 좋으며 1형에 가까울 수록 대장이동시간이 늦기 때문에 염소똥과 같은 변을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초치료로 섬유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그림2).

또 초진시 단순 복부 X-ray로 분변매복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하제를 선택할 때도 변형태가 중요한데 BSFS 1~2와 같이 서행성 변비가 의심되는 경우 섬유질보다는 대장운동을 증가시킬수 있는 세로토닌 제제나 단단함을 해결해 줄 수있는 삼투성 하제를 적절히 선택해 사용한다. 변형태가 정상에 가까워 대장이동 속도는 느려지지 않은 정상통과형 변비로 생각되는 경우 섬유질, 또는 삼투성 하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프루칼로프라이드나 자극성 하제는 변의가 없는 경우 우선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장기처방 부작용

넷째 장기처방 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부작용 외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삼투성 하제인 마그네슘 제제는 드물기는 하지만 고마그네슘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하제의 마그네슘이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인데 주요 위험인자로는 마그네슘 배설이 감소된 신부전 환자나 신기능이 정상이더라도 과량투여, 위장관의 궤양이 있는 경우, 장운동이 너무 감소돼 정체되는 경우 흡수가 증가될 수 있다. 고마그네슘혈증이 발생하는 것은 하루 1g 이상의 투여량과 연관되기 때문에 장기처방시 용량을 줄이도록 노력하다.

특히 노인에서 더 문제될 가능성이 높아서 마그네슘 제제를 하루 1g 이상 처방하던 환자가 쇠약감이나 오심를 호소하는 경우 이런 부작용이 발생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가끔 환자들이 하제를 장기복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지만 사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하제 중에서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외에는 장기  안전성 연구가 없다. PEG 외에 신약인 프루칼로프라이드와 루비프로스톤은 12개월 이상의 장기투여 연구와 노인 대상의 안전성 연구가 수행되었고, 이 연구에서는 비교적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자세한 증상 평가

마지막으로 환자의 증상을 가능한 자세히 청취해서 배변장애형 변비의 아형이나 동반질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사실 외래를 방문한 환자들에게 복잡한 로마기준의 변비 진단기준에 일일이 맞춰보는 것은 쉽지않고 일반적으로 배변이 3~4일에 한 번 미만일 혹은 주 3회 미만일때를 변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이 변비라고 생각하는 증상은 매우 주관적이고 다양하다(표1).

증상을 자세히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배변 장애형 변비를 감별해내기 위해서다.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는 항문까지 이동은 문제 없느나 항문직장에서의 기능적 이상때문에 대변을 배출시키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런 환자에서는 하제의 효과가 떨어지고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해야 좋아지기 때문에 잘 감별해 적절하게 전원을 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배변 장애형 변비 환자의 경우 보통 변이 단단하지 않아도 “변기에 앉아서 용쓴다”라고 하는 과도하게 힘주기 또는 손가락을 사용하여 항문 주변을 마사지 하거나 항문 관장을 해야 나오는 것을 호소한다. 또 변비환자 진단에 필수적인 직장수지검사를 하면서 환자에게 모의 배변을 시켰을 때 항문이 적절하게 이완되지 않는 비정상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 더 의심해볼 수 있다. 이렇게 환자에게 자세한 증상을 물어보고 그 특징에 따라 병리기전을 추정하는 것이 약제선택 뿐만 아니라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자세한 증상을 파악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동반된 기능성위장관질환 여부 확인을 위해서다. 환자들이 변비라고 생각하는 증상 중에서 복부불편감 및 복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위장관질환은 상하부 증상이 공존하는 중복증후군이 흔하다.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보다 상부위장관 소화불량 증상을 더 호소하며, 또 특발성 만성변비 환자는 위배출이 감소돼 있고 대장절제술 후 상부위장관증상이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연구에 기반해 하부위장관의 정체가 음성 피드백을 통해 상부위장관의 정체를 유발함으로써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킨다는 기전적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변비환자이지만 상복부 증상을 같이 호소하는 환자는 이에 대한 치료를 같이 고려해야하며, 반대로 소화불량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라도 변비 증상 유무를 확인해서 같이 치료하는 경우 의외로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다.

하제 중에서 프루칼로프라이드는 기전상 위배출을 증가시키지만, 모든 하제는 하부에 정체된 변을 배출시켜 위장관운동을 개선시킨다는 측면에서 위배출 감소 증상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변비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방치하면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만성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약국 OTC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올바른 치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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